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정우성이 말하는 ‘좋은 사람’ [인터뷰]
2019. 01.25(금) 17:33
증인 정우성 인터뷰
증인 정우성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영화 상에서 지우(김향기)는 자신의 마음에 걸어 놓은 빗장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순호(정우성)에게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라고 묻는다. 영화 속 순호는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인물이다. 순호 만큼이나 정우성 역시도 좋은 사람이고자 하는 배우다.

‘증인’은 유력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정우성은 그간 영화 ‘인랑’ ‘강철비’ ‘더킹’ ‘아수라’ 등 카리스마 넘치는 선 굵은 연기를 펼쳐왔다. 그러나 ‘증인’을 통해 정우성은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한결 인간적인 면모가 풍기는 인물을 연기했다.

순호 역할을 선택한 것에 대해 정우성은 “일상의 찬란함에 대한 갈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증인’ 시나리오가 주는 담담하지만 따뜻하고 그 여운이 오래가는 요소 때문에 선택을 하게 됐다고 했다. 물론 기존의 캐릭터와 다른 정우성의 모습에 대중이 어색함을 느낄 수도 있다. 정우성 역시도 자신의 연기적인 변신에 대해 대중이 낯섦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정우성은 그간 자신이 쌓아왔던 시간을 믿었다. 그는 대중이 규정 지은 정우성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영화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벗어났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 과거와 달리 “다양해졌다”고 한 그는 “일상에 대한 연기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여지가 분명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편견을 온전한 나로 바꾸려고 했어요. 사실 내가 가진 남의 편견보다 남들에게 받는 편견이 커요. 내가 보는 시선보다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수니까요. 그럼에도 우리는 자기 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봐요. 이런 시선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걸 많이들 자각하지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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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이번 '증인'에서 정우성은 순호를 연기함에 있어서 힘을 빼고 캐릭터 자체에 녹아 들었다. 그는 “일상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일상성을 담고 있는 공간 안에서 일상적이고 준비되지 않은 연기를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 배우 김향기와의 호흡도 자연스러울 수 있었다. 정우성은 의식을 하고 말을 붙이는 것만이 소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묻지 않고 상대를 바라보고 있기만 하더라도 때로는 큰 소통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현장에서 어떻게 임하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 대화보다 더 나은 소통이라고 판단했다.

정우성은 “어떠한 상상도 하지 않은 채 현장에 갔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자신이 그려왔던 지우의 모습이 아닌 김향기가 표현하는 지우의 모습을 따라가 갔다. 정우성은 오히려 이러한 방식이 더 다양한 연기가 나왔다고 했다.

큰 줄기를 정하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다양함을 찾다 보면 자칫 과해질 수 밖에 없다. 정우성은 “재미있다 보면 자신감이 생기면서 의도를 담고 표현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부분을 배제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또한 이한 감독이 과해질 경우 바로 눈치를 채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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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은 스스로에게 “나는 악할 수 없는 사람인 건 틀림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때로는 대중이 바라보는 ‘착한 사람’ 정우성에 대해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선입견으로 작용해 ‘좋은 사람’을 강요하는 느낌을 받을 때마다 부담이라고 했다.

정우성은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 동료 배우들 사이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정작 정우성은 좋은 사람이 아닌 관심과 배려라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스태프가 궁금했을 뿐이고 내가 즐겁게 일하는 만큼 현장에서 각자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기를 바랐을 뿐”이라고 했다. 자신의 이런 바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소통은 사람의 상태에 대한 관심이다. 눈을 바라보고 그 사람의 상태를 묻는 것이 소통의 기본이자 관심의 시작이라고 했다. 이러한 정우성의 생각은 청소년기부터 시작됐다. 가난한 산동네에서 세상에 대한 동경과 부러움을 가진 아이가 얼마만큼 세상에서 가치 있게 존재할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해왔다고 말했다. 자신이 어떻게 되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일상화 되면서 현재의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논란이 됐던 예멘 난민 발언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도 정우성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정당한 일이고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논란이 되는 것 역시도 관점의 차이이기 때문에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반대 되는 이야기가 있을 때 도망가지 않는다고 했다. 당당히 이야기하는 것이 자신의 정당성을 지키는 노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우성이 어떤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증인’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되려 영화는 시나리오가 담고 있는 이야기를 강요하거나 설득하지 않은 채 담담하게 이야기를 한다. 정우성은 “결핍을 바라보는 존재가 문제인 것 같다”며 바라보는 시선, 사회의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내포한 의미가 느껴질 때, 보여지지 않은 의미가 온기를 만들어 낼 때 따뜻함을 만들어 낸다고 했다. 정우성은 ‘증인’이 그러한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정우성은 “누구에게나 좋을 수 없다. 관계는 항상 상대적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조직, 사회, 가정 관계, 혹은 갖고 있는 신분, 직업, 직책에 대한 책임 안에서 다양한 관계가 있다”며 “다만 지키기 위한 것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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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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