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기사', 어디서 '도깨비' 냄새 안 나요? [첫방기획]
2017. 12.07(목) 08:30
흑기사
흑기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다른 점을 찾는 게 더 빠를 정도다. 그만큼 첫 방송된 '흑기사'는 여러모로 '도깨비'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6일 밤 KBS2 새 수목드라마 '흑기사(BLACK KNIGHT)'(극본 김인영·연출 한상우)가 첫 방송됐다.

'흑기사'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위험한 운명에 맞서는 한 남자의 순애보를 다룬 작품으로, 가슴 설레는 로맨스에 신선하고 신비로운 매력이 더해진 판타지 멜로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다. 또한 '적도의 남자' '태양의 여자' 등을 통해 필력을 인정받은 김인영 작가가 집필을 맡고 연기파 배우인 김래원과 신세경 등의 출연 라인업은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를 받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흑기사'는 판타지 멜로로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케이블 TV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 SBS '별에서 온 그대' '푸른 바다의 전설' 등과 같은 판타지 멜로라는 점 때문에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가뜩이나 '흑기사'는 전생, 환생, 저주 등 설정 부분에서 '도깨비'와 유사성이 짙은 만큼, 비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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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베일을 벗은 '흑기사'에서는 앞선 판타지 멜로드라마의 잔상이 곳곳에 보였다. 먼저 '전생과 환생' 키워드다. '도깨비' '별에서 온 그대'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도 중요한 키워드로 다뤄진 전생과 환생이 '흑기사'에도 등장했다. 극 중 문수호(김래원), 정해라(신세경), 샤론(서지혜) 등 세 명이 전생에 악연으로 얽혔던 것이 잠시간 그려졌다. 과거 샤론과 정해라는 문수호를 동시에 사랑한 연적이었으며, 이로 인해 정해라가 샤론 때문에 죽음을 맞이한 것이 암시됐다. 이 전생의 악연 때문에 샤론은 '영생'이라는 저주를 받은 인물로 그려졌다. 이는 '도깨비' 속 김신(공유)과 저승사자(이동욱), 써니(유인나)의 전생과 비슷한 구조를 띄어 기시감을 자아냈다.

더불어 이국적인 풍광이 자아내는 묘하면서도 신비한 분위기마저 '도깨비'와 유사했다. '도깨비'가 캐나다를 배경으로 촬영됐다면, '흑기사'는 슬로베니아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날 '흑기사'를 통해 공개된 슬로베니아 로케이션 장면은 '도깨비' 속 캐나다 풍경과 큰 차별점을 보이지 못했다. 인물을 지우고 배경만 놓고 본다면 두 드라마가 한 곳에서 촬영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흡사했다.

또한 남녀 주인공 설정 역시 '도깨비'와 빼다 박았다. 남자 주인공은 비밀스러운 능력으로 사업가로 승승장구하고, 여자 주인공은 어렸을 적 부모를 잃고 친척집에 머물고 온갖 수난을 겪는 등의 설정이 유사해 마치 '흑기사'가 '도깨비'의 스핀오프처럼 보일 정도.

여기에 카메라 구도를 잡는 방식에서도 '도깨비'의 잔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샤론이 정해라를 자신의 차로 안내하는 장면에서는 '도깨비'에서 화제가 된 김신과 저승사자가 지은탁을 구하기 위해 안개 낀 거리를 걸어오는 장면을 연상케 했다. 게다가 정해라와 문수호가 슬로베니아에서 재회하는 장면은 '도깨비'에서 지은탁과 김신이 캐나다에서 마주 보고 서 있는 장면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쉽게 지울 수 없었다.

물론 이 같은 유사성은 같은 장르라는 점을 감안하면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이를 뛰어넘을 만한 작품성이 전제됐을 때만 가능한 것. 그러나 이날 방송된 '흑기사' 1회는 좀처럼 파악되지 않는 스토리 라인과 산만한 전개로 인해 '도깨비'와의 유사성이 더욱 부각됐다. 인물 설정과 이야기는 시청자가 '흑기사'가 도대체 어떤 스토리인지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가려져 있었고, 이는 곧 몰입도를 현저히 떨어뜨렸다.

흥행 작가와 명품 배우 군단을 앞세워 출사표를 던진 '흑기사'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흑기사'는 여러 설정과 전개 방식 등으로 인해 '도깨비' 아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여러모로 아쉬운 면을 보였다. 아직 1회밖에 방송되지 않아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기조대로라면 '흑기사'의 앞날은 장담할 수 없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흑기사'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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