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공감] ‘결혼 예능’, 결혼욕구를 제대로 북돋우기 위해서
2017. 10.11(수) 17:00
효리네 민박 신혼일기2 동상이몽2
효리네 민박 신혼일기2 동상이몽2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보통의 결혼이 힘든 현실이다. 이 때문일까. 유명인 부부가 나와 그들의 결혼 생활을 공개하는 예능프로그램(이하 ‘결혼 예능’)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단순한 대리만족 혹은 자괴감으로 끝난다면 아쉽기 그지없는 결말이지만 어느 정도 정상적인 욕구(어쩔 수 없는 환상성은 포함된)로 발전되고 있어 보여 다행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오랜 시간 살아온 두 사람이 엮이고 엮인 삶을 살기란, 온전한 사랑에 빠지는 것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사랑이란 감정만 챙기기 더더욱 어려워진 요즘, 앞날의 고단함보다 차라리 외로움을 선택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 결혼은 환상이 깨끗이 제거된 팍팍한 현실일 뿐이다.

‘효리네 민박’이 보여준 결혼은, 제주도에서 보내는 젊은 부부의 한갓진 삶은, 주어진 것 그대로를 만족하는 행복하고 평안한 모양새여서, 외로움을 짓눌러 온 이들의 마음마저 콩닥거리게 하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보통의 현실’에선 가능하지 못할 게 너무도 분명해 보여, 결혼을 향한 애꿎은 환상만 키워 놓은 것은 아닌가 싶기도. 마치 좋고 건강한 결혼이란 여유 있는 사람들만의 소유물인 마냥 느껴졌다 할까.



여기에 얹어지는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은 판타지에 가깝다. 이재명 시장 부부가 출연하여 프로그램의 현실감을 그나마 붙들어두긴 했다만, 우효광, 추자현 부부로 시작되는 결혼의 세계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상관없는 환상 가득한 세계일 따름이다.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모습 그 자체만 보고 감상하기에는, 그들이 살고 있는 삶의 양과 질이 너무나 쾌적한 까닭이다.

시선이 곱지 않다고, 비뚤어져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연애조차 쉽지 않게 느껴지는 ‘보통의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동상이몽2’가 보여주는 결혼이란 애꿎은 환상을 넘어 결혼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하나 싶을 만큼 아예 다른 세상 이야기다.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현실 속 결혼과 브라운관 속 결혼을 비교하게 만들어 괜한 괴리감만 느끼게 할 위험성을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대중의 시선을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리만족하기 위해서?! 물론 가장 일순위의 이유로 꼽을 수 있으리라. 그렇다고 이게 다는 아니며 이것만으로 결혼 예능의 연이은 성공 사례를 설명하기에도 역부족이다. 사람들의 마음이, 그것도 다수의 마음이 동요될 때에는 생각보다 더 진중하고 날 것인 바탕 위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주어진 현실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억누르고 있던 욕구,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하나의 삶을 이루어가며 살아가고픈 욕구, 결혼을 하고 싶은 기본적인 욕구가 외부의 자극에 의해 반응을 일으킨 연유라 보는 게 더 옳겠다.

어느 정도 정상적인 욕구로 연결되고 있다니, 앞서 늘어놓은 못마땅한 구석들을 그나마 제쳐두게 해주는, 예상외의 좋은 영향력이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점은 초반이어서 가능한 반응일 수 있다는 것. 현실의 악력은 상당히 강하여 언제 다시 시청자들의 뒷목을 낚아채어, 채울 길 없는 대리만족과 자괴감으로 끌어내릴지 모를 일이다.

얼마 전 ‘신혼일기2 - 장윤주&정승민 편’이 한 간의 화제였다. 장윤주가 어떤 공간에서 얼만큼의 풍족한 삶을 누리는 지가 아닌, 아내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결혼을 한 여자로서 장윤주가 보이는 진솔한 모습 때문이었다. 우리는 거기서 단편적으로나마 결혼의 진면목을 마주하고 결혼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까지 되짚어 볼 수 있어 좋았다. 바로 이것이 결혼 예능이 존재하는 이유와 목적이 되어야 하며, 그러할 때 비로소 대중으로부터 단발마의 관심이 아닌 웅숭깊은 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 테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 출처=JTBC, CJ E&M,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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