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의 사건수첩' 안재홍, 코믹의 변화구 [인터뷰]
2017. 04.21(금) 09:09
임금님의 사건수첩 안재홍 인터뷰
임금님의 사건수첩 안재홍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숱한 작품들에서 유독 천연덕스러운 코믹함을 뽐내왔던 안재홍은 실제론 점잖고 신중한 성격의 사람이었다. 배역을 선택할 때나 제게 주어진 큰 기회도 선뜻 잡지 않고 고민을 거듭했다. 코믹한 이미지로 소비되는 것에 대한 생각도 깊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점차 다른 모습을 보여 주자는 것. 그렇게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이 '임금님의 사건수첩'이었다.

4월 26일 개봉될 '임금님의 사건수첩'(감독 문현성·제작 영화사람)은 예리한 추리력의 막무가내 임금과 어리바리한 신입사관이 콤비를 이뤄 한양을 뒤흔든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과학수사를 벌이는 코믹수사활극이다.

안재홍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상업영화 주연을 맡았다.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던 케이블TV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어리숙하지만 착한 맏형 정봉 역으로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던 그가 불과 2년도 채 안 돼 주연배우로 발돋움한 것. 누구라도 들떠서 기회를 잡으려 할테지만, 안재홍은 조금 달랐다. 이번 영화 제의를 받고 몹시 부담스러웠단 그다. "저예산 독립영화에선 큰 역할을 맡은 적 있지만, 이처럼 상업영화로 기획된 오락영화에서 큰 역할을 해낸다는 게 겁도 났고 걱정도 됐다"는 이유에서다.



안재홍은 "이 작품이 공부의 계기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했다. 요컨대 그저 공부하는 마음으로 섣불리 도전하기보다 잘 해내고 싶은 바람이었던 것. 결정을 내리기까지도 꽤 고민이 깊었다. 하지만 이선균은 '지금 시점에서 네가 크게 부담스러울 순 있지만, 너와 함께 하면 재밌을 것 같다. 잘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용기를 줬다. 그리고 이젠 "용기내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는 그다.

그도그럴것이 과거 학생 시절 그에게 이선균은 동경하는 연기자이자, 늘 신뢰를 주는 배우였단다. 그런 그와 함께 연기를 하게 됐고, 현장에서 디테일한 부분들을 새롭게 맞춰나가는 등 서로 수많은 대화와 실행을 통해 맞춰나가는 과정은 꽤 감격스러운 과정이었을 터. 안재홍은 "예전엔 선배님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형이라고 부를만큼 많이 다가간 것 같다. 같이 작품하다보니 굉장히 책임감도 강하시고 시야가 넓은 배우였다. 주연배우로서 경력을 쌓아왔던 것도 차이가 났다. 제가 보지 못했던 것, 생각도 못했던 것을 다 보고 계시고, 현장 태도도 많이 배웠다. 저를 많이 배려하며 이끌어주셨다"고 이선균에 대한 동경을 감추지 않았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사극이란 시대적 배경을 갖고 있음에도 오락영화로서의 기능에 충실하며, 여러 장르적 매력들이 한데 뭉친 영화라 좋았지만 제일 중요했던 건 이선균과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눈을 빛내는 안재홍에게서 순수함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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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홍이 맡은 사관 윤이서는 천재적 기억력을 가졌음에도 다소 어리바리한 구석이 있고, 그럼에도 깊은 충성심과 사명감을 지닌 인물로 예종의 든든한 아군이 되어주는 인물이다. 그는 "둔해보이지만 뒤통수 칠 것 같진 않은 투명한 친구란 느낌이었다"며 "왕과 신하라는 관계지만, 뒤로 갈수록 마치 형 동생처럼 느껴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겠단 생각에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런 계획들이 잘 돼 있어야 코미디도 더 자연스럽게 부각되더라"고 했다.

극 중 유독 임금에게 구박을 받고 쥐어박히는 신도 많았지만 이 또한 현장에서 충동적으로 액션을 만들었다며 "템포가 더 빨라야 재미날 것 같더라. 제가 맷집이 좋아 편하게 해달라고 했더니 정말 편하게 뺨도 맞고, 발길질도 하셨다"고 넉살이다. 무엇보다 동적인 연기 스타일의 이선균과 만나 자신이 연기를 정적으로 하고 있음을 처음 알았다고 털어놓는다. 그래서 더욱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안재홍은 특유의 코믹한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에 나름의 고민도 있었다. 매 작품을 택할 때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는 그다. 하지만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마냥 코믹한 영화는 아니라고. 이서란 인물을 관통하며 그의 성장기를 보여주는 느낌이었단다. 실제 기존의 친숙하고 어리바리한 코믹 이미지로 시작돼지만 갈수록 우직한 모습을 보이고, 왕에 대한 진심어린 충심으로 제 목숨을 걸고 악당 무리에 맞서는 그는 코믹하면서도 진중한 캐릭터의 무게 중심을 완벽히 잡아냈다. 결국 이서란 캐릭터는 익숙한 것에 안주하지 않고, 주도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그의 숨은 노력이 담긴 결정체이기도 했다.

배우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는 "어떤 순간이 행복하다고 탁 꼬집어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촬영하는 순간, 극장에서 관객분들과 함께 어두운 공간에서 영화를 보는 순간 등 많은 순간 짜릿함을 느낀다"며 "물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고 부담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것조차도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잘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이처럼 아무 기교도 없고 겉치레도 없지만 이처럼 순박하고 건실한 천성을 지닌 배우 안재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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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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