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듯 낯선 듯' 그 경계에 선 ‘기묘한 가족’ [씨네뷰]
2019. 02.11(월) 16:38
기묘한 가족
기묘한 가족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좀비’라는 소재는 영화, 드라마 등에서 자주 사용된다. 그만큼 대중에게 익숙하다는 소리다. 그러나 장르적 한계가 분명한 소재기도 하다. 대다수의 좀비 영화는 좀비의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달리는 좀비가 처음으로 등장한 ‘새벽의 저주’나 인간처럼 생각하는 좀비가 등장한 ‘웜바디스’, 1인칭 시점으로 공포감을 극대화 한 ‘REC’ 등이 익숙함 사이에 낯섦으로 관객에게 기존의 좀비 영화와 다른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 배급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은 충청도의 조용한 마을에 난데없이 좀비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새벽의 저주’ ‘웜바디스’ ‘REC’처럼 기존의 좀비 설정을 비트는 지점이 흥미롭다. 여기에 코미디라는 장르적 특성이 결합돼 좀비 영화임에도 웃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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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좀비라 하면 물리면 좀비가 되는 공포스러운 존재로 그려진다. 그러나 ‘기묘한 가족’에 등장하는 좀비에게 물리면 젊어진다. 여기에 농촌이라는 배경이 코믹한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린다. 고령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한국 농촌 사회에서 물리면 젊어지는 좀비의 등장에 서로 좀비에 물리려고 돈을 짊어지고 오게 되는 상황이 펼쳐진다. 좀비의 첫 희생자 만덕(박인환)은 망한 주유소를 살리기 위해 가족과 함께 동네 사람들을 상대로 기묘한 비즈니스를 펼친다.

더구나 쫑비(정가람)라는 이름까지 얻고 노동력을 착취당한 좀비는 사람을 물어 뜯기 보다는 양배추를 즐겨 먹는 채식주의 좀비다. 이런 쫑비를 만덕의 막내 딸 해걸(이수경)은 마치 동물을 조련하듯 대한다. 이러한 낯선 설정이 주는 재미는 영화의 초반을 이끌고 간다.

그러나 ‘기묘한 가족’ 역시도 장르적 한계가 있다. 영화를 초반과 후반으로 나눈다면 초반은 기존의 좀비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낯섦을, 후반은 기존 좀비 영화에서 흔히 봐왔던 익숙함으로 채워져 있다.

영화 후반은 좀비에게 쫓기는 주인공의 모습, 밀폐된 공간에 난입하는 좀비, 건물을 점거한 뒤 몰려드는 좀비의 공격을 버티며 도움을 기다리는 모습 등은 기존의 좀비 영화 클리셰를 쫓아간다. 좀비 영화 좀 봤다 하는 관객이라면 여러 좀비 영화의 제목이 떠오르게 한다. 특히 쫑비와 해걸의 관계는 영화 ‘웜바디스’의 R(니콜라스 홀트)과 줄리(테리사 팔머)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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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코미디 장르에 충실한 영화다. 영화 후반 주유소의 몰려든 좀비들이 주유소를 클럽처럼 만들어 버리는 일명 ‘좀비 클럽 장면’은 웃음에 인색한 관객이라도 웃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주유소 바람인형이 관객의 시선을 강탈한다.

물론 좀비 영화로서는 기존의 장르적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그러나 코미디 영화로서는 좀비 클럽 장면이라는 결정적인 한 방을 가진 재미있는 영화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영화 ‘기묘한 가족’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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