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사람, '아침마당' 오유경입니다 [인터뷰]
2018. 05.14(월) 13:02
아침마당 오유경 아나운서
아침마당 오유경 아나운서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평일 오전 8시 25분에 방송되는 KBS1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은 지난 1991년 첫 방송을 시작으로 무려 27년 동안 시청자들의 곁을 굳건히 지켜온 장수 프로그램이다. 그런 '아침마당'을 통해 시청자들과 아침을 함께하는 일이 얼마나 낭만적인 일인지 요즘 몸소 체험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활기차고 밝은 진행으로 '아침마당'을 이끌어가고 있는 오유경 아나운서다.

오유경 아나운서는 지난 2016년 12월 12일 첫 진행 이후 '아침마당' MC로서 현재 시청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지금은 '아침마당'에 제격인 MC로 평가받고 있기는 하지만, 첫 진행 전만 해도 오유경 아나운서가 '아침마당' 메인 MC가 될 거라고는 누구도 쉽게 상상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생방송 시사투나잇' 'KBS 뉴스광장' '소비자 고발' 등 시사프로그램 등에 주로 출연했던 오유경 아나운서의 기존 이미지는 이지적이고 냉철함에 더 가까웠으며, 이는 앞서 19여 년 동안 '아침마당'을 진행해온 이금희 전 KBS 아나운서의 푸근하고 담백한 이미지와 상충하는 것이었다.

'아침마당' 진행 전까지 5년이라는 방송 공백기를 보냈던 오유경 아나운서에게 '아침마당'이라는 간판 프로그램을 맡겨도 되나를 두고 KBS 내부에서 적잖은 우려의 시선도 있었단다. 이에 오유경 아나운서는 "제가 이금희 전 아나운서의 푸근한 이미지를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일까라는 우려가 많았어요. 저 역시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죠. 지금껏 제가 해 보지 않은 영역이었으니까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더군다나 '월요 토크쇼 베테랑' '화요 초대석' '도전 꿈의 무대' '목요특강' '공감토크 사노라면' 등의 요일별 코너가 다른 '아침마당'은 어떻게 보면 전혀 다른 포맷의 프로그램 다섯 개로 구성돼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KBS 내에서 '아침마당'은 MC의 역량이 중요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손꼽을 정도.

오유경 아나운서가 그런 지점들을 극복해 나간 방법은 스스로가 '아침마당'에 적합한 사람이 되는 거였다. "제가 아나운서라는 이유로 항상 단정하고 멋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건 이기심이죠. 정말 프로라면 '아침마당'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가장 즐거움을 주는 존재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음치이지만 방청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노래를 하기도 하고, 출연자들의 무대를 보며 서툰 춤 실력으로 흥을 표출하기도 하고, 짓궂은 농담에도 허허실실 웃으며 친화력을 보이는 등 오유경 아나운서는 '아침마당'이 지향하는 휴머니즘에 맞는 진행을 펼쳐나갔다.

특히 오유경 아나운서는 게스트로 출연하는 연예인들이 진솔한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각별히 신경 쓴다고 했다. 그는 "낯선 사람 앞에서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항상 방송 시작 전에 살갑고 따뜻하게 인사를 하면서 게스트 분들을 맞이하는 방식으로 조금이나마 그분들이 편안하게 마음을 열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죠"라고 했다. 그런 노력 덕분일까, '아침마당' 패널인 가수 김상희가 "오유경 씨는 우리 연예인들의 친구"라고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오유경 아나운서는 어느새 마음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었다.

또한 'KBS 뉴스광장'과 라디오 등 숱하게 생방송을 진행하며 터득한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아침마당' 진행을 한결 수월하게 했다. 오유경 아나운서는 "생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준비한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올곧이 전달하는 거예요. 제작진이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준비했는데, 애피타이저가 맛있다고 서빙할 수 없잖아요. 좋은 MC라는 건 제작진들이 준비한 요리 시청자들이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모두 먹을 수 있게 서빙하는 거라고 생각해요"라면서 생방송 진행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전했다. 이어 그는 "그런 경력들이 '아침마당'에 하나로 꿰어져 가는 느낌이에요. 거기에 맛깔난 양념을 더 칠 수 있게 됐다는 것까지 끼워져서 다양한 면모를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최근에 하춘화 선생님이 제게 푼수 같다는 말까지 하셨어요. 그 말이 저는 너무 좋더라고요. 사실 가까운 지인들은 제게 '허당'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생긴 이미지가 많이 부각되는 바람에 대중분들이 저의 이런 면을 잘 모르셨죠. 그런데 '아침마당'을 통해 푼수 같은 모습이 자연스럽게 노출이 되면서 저를 점점 친근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현재 오유경 아나운서는 '아침마당'을 진행하며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좋은 활력과 에너지를 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침마당'을 하루의 활력과 에너지를 얻기 위해 보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방송을 준비하냐고 할 때 '기분 준비를 많이 한다'고 해요. 밝은 기운을 전달해 드려야 하는데 제 기분이 그렇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라는 오유경 아나운서는 최대한 첫인사를 밝은 미소와 힘찬 목소리로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처럼 오유경 아나운서는 첫 진행 전 우려를 보냈던 사람들이 지금은 오히려 "딱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아침마당'에 시나브로 스며들어갔고, 시청자들의 뇌리에 자신의 진행 역량을 아로새겼다. 또한 시청자들이 하루를 활기차고 밝은 에너지 속에 시작할 수 있게 진행 스타일까지 바꿔가며 노력했던 오유경 아나운서였기에, 이제는 잘 해내야 된다는 생각을 넘어 '아침마당'을 즐기게 됐다는 그의 말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잔뜩 묻어났다.

KBS 입사 면접 당시 어떤 아나운서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오유경 아나운서는 "제 나이 40 대 빛나는 진행자가 되고 싶다"고 했단다. 호기롭게 내뱉은 말이었지만 실제로 40대 후반에 '아침마당'이라는 KBS 대표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되면서 현실이 됐다면서 웃어 보인 오유경 아나운서다. 젊은 날의 꿈을 실현시킨 오유경 아나운서는 또 다른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오유경 아나운서는 "우리 사회가 성숙돼 갈수록 여성이 해야 할 몫이 있는데, 아직 사회는 그 몫이 반영돼 있지 않은 것 같아요"라며 여성 진행자를 찾아보기 힘든 현세대에서 자신이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것이 자신이 해내야 할 임무인 것 같다는 오유경 아나운서는 더 나아가 여자 후배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게 길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같이 개인의 영광보다 공동의 가치를 더욱 중요시하는 오유경 아나운서의 그 자체로 올곧고 선한 의지는 그가 가고자 하는 길을 아낌없이 응원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KBS]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최하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tvdaily 홈페이지(http://tvdaily.mk.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info@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