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뮤지컬 배우의 위험한 사고방식 [이슈&톡]
2019. 07.31(수) 11:12
강성욱
강성욱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유명인의 성범죄가 또 발생했다. 뮤지컬 배우 강성욱이 부산에 위치한 주점의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법정 구속되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더욱 경악스러운 사실은 그가 범죄를 저지를 당시, 종합편성케이블의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던 중이었단 것과 피해여성을 꽃뱀으로 몰기까지 했단 것이다. 사실여부야 어찌 되었든 배우로서는 거의 몰락의 수순을 밟다 하겠다.

유독 요즘 들어 유명인들의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밝혀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도 성범죄나 마약 투약 혐의 등 죄질이 무거운 종류다. 예전부터 암암리에 이야기 되던 연예계의 어두운 낯빛이 가면을 벗어내기 시작한 결과일까. 생각해 보면 연예계만큼 인간의 욕망이 집약되어 투영되는 곳이 또 없고, 유명세에 의한 권력의 힘이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곳 또한 없다.

즉, 얼마나 많은 폭력이 고통을 머금고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을지 가늠할 수 없다. 그래서 현재 범죄로 얼룩진 연예계의 모습은 괴상하다기 보다 우리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애써 보지 않으려 했던 연예계의 민낯에 가깝다. ‘미투 운동’이 우리에게 남긴 유익은 당한 것이 잘못인 마냥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피해 사실을 당당히 내놓음은 물론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이 있기를 요구하는 게 당연한 분위기를 만들어, 이러한 민낯을 외면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데 있다.
현재의 상황이 나쁘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명세 덕분에 우리 사회 전체가 연예계의 이면에서 일어나는 권력형 성범죄를 목격하게 되었고 이게 비단 연예계뿐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에 악성 종양처럼 퍼져 있는 문제라는 사실을 인지함으로써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으니까. 이 와중에 일어난 강성욱 사건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지는 무엇이었다.

강성욱은 해당 여성이 술집에서 일하고 있다는 이유로 당연하게 성폭력을 가하고선, 그녀가 자신을 신고하자 꽃뱀으로 몰았다. 그녀가 자신에게 일어난 범죄에 취한 조치를 도리어 당연하지 않은, 어떤 의도가 있는 행동으로 여긴 것이다. 머릿속에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에겐 성폭력이 성립될 수 없다는 사고방식이 짙게 깔려 있었기에 가능한 반응이라 볼 수 있다.

직업이 어떠하든 동의가 되지 않은 채 강제로, 힘에 의에 발생하는 성관계는 엄연한 폭력이다. 강성욱에게 그녀는 꽃뱀이 아니고 피해 여성이다. 이를 깨닫지 못하기에 그의 죄질은 더욱 악하다. 문제는 강성욱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란 사실이다. 우리 또한 이러한 사건을 접할 때 당시 피해 여성이 취하고 있던 모습이나 사회적 위치를 감안하여 우리 자신도 모르게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당해도 싸’, 이렇게 위험한 사고방식이 다시 없다. 당한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이상한 구조, ‘미투 운동’이 배격하려 했던 것이기도 하지 않나. 바라는 바는, 강성욱이 피해 여성에게 자신이 저지른 죄의 대가를 아주 잘 치러서(꽃뱀으로 몬 몫까지), 어느 누구도 그와 같은 위험한 사고방식을 취하지 않았으면, 설사 취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과감히 제하여 버렸으면 하는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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