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 조우진 "코로나 시국 속 개봉, 무거운 책임감 생기죠" [인터뷰]
2020. 11.09(월) 09:10
도굴 조우진
도굴 조우진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수면 위 우아해 보이는 백조가 사실은 수면 아래에서는 치열하게 자맥질을 하듯이. 쉽게, 또 잘 연기하듯 보였던 배우 조우진도 우리가 보지 않는 곳에서 자맥질 이상의 노력을 하고 있었다. 연기에 대한 만족을 지우고,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싶다는 조우진에게서 배우로서 분명한 태도가 느껴졌다. 그 태도들이 배우 조우진을 이루는 이름값이 됐다.

4일 개봉된 영화 '도굴'(감독 박정배·제작 싸이런 픽쳐스)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오락영화다. 조우진은 극 중 벽화 도굴 전문가 존스박사를 연기했다.

조우진에게 '도굴'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부터 재밌었던 작품이다. 그 재미가 조우진이 '도굴'로 이끈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조우진은 "시나리오 봤을 때 정말 신나게 봤다. 엄청 빠른 시간에 다 읽었었다. 찰진 대사와 지문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인물들의 감정선 변화에 중점을 두면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데, 정말 재밌는 작품이 나오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던 도굴이라는 소재도 조우진의 흥미를 자극했다. 현장 경험이 많은 박정배 감독의 입봉작이라는 점도 신뢰를 더했다. 이에 조우진은 "충분한 믿음과 설렘과 기대를 안고 참여를 했었다"고 했다.

존스 박사는 조우진의 향수를 자극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캐릭터를 연상케 하는 존스 박사에 매료됐다고. 조우진은 "내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매력 있는 인물이었다"면서 "예전부터 '인디아나 존스'를 너무 좋아했다. '인디아나 존스'만이 갖고 있는 '삑사리' 유머가 있지 않나. 어렸을 때 크게 감명받은 영화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존스 박사가 되기 위해 조우진은 그의 키워드인 '허세'와 '낭만'을 중심으로 연기를 연구했단다. 조우진은 "두 가지 키워드를 과하지 않게 관객들이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게 연구하려 했다"면서 "'아재미'와 '잔망 미'를 생각했다. 너무 촐랑대고 그러면 보기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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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은 본격적인 코미디 연기가 '도굴'이 처음이었던 터라 많은 부침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가장 기쁠 때의 감정과 가장 하이텐션에 있을 때의 감정을 다루는 게 어렵다는 걸 코미디 연기를 하면서 깨달았다"면서 " 희극과 비극을 따로 두기는 하지만 우리가 논할 때 같이 두고 이야기하기도 하지 않나.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 경계를 어떻게든 넘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존스 박사를 계기로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감정을 다룰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염려와 다르게 조우진은 존스 박사의 등장부터 퇴장까지 웃음을 연발하는 코미디 연기로 영화를 다채롭게 채웠다. 특히 존스 박사의 첫 등장은 영화의 코믹 무드를 한껏 배가시키는 장면이기도 했다. 해당 장면에선 함께 도굴을 하자는 강동구의 제안에 갑자기 화면에서 사라졌다가 '인디아나 존스'의 상징인 모자를 쓰고 폼을 잡는 존스 박사의 모습은 큰 웃음을 자아내며 캐릭터의 정체성을 명확이 보여준다.

조우진은 해당 장면에 대해 "존스 박사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드러내는 장면이지 않을까 싶다. 태세 전환을 본인의 정체성의 시그니처인 모자를 쓰는 걸로 하자고 제안했다. 어차피 영화적으로 반영돼서 조금 비현실스럽고 오버스러워 보일지라도, 이런 영화의 이런 캐릭터 터니까 용납할 수 있는 연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현장에서 자신의 연기에 배우들과 제작진들의 웃음이 터질 때마다 코미디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다고. 조우진은 "제가 하는 걸 보고 사람들의 웃음이 터지니까 내가 잘못하지 않았구나 싶었다. 코미디 연기에 소질이 아예 없지는 않구나 싶었다"면서 "앞으로 연구를 좀 더 해볼 만한 최소한의 자신감은 가져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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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해 한국 영화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조우진은 '도굴' 뿐만 아니라 12월 개봉 예정인 영화 '서복'을 통해서도 관객과 만난다. 어려운 시기에 2편의 영화나 선보이는 것에 부담이 적지 않다고. 조우진은 "주변 지인들이 '이 시국에 네가 출연하는 영화가 한 달 텀으로 개봉하냐'고 했을 때 겁부터 나더라"면서 "이러한 시기에 2편이 연달아 개봉을 하게 됐는데 관객분들이 얼마나 보러 올지 모르지 않나.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라고 했다.

이어 조우진은 "조금이나마 다행인 건 두 작품의 결이 다르다는 점이다. 캐릭터도 상반되는 지점이 있다. 일말의 다행스러운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부담감은 있지만,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개봉한다는 것만으로 감사한 마음이라고. 조우진은 "최근 술을 먹다가 살짝 울먹거렸다. 10여 년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지 않나. 이 시국에 무거운 책임감도 생기지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조우진은 스스로에 대한 만족을 지우고, 주어진 만큼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했다. 조우진은 "개봉 수도 줄듯이 작품수도 줄어간다. 그렇기에 이런 기회들이 소중해진다. 사명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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