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반’ 조정석, 정재철의 불안감 느껴지도록 [인터뷰]
2019. 01.29(화) 10:00
뱅반 조정석 인터뷰
뱅반 조정석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재벌 악역이 영화 상에서 소비되는 패턴이 비슷하다. 재력을 기반으로 주체할 수 없는 광기, 남 위에 군림하는 오만함, 여기에 공권력을 무시하는 태도까지. 영화 ‘뺑반’에서도 재벌 악역이 등장한다. 그러나 기존에 봐왔던 재벌 악역과는 다르다. 이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악역에 도전한 조정석의 노력의 결과다.

‘뺑반’(감독 한준희 배급 쇼박스)은 통제불능 스피드광 사업가를 쫓는 뺑소니 전담반 ‘뺑반’의 고군분투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조정석은 극 중 한국 최초 F1 레이서출신의 JC 모터스 의장이자 불법 레이싱을 즐기는 스피드광 정재철 역을 맡았다.

조정석은 ‘뺑반’을 통해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을 했다. 그는 영화의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하고 싶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새로운 것을 만났을 때 짜릿함이 좋다”는 그는 자신에게 정재철이라는 인물이 들어온 것이 좋았다고 했다.

극 중 정재철은 재벌 악역이지만 가장 큰 특징이 말을 더듬는다는 점이다. 흔히 말을 더듬을 경우 어눌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러나 조정석이 연기한 정재철은 어눌한 분위기를 만들면서도 한 편으로는 서늘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조정석은 정재철이 말을 더듬는다는 점에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부터 고민을 해야 했다. 그는 말을 더듬는 것에 대해 “시나리오부터 있었던 설정”이라고 했다. 이러한 설정을 보고 조정석은 이러한 정재철의 설정으로 인해 대사가 전달하는 것에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말을 더듬지만 그 안에서도 정재철의 감정이 관객에게 충분히 전달이 될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독특한 점은 정재철이 말을 더듬지만 매번 말을 더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정석은 한준희 감독과 상의를 하면서 때에 따라 말을 더듬고 어떤 경우에는 매끄럽게 말을 하는 모습을 만들어 나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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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은 자신이 연기한 정재철에 대해 “이상한 놈”이라고 했다. 이러한 이상한 놈을 자신이 바라보는 지점과 한준희 감독이 생각하는 바를 맞춰가는 과정이 상당히 세밀하게 진행이 됐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 조정석은 한 감독이 배우에게 생경한 감정을 끌어낸다고 했다. 이와 함께 그는 한 감독을 한 마디로 “예술적 변태”라고 지칭했다.

이상할 정도의 모습을 보고도 되려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정석은 촬영 당시 있었던 일을 꺼냈다. 정재철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장면에서 한쪽 눈을 비정상적이게 떠는 모습이 등장한다.

조정석은 해당 장면이 의도되기 보다는 자신의 실수로 인한 NG 장면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되려 한 감독은 이러한 모습이 정재철을 더 이상한 캐릭터로 보인다고 좋아했다고 했다. 조정석은 “오히려 느낌이 잘 산다고 했다”며 “자신의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를 사랑하는 게 절로 느껴진다”고 한 감독이 보여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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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이 연기한 정재철이라는 인물은 기존에 봐왔던 재벌 악역과는 느낌이 다르다. 조정석 역시도 “기존의 재벌과는 다른 느낌”이라고 했다. 흔히 등장하는 재벌 악역의 경우 대대손손 재벌이라면 정재철은 자수성가 스타일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정재철은 생존을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인물이에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결이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악역을 연기함에 있어서 조정석은 다른 캐릭터를 참고하기 보다는 ‘불안감’이 느껴지는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다. 그는 “기존의 재벌 악역에게는 느긋함이 있다”며 “그러나 정재철은 예민하고 항상 쫓기는 듯 불안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재철이 느끼는 불안감이 어느 장면이든 느껴 지기를 바랐다. 그렇기 때문에 조정석은 “조용히 있더라도, 소리를 지르더라도,혹은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더라도 불안한 기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재철의 불안감에 대해 조정석은 그가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왔고 자수성가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정석은 “자기가 일궈낸 것을 절대 잃고 싶지 않아 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것을 잃고 싶지 않고, 놓치고 싶지 않기에 불안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영화 상에서 정재철은 경찰청장과 모종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상하관계라기 보다는 동등한 입장에서 기 싸움에 가까운 신경전을 벌인다. 특히 경찰청장은 성당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정재철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 찍는다. 기존에 재벌 악역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조정석은 경찰청장과의 관계 역시도 정재철의 출신이기에 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그런 관계도 재미있었다. 기존의 재벌이라면 정재철에게 경찰 청장이 함부로 하지 못했을 것이다”며 “이미 서열이 정해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재철은 자수성가를 한 인물이기에 경찰청장과의 신경전을 벌이는 묘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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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이라는 인물은 뺑반의 서민재(류준열)에게 경쟁심을 느낀다. 조정석은 “민재한테 자격지심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최초의 F1 레이서 출신이자 세계 무대에서 뛰고 목숨을 걸고 레이싱을 하는 재철 입장에서는 민재라는 인물이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재철은 민재와 대결을 내심 기대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조정석은 ‘뺑반’에서 대다수의 장면을 직접 운전을 하면서 연기를 펼쳤다. 이에 대해 그는 “운전을 하면서 연기를 하니까 어려웠다”고 했다. 허나, 이런 어려움 가운데도 좋았다고 했다. 좀 더 시도를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이러한 마음을 느끼면서 조정석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탐 크루즈가 직접 액션을 연기를 하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끼면서도 직접 하는 마음이 이해가 됐다고 했다. 그는 “배우들이 좋은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 욕심을 내는 것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됐다”고 말했다.

조정석은 악역 연기를 한 것도, 직접 운전을 하면서 연기를 한 것에 대해서도 “앞으로도 이렇게 할 거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자신에 대해 시도와 도전을 멈추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팬들이나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좀더 모험을 즐길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JS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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