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악' 홍원찬 감독의 '신의 한수' [인터뷰]
2020. 08.09(일) 10:00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홍원찬 감독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홍원찬 감독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조금씩 다르게 한 선택들이 모여 신의 한 수가 됐다.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의 새 지평을 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연출을 맡은 홍원찬 감독을 만났다.

데뷔작 '오피스'로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남다른 연출력을 입증했던 홍원찬 감독이 새로운 스타일의 추격액션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로 약 6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오랜 기간 기획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약 10여 년 전 홍원찬 감독이 제작사 대표로부터 의뢰를 받아 한 남자가 아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집필했다. 하지만 비슷한 스토리라인과 장르인 영화 '아저씨'가 흥행하면서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오피스' 이후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던 홍원찬 감독에게 제작사 대표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연출을 의뢰하면서 제작이 재개됐다. 이에 홍원찬 감독은 "시간이 흐르고 다시 봤더니 이야기는 재밌을 것 같은데, 기시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 다른 식으로 차별성을 가져가야겠다는 판단을 했고, 몇 달 정도 시나리오를 다시 수정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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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찬 감독이 가장 우선에 둔 부분은 장르적인 재미다. 그는 "장르적인 재미를 위해서는 하드보일드 한 세계관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게 제일 중요했다"면서 "누군가는 악이고 누군가는 선이 아니라 이들을 둘러싼 악으로 상징되는 세계관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또한 "내러티브에 리듬감을 주는 게 중요했다. 영화의 어느 부분은 서사가 촘촘하게 맞물려서 가야 하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그 부분을 생략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등 리듬감을 주려고 했다"고 했다.

여타 하드보일드 액션이라는 장르를 위해 액션에 집중했다고. 홍원찬 감독은 "액션이 기발하기만 하면 안 됐다. 영화의 톤에서 벗어나지 않게 유지하는 게 관건이었다"면서 "리얼 액션을 하자고 합의를 했었다"고 설명했다.

리얼 액션을 위해 스톱모션 기법으로 타격감을 살렸다는 홍원찬 감독은 "배우들이 처음 하는 액션 방식이라서 현장에서 하기 쉽지 않았는데, 잘 해내 줬다"고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액션만큼이나 홍원찬 감독이 공을 들인 부분은 인물의 감정이었다. 액션이 절정으로 갈수록 인물의 감정도 함께 고조되게끔 설계했다고. 홍원찬 감독은 "건조한 하드보일드 액션의 톤을 유지하되 인물의 감정이 고조되는 것이 중요했다. 자칫 잘못하면 신파가 될 수도 있었다. 스태프들, 배우들과 정말 많이 논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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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과 감정 연기 모두 소화해낸 배우들의 역량이 중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황정민과 이정재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나 다름없었다. 홍원찬 감독은 "인남과 레이 역할은 대사가 별로 없지만 힘든 역할이다. 배우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와 찰나의 표정들이 중요했다"고 했다.

특히 홍원찬 감독은 레이 역의 이정재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홍원찬 감독은 "시나리오만 봤을 때는 전사나 대사가 많지 않아서 인물이 되게 모호해 보일 수도 있는데 이정재 배우가 레이 캐릭터를 선뜻하신다고 했을 때 제 나름대로 의외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홍원찬 감독은 "이정재라는 배우를 어떻게 레이와 일치시킬 건가에 대해서도 저 스스로도 틀이 정해져 있지 않았지만, 영화의 톤에 맞춰야 한다는 숙제는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적극적으로 레이 캐릭터의 외양부터 해서 의견을 많이 줬다"면서 "비주얼 적으로 과감하게 해보고 싶다고 해서 보여달라고 했다. 되게 준비를 많이 해왔더라"고 했다.

목을 뒤덮은 타투 흰 코트 등 과한 스타일로 레이를 표현하고자 했던 이정재에게 촬영 전까지도 확신이 없었다는 홍원찬 감독이다. 그러나 레이가 인남의 조력자를 죽이는 장면을 촬영한 뒤 이정재가 연구하고 만들어낸 레이에 비로소 확신이 생겼다고. 이에 홍원찬 감독은 "모호했던 레이를 영화에 등장시키고 편집된 걸 봤더니 느낌이 좋았다"고 했다.

지금껏 본 적 없는 스타일리시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완성한 홍원찬 감독의 다음 작품도 역시나 액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홍원찬 감독은 "사극 액션이 될 것 같다. 이번 작품보다 보편적으로 좋아할 만한 이야기일 것 같다"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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