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10년 고생 하다 보니 [인터뷰]
2019. 01.23(수) 14:29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인터뷰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이병헌 감독을 두고 ‘희극지왕’ 혹은 ‘말맛의 대가’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그러나 이병헌 감독은 영화 ‘극한직업’이 정통 코미디를 처음 한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10년쯤 열심히 달려 오다 보니 이전과 다른 가치관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병헌 감독은 영화 ‘과속 스캔들’ ‘써니’ ‘타짜-신의 손’의 각색, 영화 ‘스물’, ‘바람 바람 바람’ 등을 연출하며 재치 있는 대사로 관객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그런 그가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 배급 CJ엔터테인먼트)으로 돌아왔다.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수사극이다.

이병헌 감독은 모니터 시사나 언론 시사회에서 함께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해 “전보다 더 긴장이 됐다”고 했다. 그리고는 이러한 긴장감을 주는 시사회에 대해 “굉장히 잔인한 짓”이라고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그는 “시사회 내내 쪼그라드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나마 이병헌 감독은 자신이 생각했던 관객들의 웃음 타이밍보다 더 빠르게 관객들이 웃었다는 점에 안도를 했다. 또한 자신이 생각한 것 보다 관객들의 웃음이 컸다는 것에 만족했다. 그는 “의도 대로 관객들이 웃어주는 부분도 있지만 ‘저기에서 왜 웃지’ 싶었던 것도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코믹한 대사로 관객을 웃겨 왔던 이병헌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정통 코미디를 처음 한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영화 ‘스물’이나 ‘바람 바람 바람’의 경우 ‘극한직업’과 결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소재를 떠나 이전 작품은 감정을 따라가는 드라마다. 웃기는 게 우선이 아닐 뿐 더러 오히려 웃음을 경계하는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에 대해서는 “상황을 따라가는 코미디”라고 했다. 그는 “조금 더 웃겨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후반 작업에서 덜어내면 되니까 현장에서 나오는 아이디어에 한계를 두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오로지 웃기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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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감독은 그동안 적당한 아이템을 찾지 못해서 정통 코미디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이 끝난 뒤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왔다고 했다. 이 감독은 “전작을 하면서 감정적으로 힘이 들었다. 감정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고단 했다”고 했다. 물론 그러한 고단함도 즐거운 고단함이지만 지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법이었다.

전작을 끝낸 뒤 이병헌 감독은 한 번 만드는 사람도 즐겁고 행복하게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영화 ‘극한직업’ 제안은 ‘드디어 올게 왔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이 신선하면서도 정통 코미디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설정 자체는 고전 코미디스러웠다. 전복되는 상황에서 오는 아이러니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극한직업’을 보자마자 재미있는 코미디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에 대해 “한 사람이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가 잘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감독은 배우와 미팅을 할 때도 끊임없이 강조를 한 것이 팀이었다.

감독의 생각에 배우 류승룡을 비롯한 배우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모두가 격하게 동의를 해줬다. 이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서 팀워크라는 것이 호흡이 잘 맞아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편집을 할 때 보면 감독은 대번에 보인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팀워크라는 것이 배려에서 나온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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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감독은 영화를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그는 “영화를 시작할 때 시나리오 작가로 시작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영화 전공도 아니고 인맥도 없고 많은 것이 부족한 상태였다고 했다. 그런 그가 영화를 하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 바로 자신이 가장 잘하는 걸 특화 시키는 것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 코미디를 선택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캐릭터 입에서 나오는 대사가 중요했어요.그런 고민을 하면서 10년이 넘었어요.”

이병헌 감독은 흔히 자신이 쓰면 바로 재미있는 대사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수정을 반복하다 보면 좋아진다”고 했다. ‘극한직업’의 경우 각색을 하는데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더구나 이병헌 감독은 매 장면,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관객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한 생각 때문에 각색을 위한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그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무작정 걷는다고 했다. 걷다 보면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또 다시 수정을 하는, 어찌 보면 지루한 수정 작업을 이어갔다.

올해 40세가 된 이병헌 감독은 과거 20~30대는 블랙 코미디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다가 따뜻하게 다루는 방식을 선호했다. 그러나 영화를 10년간 하면서 생각이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블랙 코미디가 아니더라도 편안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이 휴머니즘이라고 했다. 그는 “가족 이야기, 따뜻한 이야기로 풀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했다.

그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이유는 ‘행복’ 때문이었다. 이 감독은 “10년 동안 열심히 쉬지 않고 일을 해 목표를 이뤘다”고 말했다. 빚도 갚고 자신이 목표를 초과해서 달성했지만 정작 행복하지 않고 힘들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나이를 먹는 걸 계산하지 못했다. 체력이 떨어졌다”며 “더 일을 많이 해야 하는데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1, 2년 그러한 고민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거친 생각도 자연스럽게 줄어들면서 내려 놓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러한 생각이 ‘극한직업’에도 반영이 됐어요. 신기한 건 내려 놓으니까 오히려 반응이 좋다는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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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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