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아닌 인간 엄태구 알고 싶다면 [인터뷰 뒷담화]
2019. 10.07(월) 16:08
판소리 복서 엄태구 인터뷰
판소리 복서 엄태구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영화 ‘밀정’에서 하시모토 역할을 통해 음산하고 비열한 악의 기운을 보여준 배우 엄태구. 더구나 허스키한 목소리와 윤곽이 뚜렷한 얼굴이 강렬한 그 자체다. 허나 이런 모습만을 기억한다면 엄태구라는 배우에 대해 잘 안다고 해선 안 된다. 엄태구의 실제 성격은 오히려 영화 ‘판소리 복서’ 속 병구와 닮아 있기 때문이다.

강한 인상으로 인해서 엄태구는 종종 오해를 받는다. 작품을 통해 그를 만난 대다수가 평상시의 모습을 낯설어하기 때문이다. 동굴 같은 저음을 내는 하시모토가 상대방에게 수줍어하면 이야기를 한다고 쉽사리 상상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엄태구는 일상에서도 연기를 하는 거냐는 오해 아닌 오해를 자주 받는다.

엄태구는 그런 오해를 받을 때마다 속상하다고 했다. 더구나 일상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 자신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분들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정해진 공간이 아니면 연기가 안 된다”고 했다.

허나 인터뷰 내내 두 엄지를 꼼지락거리거나 답변이 막히면 왼손 검지로 머리를 긁적이는 제스처가 ‘판소리 복서’ 속 병구와 닮아 있었다. 이에 대해 언급하자 엄태구는 말투도, 손동작도 자신의 습관을 병구라는 캐릭터에 많이 투영했다고 했다. 오히려 좀 더 과장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러한 모습은 자칫 자신감이 없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다. 엄태구는 “겸손이 잘 안 돼서 겸손한 사람이 되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이야기한 겸손은 행동이 아닌 속 안에서부터 나오는 겸손함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도 자신도 뭔지는 모르겠지만 겸손함이 중요한 것 같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엄태구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의기소침하지 않기 위함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듯 누구나 칭찬을 받으면 어깨가 으쓱거리기 마련이다. 엄태구는 칭찬을 받아 기분이 한껏 고양되어 있다가 자신의 모자람에 대한 지적을 받으면 더 크게 의기소침하게 된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겸손함이 있다면 덜 의기소침하고 오히려 자신의 모자람에 대한 부분을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10년 넘게 해온 배우 생활에 대해 “내려 놓는 시간”이라고 한 엄태구는 과거 더 잘하고 싶은 욕심, 더 멋있고 싶은 욕심들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좌절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포기를 하는 순간들이 생기면서 저절로 내려놓게 된다고 했다. 그는 한다고 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에도 부끄러워하고 되려 작품을 하면서 계속해서 배우고 있다고 답하는 그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머리꽃]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신상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tvdaily 홈페이지(http://tvdaily.mk.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info@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