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퀴즈 리부트' 류덕환의 마스터피스 [인터뷰]
2019. 01.22(화) 11:15
신의 퀴즈 리부트 류덕환
신의 퀴즈 리부트 류덕환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류덕환이 '초천재' 한진우로 돌아왔다. 그가 제일 잘하고, 그여야만 하는 '신의 퀴즈' 시리즈로 말이다. 조금 더 보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신의 퀴즈'가 계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류덕환의 고집스러운 완벽주의 때문이었다. 그 고집을 자양분 삼아 자란 '신의 퀴즈'는 류덕환의 마스터피스나 다름 없었다.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 '신의 퀴즈 리부트'(극본 강은선·연출 김종혁)는 4년 만에 한국대 법의관 사무소로 돌아온 천재 부검의 한진우(류덕환)가 희귀병 뒤에 가려진 진실을 추적하는 메디컬 드라마로, 지난 2010년 첫 선을 보인 OCN '신의 퀴즈' 시리즈의 시즌 5 격인 작품이다.

메디컬 범죄 수사극이라는 장르의 새 지평을 열고, 한국판 'CSI'라는 호평과 함께 마니아 층을 대거 양성한 '신의 퀴즈' 시리즈다. 지난 2014년 시즌 4까지 제작된 뒤 류덕환의 군입대와 맞물려 약 4년 간의 휴식기를 가진 뒤 안방극장에 귀환했다. 아무리 마니아층이 탄탄한 작품일지라도, 4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 않은 공백기다. 타이틀 롤로서 부담감을 느낄 법 하지만, 류덕환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4년 만에 하든 10년 만에 하든 시간 때문에 부담감은 없었다"는 류덕환은 "'신의 퀴즈' 자체가 한진우라는 화자를 통해 전개되는 스토리이기는 하지만, 매회 사회적 약자와 그들의 울분이 담긴 범죄, 빌런들의 이야기가 종합돼 만들어지는 작품이다. 그래서 나 혼자의 부담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시리즈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 류덕환은 "사람들은 시리즈물에 새로운 걸 원하지만, 많이 바뀌는 건 원치 않는다. 이게 아이러니하면서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신의 퀴즈 리부트'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희귀병을 주 소재로 한 에피소드 형식의 전개로 앞선 시리즈와 결은 같이 했지만, 스토리 라인의 외형을 변형시켰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 지능 시스템 코다스와 바이러스 제조에 능한 현상필 캐릭터를 '초천재' 한진우 대척점으로 등장시켜 이야기의 영역을 넓혔다.

'신의 퀴즈 리부트'의 변화는 시청자들의 호불호를 자아냈다. 코다스 팀장 곽현민(김준한)과 현상필 등 한진우와 대립각을 펼치는 상대가 다수 등장하면서 스토리는 이들과 한진우의 대결에 치중됐다. 마니아 팬들을 열광케 한 '신의 퀴즈' 시리즈의 재미 요소인 한진우가 명석한 두뇌로 희귀병 관련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과정은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에 류덕환은 "16회라는 연속극을 끌고 갈 우리만의 주제가 필요했고, 그러려면 다양한 사람들 간의 관계성이 필요했다. 희귀병이라는 소재를 버릴 수는 없었지만, 매회 다루기에는 16회가 너무 길었다고 판단했다고 생각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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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시청자들이 '신의 퀴즈 리부트'를 놓을 수 없었던 건 결국 류덕환이 연기한 한진우 때문이었다. 한진우는 시시때때로 농담을 던지며 능청을 떨지만, 사건을 수사할 때는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하다. 또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과 부조리한 사회를 향해 일침을 날리는 한진우의 모습은 시즌이 거듭돼도 변하지 않는 '신의 퀴즈'만의 정체성이었다. 류덕환도 "한진우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만은 변하지 말자고 했다"고 생각하며 연기에 임했다.

'혁전 복지원 사건' 피해자인 현상필이 책임 당사자들에게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한진우도 피해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한진우는 복수보다는 자신을 포함한 피해자들의 상처를 보듬고, 은폐된 사건의 진실을 알렸다. 류덕환은 그런 한진우의 감정선을 세밀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극에 녹여냈다. 류덕환의 연기를 통해 한진우는 책임지지 않은 어른들로 인한 사회적인 병폐와 정의란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회피하지 않고 감당함으로써 더 이상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것이라는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졌다.

또다시 한진우를 연기하며 '배우 류덕환'의 진가를 대중에 각인시킨 그다. 덕분에 '신의 퀴즈 리부트'는 시리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류덕환이 4년이라는 공백기를 지우고 '신의 퀴즈' 시리즈의 귀환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건 장인 정신에 가까운 완벽함이었다. 실제로 류덕환은 한진우가 극 중 사건의 연결고리로 등장하는 '드무아브르의 정리' 수식을 써내려 가는 장면을 위해 하루 밤새에 A4 용지 100장 넘게 써가면서 완벽히 숙지했다. 류덕환은 "쓰는 척하면서 연기하는 게 제 성격상 절대 안 된다"면서 "그걸 해내고 나니까 속은 후련하더라. 노력에 대한 뿌듯함은 느꼈다"고 했다.

잠시 나오는 장면에서조차 류덕환은 완벽하게 한진우가 되기 위해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고 자신에게 체화시켜 연기로 풀어냈다. 지독하리만치 완벽한 류덕환의 연기에 한진우는 생동감을 얻고 '신의 퀴즈' 시리즈 속에서 살아 숨 쉬며 성장할 수 있었다.

한진우의 성장은 류덕환이 '신의 퀴즈' 시리즈와 함께한 성장과 맞닿아 있었다. "예전에는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해 대중에 강요했다"는 류덕환은 "지금은 그들이 원하는 것도 내가 들어가 줄 필요가 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자기 잘난 맛에 살던 한진우가 법의관 사무소 사람들과 복작거리며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같이'의 가치를 깨닫고, 자신의 사람을 지키기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인물로 성장한 것처럼. 류덕환도 개인을 넘어 대중과 함께 할 줄 아는 배우가 돼 있었다. "그것이 나를 위한 선택이기도 한 것 같다. 팬들이 원하는 것들에 내가 귀를 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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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퀴즈' 촬영이 끝나면 일부러 다신 안 한다고 떠들고 다녀요. 한진우가 겪는 이야기들이 너무 커서 감정 소모가 바닥을 치다 보니까, 끝나고 나면 다시는 보고 싶지 않더라고요. 미친 듯이 하기 싫어요. 근데 뭐 어떡해요. 지금 와서 시즌 6을 '한다' '안 한다' 하는 건 의미가 없어요. 매번 안 한다고 이야기해도 이렇게 다 했는 걸요.(웃음)"

"오늘의 류덕환은 '신의 퀴즈' 시즌 6을 하기 싫은 마음"이라며 고개를 저었지만, 금세 "이 캐릭터를 놓치고 싶은 마음은 절대 없다"고 말하는 류덕환이다. 류덕환 혼자 이룬 성과는 아니지만, 류덕환이었기에 가능했던 '신의 퀴즈'. 언제고 다시 능청스러운 한진우로 돌아올 류덕환을 기대해 본다.

"'신의 퀴즈'는 다른 작품이랑 다를 수밖에 없어요. 다른 작품은 끝나면 '잘 끝났다' '고생했다'가 먼저 나오는데, '신의 퀴즈'는 '이번에도 잘 살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이제는 팬분들과 같이 완전체가 된 느낌이에요. 그분들과 같은 마음으로 뭔가 한바탕 잘했구나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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