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의 날’ 유아인, 스스로를 위태롭게 [인터뷰]
2018. 11.25(일) 11:49
국가부도의 날 유아인 인터뷰
국가부도의 날 유아인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배우 유아인과 윤정학은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자신의 가치관에 대한 확고한 믿음, 그리고 스스로를 아슬아슬한 외줄에 올려 놓고 그 스릴 자체를 즐기는 자세까지. 그렇기에 유아인은 맞춤 옷을 입은 것마냥 윤정학으로 스크린에 살아 숨쉬었다.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 제작 영화사 집)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유아인의 극중 연기한 윤정학은 국가부도의 위기를 직감하고 위험한 베팅을 하는 인물이다. 경제 성장을 낙관하던 시기에 외국 투자자들의 철수 조짐과 실물 경제의 징후를 포착해 국가부도의 위기에 투자를 한다.

유아인은 ‘국가부도의 날’의 윤정학에 녹아 들기가 쉽지 않았다. 영화 ‘버닝’ 촬영을 마친 뒤 곧바로 정학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여기에 ‘버닝’ 속 종수라는 인물과 ‘국가부도의 날’의 정학이라는 인물이 너무나 극과 극이었다.

이에 유아인은 “즉각적으로 현장 대응을 하기에는 혼란스러웠다”며 “그러다 보니 첫 촬영 때 NG를 많이 냈다”고 말했다. 결국 유아인은 시간을 가지고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감각을 되살리는 시간을 부탁했다. 그는 “흔쾌히 받아주셔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개인적으로 보면 지금까지의 연습 중 가장 많은 연습량이었다”고 밝혔다.

연습을 하면서 유아인은 장르적인 특성보다는 보편성을 찾아가면서 연기를 하려고 했다. 유아인이 바라본 윤정학은 얄밉기도 하고 악인 같기도 하지만 결국 보통 사람의 삶과 닮아 있었다. 누구나 정의가 있지만 삶 속에서 기회, 돈, 욕망 등 끊임없이 내제된 욕망에 유혹을 받는다. 그렇기에 유아인은 정학의 부정적인 측면보다 현실적인 기회주의자가 가진 내제된 욕망을 끌어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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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은 “많은 이들이 기회주의자들을 손가락질 하지만 내가 그들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때 어리석다는 이야기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부정적인 것에 대한 선명한 눈이 있으면서도 욕망에 순응하는 것처럼 정학과 같은 사람도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이러한 이중적인 정학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정학과 오렌지족의 다툼이다. 오렌지족은 모두가 망해 망연자실해 있는 곳에서 돈을 벌었다고 좋아한다. 그러자 정학은 자기 앞에서 돈을 벌었다고 좋아하지 말라고 주먹을 휘두른다.

유아인은 정학도 선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돈을 쫓다 가도 상실한 이들이 눈 앞에 절망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괴로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유아인은 정학의 임팩트가 있는 대사에 캐릭터가 끌림을 만드는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다. 유아인은 “원하는 추구하고 성취하지만 반대편에서 상처를 받고 상실하는 사람을 보면서 돈이 만들어낸 성질에 굴복하는 딜레마를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인물”이라고 했다.

정학은 자신이 구매한 집에 시체가 발견되지만 자신의 집이라고 되려 격분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대해 유아인은 자책을 하지만 욕망의 전차에서 내려올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의 죄책감이 무뎌진 정학은 옭고 그름이 아닌 자기의 결핍을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달리는 것이라고 했다.

유아인은 “자신이 산 집인데 뛰쳐나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며 정학이라는 인물도 자신이 살 집을 구했다는 것에 사로잡혔을 것이라고 했다. 유아인은 이러한 정학의 면면들이 평범한 사람처럼 느껴지고 너무나 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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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길을 걸어간다는 면에서 유아인은 정학과 닮아 있다. 매번 베팅을 하듯 새로움에 도전을 하고 그 선택에 끝에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어낸다. 유아인은 “보편적인 기준에서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떳떳한 선택들을 하는 것에 따라 흔쾌하게 선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되려 “도전이 편안하다”고 했다. 자신의 선택이 어떤 이들에게는 어려운 길로 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위태로움 혹은 당혹스러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유아인은 곤란함을 줄 수 있는 곳에서 얻는 흥미로움을 좋아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런 분들 때문에 제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선택을 함에 있어 중요한 것이 타이밍이라고 했다. 현재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기다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기에 완벽한 작품을 고르거나 자신이 느끼는 의미, 때로는 캐릭터 자체가 주는 매력, 표현의 욕구를 녹여내고자 하는 갈망 등이라고 했다. 궁극적으로 다양함을 추구하는 것.

이를 위해서 유아인은 균형을 중히 여겼다. 가야할 방향성에 대해 두드려보고 느끼면서 중심을 새롭게 잡고 의미를 상실하거나, 때론 미션을 찾아서 나아 가듯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행복감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잘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연기적인 숙제, 고민 때문에 괴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숙제 때문에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뭔가 편안한 듯 안정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유아인. 대뜸 “이러다 또 내 스스로를 바닥에 쳐 박아버릴 지도 모른다”고 했다. 자기 스스로도 위태로운 도전을 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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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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