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차왕 엄복동’ 정지훈, 이쯤 되면 지독한 노력왕 [인터뷰]
2019. 02.25(월) 10:27
자전차왕 엄복동 정지훈 인터뷰
자전차왕 엄복동 정지훈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이쯤 되면 지독한 노력왕이다. 배우 정지훈이 영화 속 엄복동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과정은 절로 감탄을 하게 한다. 오히려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감독 김유성 배급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은 일제 강점기 희망을 잃은 시대에 쟁쟁한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 1위를 차지하며 동아시아 전역을 휩쓴 ‘동양 자전차왕’ 엄복동을 소재로 한 영화다. 극 중 정지훈은 물장수에서 자전차 영웅으로 조선의 희망이 된 엄복동 역을 맡았다.

정지훈은 배우 이범수에게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자전차왕 엄복동’이라는 제목만 보고는 어린이 영화 혹은 가족 영화를 만드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시나리오를 읽다 보니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고 했다. 그리고 자전차 경주가 영화에서 어떻게 그려질지도 궁금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지훈은 “엄복동이라는 인물을 알리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적어도 엄복동이라는 인물을 알렸다. 알리는 것에 충실하게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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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은 엄복동이라는 인물을 위해서 선수촌에 입단해 말 그대로 피나는 연습을 했다. 그는 자전거 연습을 할 때 허벅지에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연습의 또 연습을 이어갔다. 그는 “정말 많이 달렸다”고 말했다.

촬영을 할 당시에도 끊임없이 자전거를 타야만 했다고 했다. 그는 “촬영을 하고 컷을 하면 자전거를 멈추는 게 아니라 트랙을 한 바퀴 돌아서 와야 했다”며 “수십 번 테이크를 가다 보니까 회차를 다 합치면 어마어마한 거리를 달린 것이다”고 했다.

무엇보다 정지훈은 하루에 8시간씩 자전거를 타다 보니까 힘들고 지칠 때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걸 왜 하고 있냐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 데 어떻게 하겠는가 이미 하겠다고 한 것을”이라고 밝혔다.

정지훈은 자전거 연습뿐 아니라 엄복동이라는 인물의 연기함에 있어서도 많은 준비를 했다. 그는 “나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연구를 많이 했다. 혹시라도 드라마, 무대에서 보여준 익숙한 모습이 엄복동에게 나올 까봐 수시로 모니터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지훈은 순박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엄복동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그는 “순박한 정지훈이 뭔지 고민을 했다. 꾸며내면 안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며 “이미 속세를 경험할 만큼 한 나로서는 순박할 수 없다. 그렇다고 세상 물정 모르던 순박한 18살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결국 노력 밖에는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지훈이 연기한 엄복동은 위인전 등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당시를 살았던 이들이 기억하는 정도, 혹은 당시 언론 보도에 등장하는 기사 몇 줄이 엄복동 행적의 전부다. 그럼에도 엄복동이 실존 인물이기에 정지훈은 이를 연기하기 위해서 더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해야만 했다.

그는 “엄복동이라는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서 도표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시나리오에 엄복동이 등장하는 모든 장면을 도표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리고는 해당 장면마다 엄복동이 어떤 행동을 했을지, 어떤 감정이었을지, 혹은 어떤 말투를 사용했을 지를 적어 내려갔다.

그는 “도표를 만들어서 장면마다 여러 가지 대안을 1안, 2안, 3안을 적어놨다”며 “이를 시나리오에 포스트잇으로 일일이 붙여 놨다”고 했다. 이어 “보통 시나리오를 모두 외우고 현장에서 다른 배우와 호흡을 맞춘다. 그러나 이번 현장에서는 준비한 것을 바탕을 현장과 이야기가 진행하는 것에 맞춰가면서 1안, 2안, 3안 등에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해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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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매사에 치열할 정도로 열심히 노력을 하는 이유는 대중이 자신을 좋아하는 지점이 ‘노력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노력 여하와 상관없이 대중의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할 시기라고 했다.

그는 “대중이 나를 좋아하는 것이 ‘노력’이라는 것이다”며 “신인 때 정말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그러한 모습이 마친 짠한 우리네 형 혹은 동생 같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이 해외에 나가고 그러니 더욱이 응원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라는 게 정지훈의 생각이다.

“지금은 조금 다른 거 같아요. 열심히 하는데 이전처럼 제가 배고프지 않잖아요. 제 삶이 힘들지 않잖아요. 그러니 열심히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애잔한 감정이 덜한 거죠. 그런 만큼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간 정지훈이라는 인물은 예능에 나오면 게임 잘하고 춤 잘 추고, 무대에서 화려한 모습이 전부였다. 정지훈은 이러한 모습이 아니라 다른 면모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가 고민거리라고 했다. 더욱이 어찌보면 당연해진 '열심'으로 인해 정지훈은 열심히 사는 정지훈이 아닌 인간적인 정지훈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숙제라고 했다.

그는 “어떻게 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지 고민을 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가서 내 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정지훈은 ‘자전차왕 엄복동’을 선택한 이유도 자신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만큼 엄복동이라는 인물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엄복동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정지훈은 결국 데뷔 이후 지금껏 미련스럽게 노력을 해온 것처럼 우직하게 연습을 하고 준비를 했다. 그는 “내 연기가 창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연구를 많이 했다”며 “그래도 내 자리에서 내 몫을 충실하게 하는 게 중요했다”고 밝혔다. 결국 인간적인 정지훈의 모습은 묵묵히 열심히 하는 자체가 그의 가장 인간적인 모습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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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레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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