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업' 정다빈, '아이스크림 소녀'의 힘찬 날갯짓 [인터뷰]
2020. 05.27(수) 14:00
정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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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배우 정다빈이 성인 연기자로서의 첫 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지난 2003년 만 3세의 나이로 한 아이스크림 광고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인간수업'을 통해 아역의 이미지를 벗고 연기 인생의 2막을 열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정다빈은 첫 성인 연기자 데뷔작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극본 진한새·연출 김진민)을 선택했다.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10대 청소년 범죄물이기도 하다. 정다빈은 이번 작품에서 화려한 외모, 친구들의 관심 그 무엇도 포기할 수 없는 일진으로 조건만남을 저지르는 비행 청소년 서민희 역으로 활약했다. 순수하고 풋풋한 기존 이미지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었지만, 정다빈은 단순하게 접근해 다시 태어나는 느낌으로 작품에 임했다. 그 결과 정다빈은 마음에 상처가 많아 애정을 갈구하는 비행 청소년 서민희 캐릭터를 완성했다.

정다빈을 포함한 주연 배우 4명은 모두 오디션을 통해 '인간수업'에 캐스팅됐다. 특히 이들은 뽑히기 전까지 작품 스토리, 역할 등에 대해 전달을 받지 못한 채 오디션에 임했다. 그런 만큼 정다빈은 '인간수업' 대본을 접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영상 오디션을 시작으로 총 세 차례의 오디션을 치렀다. 오디션을 보는 과정에서 무슨 내용인지, 어떤 역할인지 듣지 못했다"라며 "처음 대본을 보고 나서 충격을 받았다. 정말 경악스러웠다. 대본을 받았을 때가 성인이 된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시기였다. 그래서 많이 놀랐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부모의 마음도 정다빈과 같았다. 부모는 첫 성인 연기자 데뷔작으로 청소년 범죄를 다룬 작품을 고른 정다빈이 맡은 역할을 잘 소화해낼 수 있을지 많은 걱정을 했다. 이에 대해 정다빈은 "부모와 원래 작품을 시작할 때 항상 같이 대본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부모는 '인간수업' 대본을 보고 걱정을 많이 했다. 내가 소화를 잘 해낼 수 있을지란 생각을 하신 것 같다. 그래서 직접 부모에게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더니 관심을 더욱 가져주시고, 청소년 범죄에 대한 기사도 저한테 많이 보여주셨다"라며 "대본을 몇 번 읽어보니 '인간수업'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와 내용에 대해 알게 됐다. 내 학창 시절은 어땠는지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부담감이 컸지만, 책임감을 갖고 촬영에 임했다"라고 털어놨다.

책임감을 갖고 작품에 뛰어들었지만, 매 장면마다 고비였다. 정다빈은 캐릭터에 이입하기 쉽지 않아 많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간 '인간수업'과 비슷한 장르의 학원물은 있었지만 현실적인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여준 작품은 흔치 않았기에 정다빈에게는 매 촬영이 힘든 순간이었다. 그는 "촬영하는 내내 울었다. 힘들어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감독님을 비롯한 많은 스태프분들이 준비를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나는 몸을 맡길 수 있었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모든 장면들이 쉽지 않았다던 정다빈은 가장 힘들었던 신으로 결박당하는 장면을 꼽았다. 극 중 서민희는 남자친구와의 100일 선물을 사기 위해 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조건만남에 나선다. 그곳에서 왕철에게 맞아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던 괴한에 결박을 당하게 된다. 이에 대해 정다빈은 "심리적인 부문보다 몸이 정말 힘들었다. 다른 선배의 감정을 받아들여서 표출을 해야 되는 게 어려웠다"라며 "모텔도 가보지 않아, 환경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서 얼굴이 붉어지고, 너무 울었던 기억이 있다"라고 고백했다.

정다빈은 자신과 다른 성격을 가진 서민희 사이에 존재했던 벽을 깨기 위해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 정다빈의 노력 끝에 탄생한 서민희는 그동안 그가 보여준 캐릭터와 180도 다른 인물이었다. 욕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가 하면, 남자친구를 위해 성매매를 하는 등 청소년 범죄의 대표주자다. 정다빈은 겉으로 보기에 굉장히 불량하고 품행이 바르지 못한 학생이지만, 어릴 때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해 외로움을 느끼는 서민희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극에 녹여내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정다빈은 "사실 예상을 못했다.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나를 포함한 배우들 모두 다른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한 만큼 그 벽을 깨기 위해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 순간의 에너지를 쏟아낼 수 있게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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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빈은 '인간수업'에서 최민수와 가장 많은 호흡을 맞췄다. 극 중 오지수(김동희)의 은밀한 조력자 왕철(최민수)은 조건만남 일을 하던 서민희가 가족보다 가장 의지하는 존재였다. 정다빈은 최민수에 대해 "대본 리딩 때 최민수 선배를 처음뵀는데 긴장 되더라. 근데 이렇게 내가 긴장하는 게 도움이 될까 고민했다. 극 중에서 최민수 선배의 존재가 서민희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조금 더 편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가 활발하게 웃으면서 다가가다 보니 최민수 선배가 더 많이 알려주신 것 같다. 최민수 선배는 대본 상황과 정반대로도 항상 준비를 해오셨다. 그런 모습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감탄을 계속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인간수업'의 마지막은 열린 결말로 네 사람 간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갈등이 마무리되지 않으며,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이에 시즌 2를 위한 결말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정다빈은 이런 결말에 대해 "나도 보면서 답답함과 찝집함을 느꼈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작품으로 남은 것 같다. '인간수업'을 보신 분들이 사회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한번 더 찾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결말에 대해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정다빈은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범죄를 저지른 모든 이들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확실하게 대가를 치렀으면 좋겠다. 각자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전했다.

정다빈은 '인간수업'을 통해 잘 자란 아역배우에서 한층 성장한 성인 연기자의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수업을 받은 것 같다. 성인이 되고 첫 작품이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상당했지만, 내가 왜 연기를 하고 있는지 깨닫게 해 준 작품인 것 같다"라며 "생각의 폭이 좀 더 넓어졌다.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정다빈의 날갯짓은 이제 시작이다. 데뷔 17년 차에 접어든 정다빈이 성인 연기자로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더 높이 비상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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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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