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의 ‘노쇼’, 결국 태도의 문제 [이슈&톡]
2019. 07.30(화) 17:28
호날두 노쇼
호날두 노쇼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호우형이라 불리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제 우리에게 ‘노쇼형’이 되었다. 호날두가 경기를 뛴다는 소식에 많은 팬들이 찾은 유벤투스와 K리그 팀의 친선 경기, 그러나 정작 주인공은 시종일관 좋지 않은 표정으로 벤치에만 앉아 있다 돌아간 것도 모자라 심지어 개인 SNS에 ‘집에 돌아와 기쁘다’라는 표현과 함께 러닝머신 위에 기분 좋게 서 있는 모습을 게재했다.

안 그래도 사인회도 취소하고 벤치에만 앉아 있던 호날두의 모습에 팬들은 내심 속이 언짢았을 터. 하지만 개인 사정상 몸 상태가 어쩔 수 없이 불편한 경우가 있으니까, 또 어찌 되었든 티켓 구매의 본질은 축구 경기지 특정한 스타가 아니니까 등등, 여러 모로 이해의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었는데 그의 SNS 활동이 여기에 기름을 붓고 말았다.

결국 호날두의 태도에서 무례함을 느낀 팬들은 유벤투스의 내한 경기를 주최한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호날두를 사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유벤투스는 경기를 하러 왔을 뿐이고, 호날두는 팀 소속 선수일 뿐이라며, 선수가 뛸 만한 조건이 되지 않으면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나가지 않을 수 있다고 정도에 지나친 반응이란 의견도 있긴 하다. 스타만을 고집하는 대중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

물론 틀린 이야기는 아니나, 이번 호날두의 노쇼 경우에선 완전히 빗나간 쟁점이다. 우선 호날두의 출전 예고로 티켓 값이 상당했고 초청을 받고 하는 쪽 모두 이를 염두에 두고 일을 진행했다. 스타를 상품화하여 장사를 했고, 대중은 이에 응했을 따름이란 거다. 이제 와서 본질 타령 할 것 없이 애초부터 목적이 그러했고, 유벤투스와 호날두는 이에 충실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사기 혐의로 고발을 당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스타 개인으로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신뢰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개인의 사정이 시급했어도 이해를 돕기 위한 충분한 설명을 추후에라도 덧붙여야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상대방은, 즉 스타에게 마음을 주었던 대중은 관계의 진정성에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금이 가기 시작한 신뢰는 회복하기 힘들다. 자연스레 마음을 거두는 수순을 향해 가게 되는데 좀 더 악화되면 비난하는 입장으로 옮겨져 농락당한 만큼 분노를 터뜨리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지금이 그러하다. 호날두를 ‘날강두’라 부르고 그를 고발할 만큼, 당시와 관련되었다 여겨지는 모든 이들에게 불똥이 튈 만큼 대중의 분노가 극에 달해 있다. 그 중에서도 통역을 맡았던 이혜성 아나운서와 알베르토 몬디를 꼽을 수 있는데, 전자는 인터뷰를 굳이 영어로 진행했다는 점, 후자는 우리에게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을 통역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는 점 때문에 엄청난 비난 세례를 받아야 했다.

흥미롭고 또 안타까운 사실은, ‘노쇼’도 ‘노쇼’인데 이 모든 상황이 태도로 인해 빚어지고, 태도로 인해 악화되었단 것이다. 호날두가 후에라도 사죄의 의미가 담긴 해명을 내놓았다면, 감독 사리가 기자들의 질문에 좀 더 사려 깊게 응했다면, 한국의 팬들이, 대중이 적어도 무례하다고, 무시를 당했다고 느끼진 않았을 테니까.

장사에 응하여 받을 건 다 받아놓고 마치 우리를 축구 경기 볼 줄 모르는, 스타에게만 집중하는 우매한 대중 취급을 하고 있으니 화가 날 수밖에.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건 진정성 어린 사과 밖에 없지만 과연 이 심도 깊은 맥락을 그들이 자각이나 할 수 있을런지 의심스럽다. 그저 호날두를 보지 못한 투정으로만 여기진 않을지, 염려스러울 따름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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