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담이 경험한 놀라운 봉테일의 세계 [인터뷰]
2019. 06.02(일) 08:00
기생충 박소담 인터뷰
기생충 박소담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배우 박소담은 영화 ‘기생충’에서 기정 역할을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기정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박소담은 기택 네 가족의 일원으로 완벽히 동화됐다. 박소담은 이렇게 자신이 연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봉준호 감독 덕분이라고 했다.

‘기생충’(감독 봉준호 배급 CJ엔터테인먼트)은 기택 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 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두 가족의 걷잡을 수 없는 만남을 그린 이야기 영화다. 박소담은 극중 기택의 딸 기정 역할을 맡았다.

박소담은 시나리오를 받고 자신이 연기할 기정이 부분이 너무 잘 읽혔다고 했다. 그는 “기정의 대사가 입에 잘 붙어서 감독님이 날 파악하고 있는 건가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대사를 외우지 않아도 될 만큼 편안했다고 했다. 박소담은 “이렇게 써준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대사가 입에 잘 붙는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박소담은 무엇보다 그간 가지고 있던 자신의 갈증이 풀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박소담은 “일상적인 언어로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러한 갈증을 풀 수 있었던 작품이 바로 ‘기생충’이라고 했다.

극 중 기정은 욕설을 하기도 하고 담배를 피우는 등 조금은 거친 모습을 보여준다. 박소담은 “시나리오를 보면서 욕설 부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그냥 욕설 마저도 기정의 일상이라고 판단을 했다. 그리고는 욕설을 어떻게 표현할지 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만들어가는 쪽을 택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찰진 욕설 때문에 애드리브 아니냐고 하는데 감독님이 써주신 것이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우와 기정의 남매 사이이지만 표면적으로 보면 기우가 오빠처럼 보이지 않고 기정이 동생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이 역시도 봉 감독이 먼저 제안을 했던 것이라고 했다. 박소담은 “감독님이 처음부터 누나인지 동생인지 모르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며 “오빠라고 부르는 장면이 없다 보니까 관객들이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게 만든다”고 했다. 기정과 기우의 모습에 대해서도 박소담은 기정이 모든 상황을 진두지휘하는 느낌이 있다 보니까 누나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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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담은 영화 ‘검은 사제들’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자존감이 낮아지면서 행복할 것 같아서 시작했던 일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깨닫고 슬럼프에 빠졌다. 그러면서 박소담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됐다.

그러는 사이에 박소담은 장률 감독의 ‘군산’을 매니저도 없이 홀로 찍으면 20대 초반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공부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됐다. 여행도 하고 쉬면서 재충전의 시기를 갖게 된 박소담은 ‘빨리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는 차에 봉준호 감독의 연락을 받게 됐다.

박소담은 “사실 그전에 한 번 봉준호 감독님을 만난 적이 있었다. ‘옥자’ 때 미팅을 했는데 10대 중반 역할인 미자 때문에 만났는데 내가 나이가 많아서 캐스팅이 안 됐다”고 했다. 그 당시에 박소담은 봉준호 감독과 차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수다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런 뒤 봉준호 감독에게 다시 연락을 받은 박소담은 ‘옥자’ 때처럼 편안한 생각으로 미팅 자리에 나갔다고 했다. 박소담은 “당시에 봉준호 감독님이 같이 하자고만 했지 시나리오가 나온 상황이 아니라서 ‘거절 해도 된다’고 이야기를 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과 함께 하는 작품인데 거절할 리가 없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나 이후 박소담은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박소담은 “3년 전 여름쯤 제안을 받고 나서 2달 정도 연락이 없어서 불안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연락이 와서 밥을 같이 먹고 한두 달 지나서 연락이 오면 봉준호 감독과 밥을 먹는 정도였다고 했다.

박소담은 “너무 긴장을 했다. 오디션을 보고 기다리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리고는 봉준호 감독을 다시 만났을 때 불안감을 토로하자 봉준호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느라 바빴다고 했다고 밝혔다. 박소담은 “송강호 선배는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강호 선배마저 그 시기에는 작품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시더라”고 했다.

그렇게 기다림 끝에 받아 든 시나리오를 보고는 박소담은 자신과 비슷한 부분이 많은 기정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소담은 “감독님이 평소에 들고 다니는 아이패드 안에 배우들의 사진과 영상이 많이 있다”며 “일상적인 부분을 담아두고 있다”고 했다.

박소담은 이러한 봉준호 감독의 세심함이 결국 기정이라는 자신에게 너무나 편안한 캐릭터를 탄생시킨 비결이라고 생각했다. 박소담은 봉준호 감독에 대해 “시나리오를 쓸 때 배우들의 동선까지 계산을 해서 쓴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박소담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한동안 가슴 한 켠이 뻥 뚫린 기분을 받았다고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를 보고 나서 박소담은 “감독님에게 감사했다”고 말했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131분이라는 시간 안에 담아서 작품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그래서 기대가 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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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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