김우빈, 꿈 향한 뚝심 ‘학교2013’으로 빛나다 [인터뷰]
2013. 02.17(일)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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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학교 2013’의 박흥수는 “학교는 성장통이다. 때론 아프고 힘들지만 나에게 너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흥수를 연기한 배우 김우빈(24·김현중)은 “학교는 사랑을 배우는 곳”이라며 지난 3개월의 따뜻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김우빈은 지난달 28일 종영한 KBS2 ‘학교 2013(극본 이현주 고정원, 연출 이민홍 이응복)’에서 베일에 싸여 있던 유급 전학생 박흥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박흥수는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학교를 5번씩이나 옮긴 '학교 쇼핑'의 대가이자 경기도 전체를 평정했던 전설의 '일짱'이라는 소문으로 승리고등학교 2학년 2반을 들썩이게 만든 인물이다.

하지만 가족만큼 소중했던 절친 고남순(이종석 분)과의 가슴 아픈 과거사가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사랑보다 더 절절한 우정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렇기 때문에 고남순과 박흥수가 3년 만에 만나 진심을 털어놓는 장면과 고남순의 집에서 눈물의 라면을 함께 먹으며 화해를 하던 장면은 ‘학교 2013’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눈물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웠고 잠도 편히 잘 수 없는 환경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김우빈은 그날을 떠올리며 “이렇게 행복했던 촬영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드라마 종영 후에도 쉬는 날 없이 계속해서 일을 했다고 말하면서도 “바쁜 게 좋다. 몸은 지치지만, 즐거움이 힘겨움을 넘어설 정도로 크기 때문에 더 바쁘고 싶다”라며 긍정 에너지를 한가득 뿜어냈다.

◆ ‘학교 2013’은 사랑이 넘치던 곳

‘학교 2013’의 이민홍 PD는 오디션을 보는 배우들에게 자필로 자기소개서를 써오라고 했었다. 이에 김우빈 또한 ‘신은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자에게만 시련을 준다’로 시작하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남들과는 다른 것을 원했다던 김우빈은 단 한 번의 오디션만으로 박흥수 역에 캐스팅되는 영광을 안았다.

“제가 중점을 둔 부분은 남순이와의 관계와 흥수가 가지는 평소의 생각들이었어요. 흥수는 굉장히 무기력한 친구거든요. 가장 중요한 꿈과 친구를 잃었기 때문에 삶의 이유가 없는 상처 깊은 아이인거죠. 여기에 중점을 뒀죠. 저는 3회 말에 등장을 했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에 비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래서 흥수의 일대기를 그리면서 대본에 나오지 않은 부분을 창작했어요. 흥수가 가진 기본적인 아픔과 상처를 많이 생각했고 다행히 그 부분을 작가님과 감독님이 좋아해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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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배우들이 많은 덕분에 ‘학교 2013’ 촬영장은 진짜 학교처럼 왁자지껄 웃음이 가득했다. 밤늦게까지 촬영이 진행됐기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자는 상황에서도 배우들은 함께 모여 장난도 많이 치고 수다도 많이 떨었다고. 오히려 너무 떠들어서 FD에게 “조용히 좀 해라”라는 말을 들을 때도 많았다고 한다.

“다른 현장 같으면 쉬는 시간에 다들 각자의 차에 가서 쉬거든요. 그런데 ‘학교 2013’ 배우들은 잠을 못자도 대기실 그리고 커피숍에서 함께 수다 떨고 놀았어요. 스태프 형들이랑은 야구도 하고 진짜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한 반의 친구가 된 느낌이었어요. 현장이 이렇게 즐거울 수 있구나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좋았어요. 추위 빼곤 다 좋았어요.”

수다 많은 박흥수는 상상이 안가기도 하거니와 변기덕 역의 김영춘이 “우빈인 말없이 웃기만 하더라”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 “말이 별로 없었다고 들었다”고 묻자 김우빈은 “아닌데. 말 엄청 많았는데”라며 손사래를 쳤다.

“처음에는 낯을 가려서 그렇지 친해지면 말 진짜 많이 해요. 영춘이 형 개그가 진짜 웃겨요. 왜 그렇게 웃긴지 모르겠어요. 저랑 개그 코드가 비슷한가 봐요. 제가 ‘개콘’ 개그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영춘이 형 때문에 많이 웃어서 NG를 엄청 냈죠.(웃음)”

NG 얘기를 하니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었던 김우빈과 이종석의 실제 농구 실력 메이킹 영상이 떠올랐다. 이에 언급을 하니 김우빈은 생각보다 담담하게 “농구 못해요. 농구 룰도 몰라요”라고 대답했다.

“초등학교 때는 축구 했어요. 그런데 중학교 때 학교 운동장이 너무 작아서 축구를 그만뒀어요. 그 작은 운동장에 테니스장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축구를 하기만 하면 공이 골대를 넘어 가는 거죠. 그래서 축구 말고 농구를 하려고 했는데, 농구 골대도 너무 낮아서 결국 안 했어요. 저는 농구가 재미 없더라고요.”

그러면서 김우빈은 “키 큰 애들이 농구를 잘하고 좋아할 거라는 건 편견”이라고 계속해서 강조했다. 그러다 결국 김우빈은 “종석이도 농구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그런데 굳이 왜 그 메이킹 영상을 내보냈는지 모르겠어, 정말. 별별 기사가 다 나왔다니깐요. 농구바보란 말도 있었어요”라며 볼멘소리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 때 현장이 완전 난리였어요. 스태프 형들도 ‘너희 농구 안하고 뭐했냐’면서 놀리고 한 시간 정도 했는데 계속 못하니까 진짜 민망했죠. 진짜 아무리 던져도 골이 안 들어가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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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에서 배우가 되기까지

모델로 활동하던 김우빈은 2011년 KBS2 드라마스페셜 연작시리즈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SBS ‘신사의 품격’으로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으며 KBS ‘학교 2013’으로 2013년이 기대되는 배우로 우뚝 섰다. 하지만 처음부터 연기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학창시절부터 한결 같이 모델을 꿈꿨고 마지막 꿈 또한 모델과 교수가 되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때 저만 머리를 길렀어요. 교장 선생님께 가서 ‘저는 머리 무조건 길러야 한다’라고 우겼어요. 머리를 안 기르면 모델을 못한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렇게 설득에 성공해서 전교생 중에 저만 머리를 길렀어요. 졸업식 때도 저만 머리를 묶고 갔어요. 모델 한다고 해서 머리를 기를 필요는 없는데 그 당시에는 머리 규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길러보고 싶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 왜 그랬나 모르겠어요. 머리 안 잘리려고 도망 다닌 때도 있었고. 왜 쓸데없는 것에 목숨을 걸었는지 이해 안 돼요.(웃음)”

그렇게 어깨가 넘을 정도로 긴 헤어스타일을 고수해 모델 데뷔에 성공한 김우빈도 초창기에는 굉장히 많은 고생을 했다. 20살 때 고향인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고 일을 하고서도 돈 한 푼 못 받은 적도 허다했다. 하지만 김우빈은 “이 시기를 통해 제가 조금이나마 더 강해졌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래서 굳이 고생해서 힘들었다는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다 연기를 배우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찾아왔다. 모델 활동을 하다 보니 광고 미팅을 자주 가게 됐는데 그곳에서도 연기력이 필요했다는 것. 몇번이나 그런 상황이 닥치자 김우빈은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연기 수업에 나가게 됐다. 그리고 그 곳에서 자신의 멘토인 배우 문원주를 만났다.

“필요성에 의해 나간 연기 수업에서 문원주 선생님을 만났어요. 선생님의 연기에 대한 열정에 반했어요. 제가 처음 모델 일을 꿈꿨을 때의 설렘과 떨림도 느꼈고, 뭔지 모르겠지만 알아보고 싶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래서 그 때부터 미친 듯이 연습을 했어요. 오디션도 엄청 보러 다녔죠. 그러다가 만난 작품이 ‘화이트 크리스마스’였어요. 당시에는 참 힘들었는데 지나고 나니 굉장히 재미있었고, 계속 하고 싶어서 매니저 형 졸라서 오디션을 계속 봤어요. 진짜 오디션 많이 떨어졌어요. 칭찬 받은 것도 있지만 욕을 먹은 곳도 많아요.”

김우빈이 아닌 본명 김현중으로 출연한 드라마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회상하던 김우빈의 얼굴 위로 아련한 미소가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싶을 정도로 힘들게 촬영한 작품이지만 김우빈에게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주는 의미는 상당했다.

“그 때는 오케이 나기 바빴어요. 갑자기 캐스팅 된 거라 준비도 안 됐거든요. 그 땐 카메라 앵글조차 몰랐어요. 배우 눈 보는 것도 어려웠고. 제껄 한다기보다는 연습해서 발표하고 그걸 검사받는다는 느낌이 컸죠. 정말 많이 헤맸고 그래서 힘들고 어려웠어요. 그런데 하면서 제 안에 욕심이 많이 생겼어요. 지금은 아쉬우면 한 번만 더 하겠다고 부탁하기도 하고 조금 더 다른 방식으로 찾아보려 고민하고 있어요. 그 인물이 되기 위해 계속 배우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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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끝낸 뒤 본명인 김현중이 아닌 예명 김우빈으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왜 굳이 활동하고 있던 중간에 이름을 바꿨을까 궁금해 물어보니 “동명이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대답했다.

“모델 에이전시가 망해서 사장님이 돈도 안 주고 도망갔어요. 그래서 ‘큐피드 팩토리’를 하고 나서 혼자 모델 일을 하고 있는데 ‘뱀파이어 아이돌’ 작가님에게 전화가 왔어요. 그때 지금의 사장님 소개를 받고 회사에 들어가게 됐죠. 사장님이 시트콤 방송하기 전에 이름을 바꾸자고 하셨어요. 진짜 별별 이름이 다 나왔는데 20년 동안 ‘현중아’라고 불렸는데 뭘 붙여도 어색한 거죠.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김현’으로 하자고 의견이 나왔고 부모님도 좋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처음엔 좋다고 하시던 사장님이 다음 날 우빈으로 하자고 하셔서 결정을 하게 됐죠.”

본명을 버리고 예명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오히려 동명이인인 가수 겸 배우 김현중과 그의 팬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 다행이라는 마음과 새로 시작한다는 느낌이 있어서 지금은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고.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지금은 현장에서 ‘현중아’라고 불리면 깜짝깜짝 놀라요. 뭔가 날 다 알고 있는 것 같고 무서워요. 적응 안 될 줄 알았는데 금방 적응되더라고요. 사람이란 게 참 웃겨요.(웃음) 우빈이라고 불리는 것이 좋긴 한데 그래도 원래 저를 현중이라고 알고 있던 친한 사람들이 우빈이라고 부르면 섭섭하고 서운해요. 수혁이 형도 뭐라고 불러야 되냐고 하길래 그냥 현중이라고 부르라고 했거든요.”

◆ 아직 김우빈은 물음표, 좋은 배우가 목표

지금은 친한 형과 함께 살고 있지만 얼른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김우빈은 “삼청동에 집을 알아놨어요. 집은 봐뒀는데, 이제 돈만 모으면 돼요”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음 지었다.

“제 마지막 목표는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는거예요. 기준은 없어요. 나중에 제가 제 인생을 되돌아볼 정도의 나이가 되었을 때 저를 아는 사람들이 ‘김우빈은 참 좋은 사람이야. 좋은 배우야’라고 해준다면 잘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좋고 나쁨의 기준은 없는 거니까 누군가의 기억 속에 좋은 사람, 좋은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모델에 대한 열정을 접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델의 짧은 수명 탓에 ‘좋은 모델’을 인생 마지막 목표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좋은 모델이었다는 과거형보다는 좋은 사람, 좋은 배우라는 진행형으로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싶고 대중들과 함께 숨을 쉬고 싶은 바람이 그의 낮은 목소리 안에 가득했다.

김우빈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한마디를 해달라는 질문에 무척이나 오랫동안 고민하더니 “물음표”라고 답했다. 아직 25살이고, 보여줄 것이 너무나 많은 젊은이기 때문에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변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이렇게 한참을 얘기하던 김우빈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확실하게 말을 못하겠어요”라고 말했다.

“여리고 눈물 많은 건 제 한 부분이라서 말할 수 있는데 어떤 사람이라고 표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시간이 흐르고 살아가면서 생각들이 바뀔 것 같아요. 조금씩 둥글둥글해지고 있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제가 동그라미가 될 지, 네모가 될 지 정해지겠죠. 지금은 진행형이고 인생 초기 단계니까, 역시 아직은 ‘물음표’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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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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