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서간' 김다현의 책임감 [인터뷰]
2019. 09.28(토) 16:00
배우 김다현, 연극 왕복서간
배우 김다현, 연극 왕복서간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김다현이 4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데뷔 20년 차 배우라는 부담감, 세 아이의 아버지라는 가장의 무게를 안고 치열하게 일상을 살고 있는 그를 만났다.

27일 개막한 연극 '왕복서간往復書簡: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이하 '왕복서간')은 일본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중학교 시절 동창이자 지금은 오래된 연인 사이인 준이치와 마리코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15년 전 발생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가는 독특한 형태의 서스펜스로, 지난해 4월 초연 이후 반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김다현은 주인공 준이치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2015년 '엠 버터플라이(M. butterfly)' 이후 4년 만의 연극이다. 그는 "뮤지컬, 드라마 등으로 계속해 대중을 만나왔지만, 연극을 굉장히 하고 싶었고 연극 무대를 그리워하고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다현은 '왕복서간' 속 준이치의 심리 상태가 현재 자신과 비슷해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지킴'이라는 한 단어로 이 연극을 정의한 김다현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 사람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한 남자의 노력을 담은 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는 이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어디까지 헌신할 수 있나요?'라고 질문을 던지는 대본을 읽으며 동질감을 느꼈다"고 했다. 세 아이의 아버지로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맞닿은 지점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선뜻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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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서간'은 배우가 편지를 읽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감정선이 깊어지거나 감정을 강하게 터트리는 부분 없이 대부분의 장면이 잔잔하게 흘러간다. 때문에 연기를 강하게 해서도 안되고, 그러면서도 90분 동안 관객들이 지루함에 빠지지 않도록 막는 것이 관건이라는 김다현이다. 그는 "화술의 기법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말의 호흡, 템포의 강약, 소리의 크기를 조절해 감정선에 맞게 적절하게 표현해야 듣는 사람도 지루하지 않게 귀를 기울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다현은 "화술뿐만 아니라, 내가 말을 하지 않고 있을 때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객석과 무대 사이의 긴장과 끌림을 끊임없이 조성해야 한다. 첫 대사를 내뱉는 순간부터 극이 끝날 때까지 관객과의 보이지 않는 실타래를 잡고 있어야 한다. 끊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완급을 주는 것이 노하우"라고 말했다.

김다현은 관객과 이 실타래를 밀고 당기는 일이 "정말 재미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눈동자를 움직이는 것 하나까지도 계산을 해서 인물의 행동에 이유를 담으려 하고 있다. 때로는 객석에서 뒤통수만 보이는 장면도 있는데, 그조차도 에너지가 느껴지게 하고 싶다"며 '디테일 김'이라는 관객들의 칭찬을 다시 듣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다현의 이러한 바람은 배우로서의 책임감과도 맞닿아 있다. 데뷔 20년차, 해를 거듭하며 배우로서의 경력이 쌓여가고, 이로 인해 결국 삶에서 주어지는 모든 일에 더욱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내 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전체의 그림을 생각하며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그의 말에도 무게감이 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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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서간'을 전환점 삼아, 김다현은 더욱 다양한 색깔을 선보이는 배우가 될 것이라는 다짐을 드러냈다. "단순히 '잘생겼다'는 이미지를 벗어나 더욱 폭넓은 연기를 하고 싶다. 그게 내 숙제이고, 배우로서 갖춰야 할 무기라는 생각도 든다"며 "'김다현이 저런 연기도 하는구나!'라는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싶다"고 의욕을 다지는 김다현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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