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리턴즈' 최성국은 변하지 않았다 [인터뷰]
2017. 09.10(일) 12:55
구세주 리턴즈 최성국 인터뷰
구세주 리턴즈 최성국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오늘 하루 단 몇 초라도 저 최성국 때문에 웃을 수 있는 날이 되시길 바란다. 단 한 번만 웃더라도 즐겁게 웃으셨으면, 이게 제 마음이다." 8년 만에 세 번째 '구세주' 시리즈로 돌아온 배우 최성국이 말했다. '최성국표 코미디'란 말이 통용될 만큼 과거 코미디 영화의 부흥기 시절 독보적 인기를 끌었던 그는, 이전과는 다른 온도차를 느끼면서도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관객을 향한 그의 진심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최성국은 지난 2006년 개봉된 '구세주'에서 최성국은 '자뻑' 왕자병에 걸린 바람둥이로 그에게 껌처럼 달라붙은 여자와의 요절복통 로맨스를 통해 섹시 코미디 로맨스의 정석을 보였다. 2009년 개봉된 속편 '구세주2'에 이어 8년 만에 '구세주: 리턴즈'(감독 송창용·제작 창컴퍼니)로 귀환을 예고했다. 1997년 IMF 시절, 꿈은 높지만 현실은 시궁창인 하숙집 인생들의 기막힌 채무 관계와 '웃픈' 인생사를 그린 이번 영화에서 최성국은 허세 좋고 사람도 좋은 하숙집 가장 성훈 역을 맡았다.

최성국은 "벌써 세 번째 이야기인데 1편 나온 후 11년 만이다. 너무 텀이 길었다. 한 댓글을 봤는데 '여자 친구와 첫 데이트 하는 날 '구세주'를 봤었는데 '구세주3'이 나오네요. 그 여자친구는 지금 제 아내입니다'란 내용이었다. 기분이 묘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가 이번 영화를 처음 제의받았을 땐 '구세주' 콘셉트가 아니었단다. '구세주'의 시그니처는 철없지만 속내는 착한 주인공이 우여곡절 끝에 괴로움이나 곤경에서 구해주는 '구세주'를 만나 성장하는 데 있다. '구세주' 팀과 다시 영화를 찍다 보니 현장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자연스러운 방식 속에서 '구세주' 스타일을 맞추게 됐고 이에 타이틀도 바뀌었다고. 최성국은 "IMF란 시대적 상황 속 하숙집 안의 인물들 모두가 사회적 을이며, 그렇게 힘들었던 사람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극복해나가는 모습에서 '구세주'란 제목이 붙어도 어울릴 것 같았다"며 "속으로 정말 반가웠다. 이 제목이 또 제게 올 수 있을까 싶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다만 지난 두 번의 작품에서 철부지 부잣집 아들 설정을 유지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선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 중년 가장의 '짠한 아재미'를 부각했다. 그는 "영화가 저와 같이 나이가 들어간다"고 세월을 실감했지만 멜로를 바탕으로 정통 코미디를 넣는 방식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중년 가장과 아내의 감정이다 보니 이번 멜로는 결이 달랐다. 그는 아내 역을 맡은 김성경에 능글맞은 '아재 멜로' 감성을 선보였다.

이를테면 방 한 칸에 딸과 함께 사는 이들 부부가 딸이 잠든 걸 확인한 후 야릇한 눈빛 신호를 보내는가 하면, 용돈을 찔러 넣어주는 아내에게 감동해 폭풍 코믹 키스를 하는 등이다. 최성국은 김성경과 부엌을 누비며 하는 키스 신이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진 신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대본에는 그냥 키스를 한다고만 돼 있었다. 근데 그렇게 하면 너무 밋밋하지 않나"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화장실을 훔쳐보는 하숙생을 응징(?)하는 방식도 그저 혼낸다고만 쓰여 있던 지문을 바꿔 급하게 새벽에 촬영한 것이라고. 실제 해당 신은 최성국 특유의 개인기가 쉼 없이 터져 나오며 큰 웃음 포인트가 됐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최성국은 "제 꿈이 우리나라 최고의 상업영화배우이다보니, 결과주의나 워커홀릭 같은 면이 있다. 재밌을 때까지 현장에서 계속 아이디어를 추구하며 찍어야 했다"고 넉살이었지만, 이처럼 현장에서 감독, 스태프, 배우들이 함께 어떻게 하면 더 재밌을지 고민하며 공들여 찍은 영화였다. 또 그만큼 오래된 '구세주' 팀의 호흡을 다시금 실감했기에 그에겐 더 애착이 갈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

영화를 찍는 방식과 열정은 달라진 게 없지만, 이젠 코미디 영화가 낡고 구식이며 유치한 것으로 인식되는 작금의 상황이 조금은 씁쓸하기도 할 터. 하지만 그는 "원래 최성국 표 코미디는 말도 안 되는 과장된 코미디를 하는 거다. 말이 안 되는데 그렇게 스토리는 계속 흘러간다. 그게 '구세주' 스타일이다"라고 했다. '색즉시공' 때는 '아메리칸 파이'같은 19금 미국식 코미디를 표방했다면, '구세주'는 우리나라엔 없는 '소림축구' '쿵후허슬' 등의 주성치식 코미디를 표방했다. '구세주1'에서 갑자기 납치돼 바닷가 말뚝에 묶여 밀물, 썰물을 반복하고 맨몸으로 탈주해 갑자기 서울에 도착하는 신 등이 바로 이와 같다.

최성국은 "한땐 최성국표 코미디가 자랑이고 칭찬이었는데 2000년대 후반엔 욕처럼 들리더라. 당시엔 벗어나고 싶었고, 연기를 그만해야 되나 싶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물론 여전히 유치하고 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최성국식 코미디 오랜만이네' '맞아, 내가 저런 걸 보고 자랐었지'라며 반가워하고 웃어주시는 관객들이 계시다면 그걸로 감사하다"고 했다.

사실 최성국은 SBS 공채 5기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해, 초반엔 멜로 배우의 이미지가 강했다. 당시엔 근사한 광고도 많이 들어왔단다. 하지만 멋진 이미지를 바라기보다 사정없이 망가지더라도 진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익살스러운 캐릭터도 주저 없이 맡게 됐지만, 당시 주변에선 "네가 개그맨이냐"는 비난도 적잖이 들었단다.

그럼에도 그의 연기 철학은 "희극이든 비극이든 하고 싶은 연기를 하자"는 것이었다. 대중이 동경하는 스타가 될 수도 있었지만 최성국은 현장에서 함께 어울리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코믹 연기를 택한 것. 그는 "80세가 돼 제 연기 인생을 회상했을 때 코미디 속에서 살았다면 하루하루가 즐거웠던 삶이고 그래서 더 보람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렇게 최성국표 코미디가 탄생했다. 생동감 넘치는 모습과 익살스러운 표정, 개성 있는 말투. 그렇지만 정극과 코믹을 오가며 희극의 정석을 담아내는 그이기에 시대가 달라졌어도 '최성국표 코미디'가 주는 정겨움과 반가움은 여전한 것일 테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영화 '구세주:리턴즈' 스틸]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한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tvdaily 홈페이지(http://tvdaily.mk.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info@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