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의 시간' 최우식의 원동력, 연기라는 즐거움 [인터뷰]
2020. 05.10(일) 16:45
사냥의 시간 최우식
사냥의 시간 최우식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독립영화계 '작은 거인'이었던 최우식이 이젠 칸과 미국 아카데미가 인정한 배우로 성장했다. 그 성장은 좋아하는 연기를 하며 '꾸역꾸역' 해 온 최우식의 끈기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제작 사이더스)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와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물이다. 최우식은 극 중 의리뿐인 반항아 기훈 역을 맡아 누구보다 친구들을 먼저 생각하고 위험한 계획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도, 가족들이 위험해지자 흔들리는 인간적인 면모까지 디테일한 감정들을 담아내 연기했다.

'사냥의 시간'의 기훈은 최우식의 새로운 '얼굴'과 다름없다. 지금껏 해왔던 가볍고 유쾌하거나 때론 묵직한 감정을 지닌 캐릭터와는 다르게 거칠고 극한에 몰리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최우식이 '사냥의 시간'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는 "제가 못 보여드렸던 얼굴이라서 이 작품이 크게 다가왔다"고 했다.

또한 배우 이제훈 박정민 안재홍 등 충무로의 청춘 배우들과의 협업 역시 최우식이 '사냥의 시간'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최우식은 "형들이랑 함께 일할 때 어떤 과정일까에 대한 설렘이 컸다"고 했다. 또한 영화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에 대한 호기심도 최우식을 '사냥의 시간'으로 이끌었다.

작품 선택의 이유들은 최우식이 오롯이 기훈으로서 작품 안에 녹아들게 만들었던 이유가 됐다. 최우식은 "형들이 제가 장난을 쳐도 너그럽게 받아주고 많이 예뻐해 줬다"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게 현장에서 형들이 저랑 정말 절친처럼 너무 재밌게 놀았다"고 했다. 현장에서의 배우들과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영화 안에 담겼고, 이는 기훈이 위험한 계획에 뛰어드는 것에 대한 개연성인 준석(이제훈)과 장호(안재홍)에 대한 우정의 크기와 깊이를 만들어내며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윤성현 감독도 최우식에게 큰 힘이 됐다. 최우식은 "감독님과 함께 캐릭터를 만들어갈 때 기쁨을 느꼈다"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사냥의 시간'은 위험한 계획을 수행한 뒤 한(박해수)에게 쫓기는 친구들을 극한에 몰아넣으며 극강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 긴장감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최우식에게는 과제나 다름없었다. 이에 최우식은 "신을 준비할 때 그 공포감과 긴장감을 어떻게 하면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서 "항상 똑같은 얼굴이면 이상할 것 같아서 혼자 레벨을 정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우식은 "제가 레벨을 정한 것보다 특수효과로 땀 분장을 한 게 더 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영화는 근미래 경제 체계가 붕괴된 한국을 배경으로, 리얼하게 묘사된 디스토피아 비주얼로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 정작 최우식은 영화의 배경 때문에 고충 아닌 고충을 겪어야 했다. 최우식은 "사실 처음에 대본을 읽었을 때 근미래라고 했을 때 이 근미래가 어느 정도의 미래인지 잘 몰랐다"면서 "감독님이 기훈이 엄마랑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의 배경이 완전 초토화된 이미지일 거라고 말은 해주셨다. 알아듣는 척했지만, 사실 크로마키 앞에서 연기할 때 제 상상력으로 연기했다. 초록색 벽만 보고 연기해야 하니까 머리 아프게 더 상상했다"고 말했다.

'사냥의 시간'은 코로나 19 감염증 여파로 극장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최우식은 극장 개봉 불발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 시청자들에게 영화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더 큰 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최우식은 "'기생충' 이후로 해외 분들에게 빨리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됐다. 빨리 해외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좋았다"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칸 황금종려상부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기생충'을 통해 최우식은 이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배우로서 그 입지가 올라갔다. 데뷔부터 '기생충', 그리고 '사냥의 시간'에 이르기까지 최우식의 원동력은 '연기'였다. "전 그냥 꾸준히 했던 것 같다"면서 최우식은 "제가 하고 싶은 연기를 여태까지 즐기면서 해왔던 것 같다. 연기할 때 계산 안 하고 하는 편인데 그런 과정이 행복하고 즐거워서 꾸역꾸역 해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계산하지 않고 현장에서 보고 느끼며 캐릭터를 만들며 좋아하는 연기를 해 온 배우 최우식. 그런 그의 '꾸준함'은 영화 '거인'을, '거인'이 '옥자'를, '옥자'가 '기생충'이라는 기회로 이어졌다. 전보다 작품에 대한 걱정과 부담감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카메라 앞에서 좋아하는 연기를, 놀듯이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금세 눈에 빛을 내는 최우식이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최하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tvdaily 홈페이지(http://tvdaily.mk.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info@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