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패키지' PD, 연애를 포기한 청춘에게 [인터뷰]
2018. 05.31(목) 11:35
로맨스 패키지 로고
로맨스 패키지 로고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여행지에서 시작되는 사랑, 한 편의 로맨스 영화 같은 설정에 세상 직설적인 '요즘' 사람들의 트렌드를 끼얹은 예능이 있다. 마치 단체 미팅 혹은 맞선 같은 패키지여행을 다룬 '로맨스 패키지'다. 그 안에서 '연애야 말로 다다익선'을 주장하는 이 프로그램의 수장 박미연 PD를 만나봤다.

SBS 예능 프로그램 '로맨스 패키지'는 최근 국내 2030 세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부상한 '호캉스'(호텔 바캉스)와 연애를 접목시킨 리얼리티 예능이다. 일반인 성인 남녀 각 5명씩 총 10명이 3박 4일 동안 지정된 호텔에서 패키지여행을 즐기며 연인을 찾는 방식으로 구성되고 있다. 올해 초 설 연휴에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인 뒤 이달 2일 첫 방송을 시작해 매주 수요일 밤 시청자를 설레게 만들고 있다. 박미연 PD는 파일럿 기획부터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수장이다.

프로그램은 현재 방송가를 휘감은 핑크빛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최근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예능 프로그램 '하트 시그널 시즌2', 케이블TV tvN 예능 프로그램 '선다방' 등 일반인들의 연애를 그린 예능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예능국 CP로부터 SBS만의 연애 예능을 고안하라는 주문을 받았다는 것. 박미연 PD가 과거 일반인들의 연애를 콘셉트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SBS 교양 프로그램 '짝' 연출에 참여했던 터라 이번에도 메가폰을 잡았다.

다만 '짝'이 한 참가자의 사망으로 부지불식 간에 종영했던 만큼, 박미연 PD는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섭외에 만전을 기했다. 참가자 1명을 뽑기 위해 평균적으로 100대 1의 경쟁률로 지원자들을 꼼꼼히 살폈다. 카메라 앞에 서는 부담감과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견딜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작가들과 연출진이 참석한 가운데 지원자와 다(多) 대 1 구도의 미팅도 기본 30~40분씩 가졌단다.

배우 지망생이나 쇼핑몰 운영자 등 자기 PR 성향이 강한 지원자를 배제하려 애쓴 것은 물론이다. 또 지인들의 추천도 쇄도했다. 이와 관련 박미연 PD는 "지인들의 추천을 받았다고 다른 지원자들과 다른 절차를 밟진 않았다. 모든 지원자는 추천이 있건 없건 동일하게 다대 1 미팅을 가졌고, 각종 증명서 제출이 필수였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제주 편에 남자 105호로 출연한 김윤상 SBS 아나운서 또한 파일럿 때 출연한 남자 103호의 지인으로 추천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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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미연 PD는 스스로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한 지원자를 찾으려 애썼다. 3박 4일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에 진심으로 원하는 상대를 찾기 위해 얼마나 스스로를 드러내고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봤기 때문.

그 덕에 '로맨스 패키지'는 어느 때보다 직설적이고 명쾌한 감정선을 보여주는 연애 예능으로 거듭났다. 박미연 PD는 이처럼 적극적인 출연진의 면모를 프로그램의 매력으로 자부했다. '로맨스 패키지' 출연진은 집합 과정에서 첫인상을 확인하고 짧은 탐색전을 마친 뒤, 자기소개 시간부터 곧바로 호감을 표현하며 가까워지고 있다. 나이와 직업 같은 기본적인 신상정보는 물론 구체적인 생활 패턴 및 향후 인생 계획 등 상대방에게 궁금한 바를 솔직하고 과감하게 질문하기도 했다.

출연진이 적극적인 만큼 프로그램의 커플 매칭 확률도 높았다. 파일럿의 인천 편부터 정규 편성의 부산 편까지 매 시즌마다 각각 3쌍의 커플이 성사됐다. 총 10명 최대 5쌍이 가능한 가운데 절반 이상의 성공률이다.

물론 '로맨스 패키지'의 결과가 그대로 영원한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박미연 PD는 "프로그램 후 출연진 근황을 물어봤는데 지금까지 한 커플이 여전히 사랑을 키워가고 있더라"라고 밝혔다. 그는 "그렇다고 무척 아쉽거나 하진 않았다. 우리는 다들 마음을 비웠다. 저희 프로그램은 어디까지나 일상에 지치고 바쁜 현대인들에게 '호캉스'를 통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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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스스로 커플 매칭에 부담을 내려놓은 점은 프로그램의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하기도 했다. '포기'라는 선택지가 생겨난 것. 박미연 PD가 파일럿 이후 시청자의 건의를 받아들여 도입한 '포기' 제도는 반드시 커플 성사만이 해피엔딩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실제로 '로맨스 패키지' 부산 편에서 남성 105호는 마음에 드는 이성을 선택했으나, 상대방이 부담감을 느끼고 선택을 '포기'하며 홀로 남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미연 PD는 "누구나 '로맨스 패키지' 안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이 결혼중개업체 직원들도 아니고, 이상형을 눈 앞에 데려다줄 수는 없다는 것. 또한 그는 제작 여건 상 3박 4일 동안의 '호캉스'를 표방하고 있으나, 단 사나흘 만에 마음에 드는 상대방을 찾고 다시 그의 마음을 얻어내는 게 어렵다는 점을 인지했다.

그렇기에 박미연 PD는 제작 과정에서 어떤 미션이나 인위적인 설정도 더하지 않으려 애썼다. 촬영장에는 출연진의 숙소마다 언제 어떤 패키지를 진행하고 언제 식사를 한다는 식의 간략한 일정표만 있고 일체의 미션이나 지령도 주지 않는다는 그다.

MC로 전현무와 임수향을 섭외한 이유도 자연스러움을 위해서였다. 박미연 PD는 전현무가 아나운서 출신으로 평범한 사람들처럼 입시와 취업 등의 무한 경쟁을 치러본 점을 높이 샀다. 임수향의 경우 한창 연애하고 싶어 하는 설렘 가득한 20대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단다. 이에 두 MC가 촬영장에서 멀찍이 떨어지거나 간략한 진행으로 일반인을 도와 감정 표현을 이끌어내는 것을 기대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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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박미연 PD는 정서적인 자연스러움을 추구했고, 시청자 역시 시나브로 '로맨스 패키지' 안에서 연애의 설렘을 기억하길 바랐다. 연애를 포기한 청춘에게 다시 설렘을 선사하는 그였다.

"연애는 많이 할수록 좋아요. 물론 다들 살기 빡빡하죠. 취업도 힘들고, 한국 사회 어느 때보다 어렵죠. 결혼도 연애도 선택인 시대잖아요. 그렇지만 젊은 날에 하루하루가 다르잖아요. 그만큼 20대의 연애가 다르고 30대의 연애가 달라요. 실패해서 무너지더라도 그 시기에만 즐길 수 있는 희로애락이 다 있을 거예요. 그 기회를 누구라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설사 시청자 분들께서 연애 할 마음이 없으시더라도 '로맨스 패키지' 안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설렘을 느끼실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웃음)"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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