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의 시간' 안재홍의 변신은 무죄 [인터뷰]
2020. 05.05(화) 10:00
사냥의 시간 안재홍
사냥의 시간 안재홍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누군가의 새로운 도전을 지켜보는 일은 꽤 즐겁다. 그 도전이 성공적이라면, 그 즐거움은 두 배가 된다. '사냥의 시간'으로 기존 이미지와 다른 얼굴을 보여준 배우 안재홍을 지켜보는 일이 그렇다.

지난달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제작 싸이더스)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와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물이다. 안재홍은 극 중 친구들만이 세상 전부라고 믿으며 네 친구의 계획이 성공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 메이커 장호 역을 맡았다.

영화 '족구왕',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멜로가 체질' 등 다양한 작품에서 어리바리하고 순박한 재질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 왔던 안재홍이 180도 다른 모습으로 대중을 찾았다. '사냥의 시간'의 장호는 안재홍이 그간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다르게 거칠고 투박한 결을 지닌 인물이다. 삭발 헤어에 타투, 그리고 입만 열었다 하면 욕설에 담배를 달고 사는 장호의 얼굴을 한 안재홍의 모습은 새롭다.

안재홍이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이유에는 윤성현 감독이 있다.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영화 '파수꾼' 외에도 윤성현 감독의 단편 영화를 보고 팬이 됐다는 안재홍은 "감독님이 요즘 뭐하시나 궁금하던 찰나에 이 시나리오를 받았다"면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이미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윤성현 감독과의 협업에 의의를 둔 안재홍에게 캐릭터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안재홍은 장호라는 인물을 통해 새로운 연기를 보여줄 수 있어 기대됐다고 했다. 그는 "연기자로서 다른 면모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건 소중하다. 소중한 기회를 정확하게 살리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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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갖고 '사냥의 시간'에 뛰어들었지만, 마냥 쉽지는 않았다. 안재홍은 "장호에게 다가가는 과정 자체가 저에게는 쉽지 않았다"면서 "거칠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저와 거리가 먼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안재홍은 장호를 "버려진 동네 들개 같은 쓸쓸함이 있는, 벼랑 끝에 선 청춘"이라고 생각하며 조금씩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또한 안재홍은 장호의 외양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삭발과 탈색, 타투는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연기자가 많은 도움을 받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인물에 다가가는데 도움이 됐다"면서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탈색하고 염색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그런 과정들이 저에게는 잘 없는 모습을 드러내는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초반부부터 장난기 가득한 모습만 보이던 장호가 진심을 내보이는 장면은 안재홍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이기도 했다. 해당 장면에서 장호는 기훈과 함께 건너편 옥상에서 방황하는 다른 청춘들을 보며 "나는 준석이가 세운 계획을 할 생각이다. 이번 일만 성공하면 사람답게 살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이에 안재홍은 "자신의 속내가 잘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자신의 속내와 진심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게 낯선 인물이 어떤 순간에 속내를 비쳤을 때 보는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인물에 연민을 가졌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안재홍의 말처럼 장호는 준석(이제훈)과 기훈(최우식)에게 겉으론 투덜거리지만, 그 누구보다 친구들을 아끼고, 위험천만한 계획이지만 그것이 친구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고 아낌없이 지원할 정도로 속정 깊은 인물이다. 안재홍의 연기로 표현된 장호의 진심들은 결말에 이르러서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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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의 강점은 서스펜스다. 경제가 붕괴된 근미래 대한민국,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박장 금고를 절도한 네 명의 청춘들이 정체불명의 추격자 한(박해수)에게 쫓기는 이야기 전개 속에 긴박감 넘치는 연출과 리얼하게 구현된 디스토피아 배경, 효과적인 배경음과 극한에 다다른 인물들을 완벽하게 표현해낸 배우들의 연기가 극강의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그 서스펜스의 힘은 치열했던 현장의 결과였다. 안재홍은 "시퀀스 별로 촬영이 진행됐는데, 매 시퀀스가 산 넘어 산이었다"면서 "지하주차장 시퀀스 촬영이 끝났을 때 모든 스태프들이 박수를 쳤다. 그런데 병원 시퀀스 촬영으로 넘어가니 더 힘들더라"고 말했다.

극한을 경험할 정도로 힘들고 치열한 현장이었지만, 배우로서의 만족감도 최상이었다. 안재홍은 "조금 더 좋고 조금 더 사실적인 것을 포착하기 위해서 치열했던 현장이 너무 감사했다.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고 했다. '사냥의 시간'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안재홍이 또 어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이유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의미가 깊은 작품이에요. 연기자의 길을 걷는데 굉장히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다양하게 도전하고 싶어요. 또, 정말 좋아하는 연기자들과 뜨겁게 뛰어다녔던 현장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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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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