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성동일 사람이라는 자산 [인터뷰]
2020. 10.04(일) 10:00
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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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성동일은 누구보다 사람 귀한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들이 때로는 연기에 대한 영감을 주기도 하고, 소위 밥 벌어먹고살 수 있게 토대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성동일에게 사람은 자산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29일 개봉한 영화 '담보'(감독 강대규·제작 JK필름)는 인정사정없던 사채업자 두석(성동일)이 담보로 데려온 승이(박소이/하지원)를 만나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성동일은 극 중 승이를 만나며 감정의 변화를 겪는 사채업자 두석 역을 맡아 연기했다.

성동일이 '담보'에 출연하게 된 건 윤제문 감독의 신작 '귀환' 때문이었다. '귀환' 때문에 몇 차례 만나는 과정에서 윤제문 감독이 '담보'의 시나리오를 읽어달라며 건넸다고. 시나리오를 읽고 좋은 느낌을 받았다는 성동일은 '귀환'의 제작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이를 전화위복 삼아 '담보'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담보'가 성동일의 마음을 끈 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이었다. 특히 어린 자녀들이 보기 좋은 가족 영화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성동일은 "우리 애들이 '왜 아빠는 우리가 볼 수 없는 영화를 안 찍냐'고 해서 출연하게 된 게 크다"면서 "나이 더 먹기 전에 해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했고, 이 영화를 찍으면서 가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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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인 돈 대신 담보로 아이를 데려올 정도로 인정사정없던 두석은 승이를 만나 일련의 감정 변화를 겪으면서, 그에게 친 부모보다 더 부모 같은 사람으로 성장한다. 두석이 겪는 감정의 밀도와 변화들, 그리고 젊은 시절부터 노년까지 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부담이 있었을 터. 그러나 성동일은 "저는 시나리오 하고 감독을 믿는다"면서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상하게 대한민국은 감독이 글을 쓰고 각색하고, 연출도 하지 않나. 한 영화를 만들기까지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동안 감독은 시나리오 전체를 수백 번도 더 보지 않나. 그런 면에서 배우가 감독을 못 이긴다고 생각한다"면서 "시나리오에 다 표현돼 있는데 내가 특별하게 할 게 없었다"고 했다.

성동일이 인물을 풀어내는 방식은 시나리오 외에도 하나 더 있었다. 캐릭터와 비슷한 주변 인물들을 찾는 것이었다. 성동일은 "이 대본에 맞는 캐릭터가 누가 있나 주변에서 찾아서, 그 사람을 흉내 낸다"면서 "제가 연기한 캐릭터에는 주변 인들이 있다"고 했다.

이번 작품의 두석은 평소에 알고 지냈던 한 지인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두석과 비슷한 지인의 걸음걸이와 말투를 흉내 냈다고. 성동일의 연기의 리얼리티는 이렇게 완성된 것이었다.

그러면서 성동일은 성동일은 "그런 면에서 소이가 경험하지 않은 것들을 끌어내야 해서 힘들었을 것이다"라면서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아역 배우 박소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소이는 이번 영화에서 어린 승이를 연기하며 성인 배우 못지않은 감정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에 성동일은 "모르는 아저씨들하고 산 적도 없고 엄마가 버린 적도 없는데 소이가 어떻게 연기할까 고민했는데 강대규 감독이 옆에서 같이 울어줬다. 저랑 희원이는 계속 기다려줬다"고 했다.

성동일은 그런 박소이가 안쓰럽기도 하면서 대견하기도 했다고. 그는 "소이가 현장 에너지의 7~80%를 다 내줬다. 소이에게 힘들지 않냐고 했더니 학교 가는 것보다 현장이 더 재밌다고 해서 놀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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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와 관객을 만난 뒤 성동일의 벌써부터 다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드라마 '시지프스'와 '지리산'으로 이번에는 안방극장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일하는 성동일을 움직이게 하는 건 가족이었다. 성동일은 "아내와 자식들이 나한테는 연기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했다.

가족을 위해 쉴 새 없이 일하는 게 목표라는 성동일에게 사람은 무엇보다 중요한 자산이었다. 그래서 스태프들을 챙기면서 함께 어울리는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성동일은 "우리 직업이 기계를 사거나 생산 라인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니 않나. 스태프들에게 맛있는 걸 사주고 그러는 게 나를 돈 벌게 해주는 사람니까 그런 것"이라고 했다. 표현은 투박해도, 그 속에서 스태프들에 대한 그의 애정이 엿보였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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