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크리스티안이 전하는 멕시코의 무한긍정 매력 [인터뷰]
2017. 10.05(목) 13:00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크리스티안 인터뷰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크리스티안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끼를 타고난 사람. 지구 반대편 멕시코에서 온 청년 크리스티안 부르고스가 한복을 입었다. 타국의 전통 의상이니 어색할 법도 한데 크리스티안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처럼 능숙했다. 갓까지 야무지게 쓰고 거짓말 좀 보태서 100개 넘는 포즈를 취하는 그를 보고 있자니 상당히 생경하고도 흥미로웠다. 천생 '끼쟁이'다웠다.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 중인 크리스티안은 최근 화제의 예능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통해 또다시 화제에 올랐다. 멕시코 친구들의 더없는 여유로움이 한국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시선을 선물했기 때문이다.

그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프로그램 나오기 전까지는 멕시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운을 뗀 그는 "방송에 나오고 '착하다' '여유롭다' '무한긍정이다' 이런 평가를 받아서 기분이 좋다"면서 "친구들이 생각보다 예능감이 있었던 것 같다. 한국 예능이랑 너무 잘 어울렸다. 반전도 있어서 한국 사람들 취향 저격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안은 방송에 나오지 못했던 재밌는 장면들이 많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친구들이 너무 잘하다 보니까 분량이 많은 거다. 어쩔 수 없이 자른 게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사주였다. 친구들과 사주를 보러 갔는데 아저씨가 예능감이 너무 좋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러블리즈 좋아하는 파블로가 '내일 소속사에 가는데 볼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볼 수 있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진짜 봤다"고 밝혔다.

러블리즈 케이 팬인 파블로는 다음 날, 케이 대신 예인을 실제로 만나게 됐다. 크리스티안에게 "파블로의 '최애'(가장 좋아하는)가 혹시 바뀌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갈아타지 않았다. 영원히 케이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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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은 친구들의 여행을 보면서 공감을 느낀 포인트로 산낙지 먹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내가 이상한 애가 아니었구나'를 깨달았다. 처음 낙지 봤을 때 먹고 싶지 않았다. 입안에서 움직이는 건 못 먹겠더라. 저는 한국 친구들끼리 같이 갔으니까 친구들이 '왜 그래? 쫄지 말고 그냥 먹어'라고 해서 '내가 이상한가' 싶었는데 멕시코 친구들은 다들 잘 못 먹더라"고 털어놨다.

친구들은 멕시코에 돌아간 뒤 한국에 대해 "안전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고. 크리스티안은 "한국은 멕시코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쉽게 느낄 수 없는 안전함이 있다. 밤 11시여도, 새벽 2시여도 마음이 편한 상태에서 놀 수 있어서 좋다고 하더라. 음식도 좋아했다. 제가 뚝배기 불고기를 제일 좋아하는데 파블로도 뚝배기 불고기를 좋아했고, 나머지 친구들은 삼겹살을 제일 좋아했다"고 전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멕시코 외에도 이탈리아, 독일 편이 방송됐다. 크리스티안도 다른 나라 방송을 다 챙겨봤단다. 멕시코와의 차이점에 대해 묻자 "유럽 대 중남미인 것 같다. 중남미 사람들 특징은 흥이 많고 즉흥적으로 하려는 스타일인데 확 티가 났다. 계획도 하나도 없고 비행기도 놓치지 않았냐. 우리는 계획 짜는 것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냥 모험을 좋아하나 보다. 독일 사람 보니까 진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귀여운 것 같다"는 감상을 꺼냈다.

"한국 사람들은 주말이 되면 그 흥이 나오기 시작하잖아요. 우리도 그래요. 노는 걸 좋아해서 '술 마시는 목요일' '술 마시는 금요일'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돈데 술 많이 마시는 게 공통점인 거 같아요. 만약에 아시아 나라 중에 동양의 중남미를 딱 찍어야 한다면 한국을 뽑을 거예요. 열정이 넘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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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크리스티안은 친구들이 가져온 부모님의 영상 편지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부모님 보여주면 누가 안 울겠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하는 듯 눈시울이 붉어진 그는 "친구들이랑 오랜만에 봤고, 여동생도 여행하러 오지 않았냐. 사실 여동생은 방송에 나올 예정이 아니었다. 6개월 전부터 계획해서 비행기 표도 사놓은 상황인데 촬영을 하게 된 거다. 다 같이 있는데 갑자기 너무 멕시코 같은 느낌이었다. 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하긴 하는데 직접 메시지를 보니 너무 감동적이었다. 한국에 오고 나서 멕시코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으니까 '우리 부모님 늙으셨네' 싶었다. 늙어가고 있다는 모습을 봤을 때는 조금 마음이 걸렸다"고 했다.

한국에 온 지 2년. 첫 해는 정말 힘들었다고 떠올린 그다. "비자 문제도 있었고 돈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버티기가 힘들었다. 원래 6개월만 있을 계획이었다가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서 멕시코 돌아가는 비행기를 포기했고 올인했다. 다행히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게 됐고 비자도 발급되면서 어느 정도 안정성이 생겼다. 그때부터 덜 힘들어졌지만 문화에도 익숙해져야 되고 음식에도 익숙해져야 했다. 그런 것들에 있어서 시간이 필요했다"는 회상이다.

힘들었던 타지 생활을 버티게 해준 힘은 뜻밖에 '뚝배기 불고기'였단다. 크리스티안은 "'뚝불'이 큰 역할을 했다. 제가 들었을 때도 웃긴데 농담 아니고 맞는 말이다"며 "'뚝불'을 어떻게 알게 됐냐면 학원 선생님들이랑 강남역 근처 식당에 갔다 추천받아서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는 거다. 학원 다니는 저의 행복이었다. 학생들도 물론 힘이 많이 됐다. 스페인어를 열정적으로 배우는 모습 보니까 '계속 여기서 하고 싶다' 생각했다. 잘해주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준비해 갔다"고 털어놨다.

스페인어를 가르치던 크리스티안은 2년간 자신 역시 "한국말이 많이 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멕시코를 알리기 위해서 여러 가지 행사도 했는데 특히 MC 할 때 말이 정확해야 메시지가 정확히 전달되니까 한국말을 많이 공부했었고, 프로그램도 하다 보니까 말이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 말할 때 여유를 얻은 것 같다"고 전했다.

추석을 앞두고 크리스티안에게 소원을 빌라고 알려주자 그는 "무한소원"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고민을 거듭했다. 이어진 장고 끝에 그는 뭉클한 답을 내놨다.

"우리 가족이 한국에 와서 제가 어떻게 살았는지, 어디서 뭐 때문에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됐는지를 제가 직접 보여주고 싶어요. 죽기 전에 무조건. 저보다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잖아요. 전화로도 맛이 안 나고. '나는 여기에 이렇게 있었다' 그런 걸 진짜 보여주고 싶어요. 가족들이 단체로 한 번 한국에 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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