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3’ 박정민, 끊임 없이 자신 증명하는 이력서 [인터뷰]
2019. 09.09(월) 10:04
타짜: 원 아이드 잭 박정민 인터뷰
타짜: 원 아이드 잭 박정민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배우 박정민은 영화 ‘파수꾼’을 시작으로 ‘동주’ ‘그것만이 내 세상’ ‘변산’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매번 신선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매번 한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박정민은 자신을 증명하는 이력서를 하나씩 쓰는 기분이라고 했다. 박정민은 이번에 ‘타짜: 원 아이드 잭’이라는 이력서를 써 내려갔다.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ㆍ제작 싸이더스)은 인생을 바꿀 기회의 카드 ‘원 아이드잭’을 받고 모인 타짜들이 목숨을 건 한판에 올인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중 박정민은 짝귀의 아들인 도일출 역할을 맡았다.

영화 ‘타짜’(2006)는 개봉 당시 568만 여명을 동원하며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다. ‘타짜’는 지금까지 회자되며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이런 작품의 후속 작품에 들어간다는 건 그만큼 전작에 대한 부담을 안고 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필연적으로 전작의 배우들과 작품이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박정민은 과감히 ‘타짜’에 베팅을 했다.

박정민은 “누가 하더라도 해야 한다면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사실 박정민은 시나리오만 놓고 본다면 고민도 할 것 없이 작품에 참여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시나리오를 놓고 참여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타짜’라서”라고 했다. 그는 “만약 ‘타짜’가 아니었다면 시나리오만 보고 바로 선택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 만큼 박정민은 이번 작품이 큰 도전이자 부담이었다.

영화는 허영만 화백의 동명 만화 ‘타짜’ 3부에 해당하는 부분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권오광 감독은 원작에서 몇몇 키워드만 가져왔을 뿐 원작과 새롭게 이야기를 만들었다. 박정민은 “시나리오를 보고 내가 알던 ‘타짜’의 내용이 아니라서 시나리오를 보고 다시 원작 만화를 보게 됐다”고 했다.

박정민은 원작을 다시 보고서 권오광 감독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가 됐다고 했다. 그는 현재 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세대에게 원작 속 배경이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했다. 심지어 그는 “우리도 ‘타짜’를 보고 자란 세대가 아니다. 우리는 ‘슬램덩크’를 보고 자란 세대인데 지금 세대는 ‘슬램덩크’도 너무 낯설 것”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권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 어찌 보면 당연한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박정민 역시 원작 속 캐릭터에 얽매일 필요가 없어졌다. 어찌 보면 감독의 선택이 박정민이 부담을 내려 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그는 “원작과 시나리오가 달라지면서 나 역시 원작 캐릭터을 참고할 필요가 없었다”며 “그럼에도 내가 원작을 고집하게 되면 나 혼자 고집스러운 인간이 될 뿐이다. 내 스타일의 도일출을 연기하면 돼서 오히려 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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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 도일출은 뚱뚱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가 도우라는 인물을 만나면서 날렵한 몸매로 변하게 된다. 원작 상 가장 극적인 장면 중에 하나 임에도 영화 상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빠졌다. 이에 대해 박정민은 만화와 영화의 차이 때문이라고 했다. 원작에서는 도일출이 궤짝에서 고생을 하다가 컷이 바뀌면서 마른 몸매로 궤짝에서 탈출을 한다. 그 장면에서 일출은 잔뜩 독기가 오른 모습으로 그려진다. 박정민은 “만화의 컷이니까 강렬할 뿐이다. 이를 영화로 옮기면 오히려 만화 같은 느낌이 강해져 유치하게 보일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영화 상 일출은 두 번의 배신으로 인해 풋내기 타짜에서 잔뼈 굵은 타짜로 변모해간다. 원작은 외형상의 변화로 이러한 포인트 지점을 둔 반면 영화는 오로지 박정민의 연기로만 이러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박정민은 ‘타짜: 원 아이드 잭’이 캐릭터의 향연이라 자신이 무언가 더 강렬하게 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만 내는 것으로 분위기를 조절하려고 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의 지점에서 박정민은 감정을 표현하기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감정을 자제한 채 있는 것이 오히려 꿍꿍이가 있어 보여 오히려 긴장감을 줘 관객을 궁금하게 만들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박정민은 속는 연기를 하는 도일출을 연기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일출은 자신의 패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능청스럽게 상대방에게 속아 넘어가는 척한다. 이러한 장면을 연기하는 게 박정민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왜 일출이 속아넘어가는 척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을 연기를 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이 속는 척 연기를 하는 일출의 모습을 보여주자고 했을 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미 다 알고 있는데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쉬는 시간 고민을 해보니 감독의 이야기가 옳았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영화를 위해서 필요한 연기였다고 했다. 그럼에도 막상 연기를 하면서 속이는 연기를 과하게 하면 웃기게 되다 보니 그 선을 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 박정민은 “영화는 이러한 지점까지 계산을 해야 하는 것 같다”며 “이런 게 영화의 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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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은 그간 선택한 작품을 보면 대중 영화와 거리가 있다. 그 역시도 “그냥 전에도 그렇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선택을 했다. 내 취향 자체가 메이저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 면에 박정민이 ‘타짜’를 선택한 것이 의외다. 하지만 박정민은 “원래 케이퍼 무비 영화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미쳐서 봤다”고 했다. 그렇기에 박정민은 이런 케이퍼 무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박정민은 충무로에서 주목 받는 배우다. 그가 선택한 작품마다 박정민이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어떤 변신을 할지 대중의 기대가 집중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재미’가 있어서 작품을 선택할 뿐 계산을 하고 이미지 변신을 하거나 작품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했다.

평소 감정을 그다지 드러내지 않는다는 박정민은 화를 내고 싶을 때 화를 내고 울고 싶을 때 울어도 용서해주는 게 연기라서 재미가 있다고 했다. 더구나 연기 변신에 대한 부담도 없다고 했다. 오히려 자연인인 박정민을 대중에게 드러내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는 “자연인 박정민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편이다”고 했다. 자신은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자신의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시나리오에 대사도 다 있다.내 생각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그 대사의 이유만 찾으면 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그렇기에 시나리오 속 캐릭터의 가면을 쓰면 된다고 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오랜 친구들이 자기의 영화를 보지 못한다고 했다. 은연 중 나오는 자연인 박정민의 행동이 보이기에 영화에 집중을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어찌 보면 승승장구하는 배우 박정민이다. 그럼에도 그 역시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박정민은 조심스러워했다. 자신보다 더 힘든 상황에서 연기를 하는 분들에게 자신의 이야기가 어찌 보면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박정민은 어느 배우든 미래의 불안감은 안고 갈 수 밖에 없는 숙명이라고 했다. 그는 “미래가 그려지지 않기에,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힘이 든다”고 했다. 그렇기에 박정민은 모든 배우들이 오늘 이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배역에 모든 것을 불사르는 것이라고 했다.

“창작의 욕구, 예술적 욕구도 있지만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작품은 다음 밥벌이에 대한 보험과 같아요. 모든 배우들이 현재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증명해야 하는 이력서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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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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