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X 101’의 조작 의혹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 [이슈&톡]
2019. 07.29(월) 17:32
프로듀스 X 101
프로듀스 X 101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일어난 투표 조작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방송사가 경찰에 해당 프로의 제작진을 수사해 달라고 의뢰까지 했다 하니 말 다한 셈. 단순히 응원하는 연습생이 떨어져서 벌어진 소동이 아니라 제작진에 의한 조작일 가능성이 선명해진 까닭이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여전한 화제성을 일으키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프로듀스 시리즈’가 최대의 위기를 만났다.

지난 19일 막을 내린 Mnet ‘프로듀스 X 101’의 결과에 의뭉스러운 점이 제기되고 있다. 데뷔 멤버로 선출될 것이 유력했던 연습생들이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하자 일부 대중이 의혹을 가졌고 그러던 중 1위부터 20위까지의 득표수에서 이상한 부분을 발견한 것. 모든 득표의 차이가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의 형태를 띠었는데 이는 수학적으로 상당히 희박한 경우다. 즉, 조작설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것.

이에 ‘프로듀스 X 101’(이하 ‘프듀 X’)은 득표 수 집계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을 뿐 순위에는 이상이 없다 말하며 해명했으나 프로그램을 향한 팬들의 신뢰는 이미 깨진 상태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가공하지 않은 원본 득표 수를 요구하는 동시에 해당 제작진을 고소할 예정에 있으니, 악화일로에 놓인 상황 앞에 방송사인 Mnet은 결국 경찰의 수사권을 내부로 끌어올 수밖에 없게 되었다.

‘프듀 X’의 조작 의혹에 팬들 혹은 대중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그저 응원하는 연습생이 붙고 떨어지고의 맥락이 아니다. ‘프듀 X’는 데뷔를 하여 무대를 누비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그동안 갈고 닦아 온 매력을 발산하며 대중에게 선택되길 바라는 연습생들의 간절함을 소재로 하여, 소위 시청률 장사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비꼬진 않는다. 방송은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한 산업으로 ‘장사’가 자연스러운 본질이니까.

문제는 장사를 하려면 제대로, 정직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데 있다. 게다가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간절함이란 영역, 꿈이란 가치를 상품화 했고 그를 위한 노력에 순위까지 매겼다.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한층 더 힘을 기울여도 모자를 판에, 득표 수 조작 의혹이라니. 이는 상도덕에 어긋난 일임은 물론, 자신의 꿈과 노력을 내놓은 쪽과 이를 마음에 들인 쪽 모두를 완벽하게 모독한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결과 조작, 누구나 한번쯤 의심해보았을 사안이다. 방송이란 세계 자체가 구미에 맞춘 편집이 능한 곳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매순간 의심을 떨치고 프로그램에 몰입하여 시청하는 까닭은 방송가의 생태는 그럴 지라도 출연진의 진정성 만큼은 믿고 싶어서다. 적어도 이 진정성을 가지고 장난은 치지 않을 거란, 우리의 오락을 해할 만큼의 속임수는 없을 거란 작은 신뢰 때문이다.

그래서 ‘프듀 X’의 결과 조작 의혹이 사실로 판명되었을 시 그 죄질은 상당히 무겁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악명 높은 이름만 남긴 채 사라질 것은 자명하다. 물론 꿈의 상품화는 너무도 달콤한 소재라, 다른 모습과 구도를 취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무대 위로 끌어올려지겠지만, ‘프듀 X’의 이번 사태가 타산지석이 되어, 꿈과 꿈을 향한 간절함이 상품화는 될지언정 그 진정성에 있어서는 농락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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