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머니’ 이하늬, 메신저 자처한 이유 [인터뷰]
2019. 11.04(월) 15:07
블랙머니 이하늬 인터뷰
블랙머니 이하늬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배우 이하늬는 영화 ‘블랙머니’가 할 수 있는 것은 고발까지라고 했다. 침묵하지 말자는 영화의 외침에 관객들이 어떻게 화답을 할 지가 ‘블랙머니 2’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처럼 이하늬는 ‘블랙머니’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화두라고 이야기했다.

‘블랙머니’(감독 정지영•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는 IMF 이후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소재를 바탕으로 극화한 작품이다. 흔히 경제를 소재로 다루고 있는 영화의 경우 관객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복잡한 경제 용어가 관객의 진입 장벽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하늬는 완성된 영화를 보고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하늬는 ‘블랙머니’가 상업적인 결을 가질 수 있는지, 재미있게 나오는 지가 나름의 큰 의미를 가지는 영화라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이하늬는 ‘블랙머니’의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는 높은 완성도에 놀랐다고 했다. 보통 시나리오를 받게 되면 자신이 맡은 배역을 중심으로 보다 보면 일부 수정을 해야 하는 부분이 보이기 마련이라고 했다. 하지만 ‘블랙머니’의 경우 그러한 부분이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완전무결한 시나리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시나리오를 고쳤으면 이런 완성도를 갖게 됐는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이하늬는 ‘블랙머니’가 다루고 있는 소재에 대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화두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는 우리 세대를 두고 “더 안 돼서 안 되는 세대”라고 했다. 마치 말장난 같기도 한 이야기지만 그는 더 이상 개인적인 안위와 행복이 사회와 단절된 상태로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과거 세대는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의 우리 세대는 사회의 안녕이 자신의 안녕과 결부된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하늬는 “더 이상 덮을 수 없다”고 했다.

많은 이들이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모른 채 지나간다. 이후 그 후폭풍으로 인해 고통을 받지만 자신이 왜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 지나고 있다. 이를 두고 이하늬는 “코를 베어간 줄도 모르고 코를 아파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코를 베어간 사람이 누군지 찾아내고 서로가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블랙머니’가 다루고 있는 실제 사건은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사건이라고 이야기했다. 한국 정부에 소송을 제기한 론스타와의 국제중재재판에서 한국 정부가 패소할 경우 5조원을 물어줘야 한다. 이를 두고 이하늬는 “전세대가 쌓아 놓은 것을 후세대에게 전가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그는 과거 론스타 사건에 대해 “당시에는 그 사건 자체를 몰랐다. 창피하다”고 했다. 당시 이하늬는 의례 기업 이름이 바뀌는 것이라고 만 생각하고 해당 사건에 대해 들춰보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관심조차 없었다”고 부끄러워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같은 사람, 자신과 같은 세대가 가진 무관심병이 깊다고 했다. 이하늬는 “나 같은 세대이기에 이런 영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할 수 있는 사람이 나라면 반드시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정지영 감독은 이하늬를 캐스팅함에 있어서 적지 않은 고민을 했다. 이하늬는 캐스팅 제안을 받기 전 사석에서 정지영 감독을 보게 됐다고 했다. 당시 자신의 자리로 온 정 감독이 한참 아무 말없이 자신을 쳐다 봐서 ‘왜 그러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염탐이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하늬는 정지영 감독이 주변에서 김나리 역으로 자신을 추천했지만 그 역할이 어울리지 많은 고심을 하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지영 감독이 KBS2 다큐 예능 ‘은미랗고 위대한 동물의 사생활’을 보고 캐스팅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예능 때문에 캐스팅 된 건 처음”이라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이하늬가 연기한 김나리는 태생부터 남다른 엘리트다. 그런 김나리는 극 중 양민혁 검사와 다른 선택을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하늬는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없다고 했다. 양민혁이 사건에 뛰어 든 계기도 대의 명분이 아닌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면에서 김나리의 선택을 두고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렇기에 이하늬는 과정이 선하지 않다고 해서 선한 결과를 만들 때 이를 뭐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고 했다. 이하늬는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냐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가치 기준이 모호한 세상이기에 선과 악을 구분 짓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영화적으로도 빌런이 악하고 싶으니까 악하지 않아요. ‘어벤져스’의 타노스도 나름의 이유와 명분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빌런이 빌런이 아니에요. 사회 자체가 그래요. 선과 악을 구분 짓기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자의식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선과 악을 구별하기 힘들어요.”

이하늬는 그런 면에서 김나리라는 인물은 선과 악이 구분짓기 힘든 현대 세대를 반영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가치 기준이 모호한 세상에서 ‘블랙머니’는 김나리라는 인물을 통해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이다. 그는 김나리의 선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고 이를 수면 위에 올려 많은 이들이 이야기해보자는 것, 그것이 ‘블랙머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라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신상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tvdaily 홈페이지(http://tvdaily.mk.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info@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