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소녀' 이주영의 아우라 [인터뷰]
2020. 06.24(수) 09:30
야구소녀 이주영
야구소녀 이주영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현실의 벽도 훌쩍 뛰어넘을 것 같은 깡. 누가 뭐라 하든 자신만의 길을 걸을 것 같은 뚝심.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한 내면. 배우 이주영을 지켜보며 느낀 단상들이다. 그 단상들이 이주영을 이루는 아우라가 됐고, 그 아우라는 '야구소녀' 주수인이라는 캐릭터를 만나 더욱 빛을 발휘했다. 영화 속 주수인을 보며 그랬듯, 언제나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이주영이다.

지난 18일 개봉된 영화 '야구소녀'(감독 최윤태·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는 고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자이자 시속 130km 강속구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지닌 주수인(이주영)이 졸업을 앞두고 프로를 향한 도전과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여성 성장 드라마다. 이주영은 극 중 현실의 벽 앞에서도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주수인 역을 맡아 연기했다.

'야구소녀'는 이주영에게 몰랐던 '세계'를 알게 해 준 작품이었다. 프로가 되고 싶은 여자 선수가 있다는 것도 몰랐지만, 법으로는 제약이 없지만, 여자는 프로 선수가 될 수 없다는 벽이 있다는 것을 알고 많은 충격을 받았다고. 그런 현실의 벽에도 지지 않고 맞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주수인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단다. 이주영은 "주수인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주는 기운이 너무 좋았다"면서 "주수인은 결국 주위 사람들이 자기를 응원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주영은 그런 주수인의 이야기가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주수인의 이야기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면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시나리오라는 생각에 이주영은 망설임 없이 주수인이 되기로 했다.

주수인이 되기 위해 이주영은 한 달간 프로를 준비하는 남자 고교 야구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했다. 최대한 고교 야구선수라는 캐릭터 설정이 어설퍼 보이지 않게 훈련했다는 이주영은 이 과정을 통해 주수인의 감정선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이주영은 "함께 훈련한 선수들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저와 비교를 했던 것 같다"면서 "표면적으로 남녀가 갖고 있는 신체의 다름일 수도 있지만, 수인이는 성별을 떠나서 '왜 나는 134km밖에 못 던지지?'라는 식으로 접근했을 것 같다. 부담감과 좌절감도 있겠지만, 수인이는 최대한 깨고 나아가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주수인과 같은 상황에 놓인 여자 선수들의 인터뷰 자료들을 읽으며 주수인의 감정선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또한 이주영은 최윤태 감독이 놓친 부분들을 보완하며 지금의 주수인을 만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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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인 한계가 있다면 훈련량을 2배로 늘려 뛰어넘으려 하고, 150km 강속구를 던지지 못한다면 자신만의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너클볼로 마스터하는 등 꿈을 이루기 위해 주수인은 끊임없이 자신을 담금질한다. 주수인의 끈기는 회의적이었던 주변 사람들 마저도 응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주영은 주수인을 연기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으로 "수인이가 꿈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게 자칫 타의로 인한 게 아닌 것처럼 보였으면 하는 게 컸다"고 설명했다. 강속구를 던져야만 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주수인에게 최진태(이준혁) 코치가 너클볼을 제안한다. 너클볼은 공이 날아갈 때의 회전을 최소화한 구종으로, 강속구는 아니지만 타자가 타구 시점을 노리기 어려운 변화구다. 또한 이정호(곽동연)가 주수인이 너클볼을 마스터할 때까지 도와주기도 한다.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꿈의 주체는 주수인이다. 이주영은 그런 주수인의 의지를 연기 톤을 세심하게 조절해 가며 연기했다고 했다. 모두가 포기하라고 할 때 묵묵하게 꿈을 향해 '변화구'를 던지는 주수인의 결은 이렇듯 이주영의 세심한 노력 끝에 완성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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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인의 뚝심과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관객들에게 '히어로 무비'처럼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와 비슷한 면도 느꼈지만 나중에서는 주수인이 저라는 사람보다 더 대단해 보였고, 존경심까지 들게 했던 것 같아요."

주수인과 자신은 다르다고 말했지만, "저는 연기할 때가 즐겁고 하나하나 성취해 나가는 게 재밌다. 그런데 제가 이일을 하는데 지금처럼 즐거움이나 보람보다 나를 희생해가는 생각이 든다던지 내가 너무 소진해나간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온다면 제가 그 상황에서 끝까지 연기를 붙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이걸 신념이라고 말하기에도 거창한데 제가 더 좋은 양질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는 연기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은 날이 오면 저 자신과 타협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는 이주영의 모습에서는 주수인에게서 보였던 단단한 심지가 보였다.

이주영이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나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연기를 할 때 느끼는 즐거움과 보람들이 보다 더 오래 지속되길, 그래서 오랫동안 이주영의 연기를 볼 수 있길 소망해 본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싸이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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