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신애 대표, '기생충'이라는 행운 [인터뷰]
2020. 03.11(수) 10:00
기생충 곽신애 대표
기생충 곽신애 대표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 4관왕으로 마무리하기까지. 영화 '기생충'이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을 때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과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이 있다. '기생충' 제작자인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다.

한국 영화 101년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써내려 간 '기생충'(감독 봉준호·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의 시작부터 함께 한 곽신애 대표. 그는 '기생충'이 위대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갈 거라 어렴풋이 예상했다고 했다. 곽신애 대표는 "그동안의 성향을 보면 칸이 관심 있는 감독의 작품은 경쟁 부문에 그냥 갈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제가 박찬욱 감독 영화의 제작자였어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이미 그 코스를 밟았던 분들의 시나리오를 볼 때는 자동적으로 (해외 시상식을) 자동적으로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기생충'이 황금종려상뿐만 아니라 오스카까지 거머쥘 줄은 꿈에도 몰랐단다. 그러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에 오른 작품들이 오스카를 위해 펼치는 '오스카 캠페인'을 진행하며 마음속에 "어쩌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 생각은 제26회 미국 배우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 이하 SAG)에서 '기생충'의 출연 배우들이 대상 격인 앙상블 상을 수상하면서 조금씩 확신으로 바뀌어 갔다. 곽신애 대표는 "어떠한 계획이나 전략 가지고는 안 되는 건데 돼 버렸다"면서 SAG 앙상블 상 수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곽신애 대표는 "'기생충'의 SAG 수상이 북미 배급 홍보팀 관계자들에게는 기쁜 일이었던 것 같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 노미네이션 정도가 목표였는데 우리는 훨씬 더 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SAG 수상으로 오스카 캠페인의 분위기는 서서히 '기생충'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기생충'을 향한 현지 영화인들의 관심은 날로 치솟았고, 그 분위기는 그대로 오스카로 이어졌다. 대상 격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국제 장편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 각본상까지 4개의 상을 휩쓴 것이다. 비영어권 영화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은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다. 또한 '기생충'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두 번째 영화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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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신애 대표에게 "깜짝 놀랄 행운"을 가져다준 '기생충'이다. 그런 '기생충'을 곽신애 대표는 "인복으로 시작해서 우주의 기운이 다 도와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특히 봉준호 감독과의 작업 자체가 주는 기쁨이 대단했다고.

곽신애 대표는 봉준호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감독님을 워낙에 사람들이 다 좋아한다. 감독님 작품에 참여해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남기는 영광 때문이 아니라 작업 자체를 즐거워한다. 저도 그런 사람이다"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영화 속 반지하 동네를 짓는 게 조금 더 욕심을 냈으면 범위를 크게 만들었을 수도 있는데 표현할 수 있는 선을 합리적으로 정한다. 본인이 지키고 싶은 것의 최소한을 하시는 게 되게 합리적이다. 제작자 입장에서 못 들어줄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기생충'이 세계 영화사에 위대한 역사를 쓴 만큼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다. 곽신애 대표는 봉준호 감독과의 '다음' 작업에 대해 "저랑 안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한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그렇다고 다른 제작사를 알아보는 것 같지는 않다. 우리 회사랑 할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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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대장정이 마무리된 지금, 곽신애 대표는 자신을 향한 관심이 사그라들고 본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작품 전면이 아닌 뒤에서 제작자로서 제 할 일을 하던 그 일상으로 말이다. 곽신애 대표는 "'기생충' 촬영 쫑파티를 할 때 현장 메이킹 팀에서 현장 메이킹 영상을 편집해서 틀어줬다. 그 영상에 제 모습은 거의 안 나온다. 현장에 계속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화면 밖의 뒤가 제 자리다. 지금 저를 향한 관심이 빨리 사라졌으면 한다. 원래 제 자리로 돌아가고 싶디"고 말했다.

"사람들이 저를 평생 '기생충' 제작자로 기억하겠죠. 그래도 그게 있는 게 어디예요. 그 전에는 아무것도 없었잖아요. 전에는 사람들이 제가 '뭐하는 사람이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면, 이제는 자랑스러운 타이틀이 생긴 거니까요.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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