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지금의 김향기를 있게 한 동력 [인터뷰]
2021. 02.06(토) 11:30
아이 김향기
아이 김향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김향기가 '증인'에 이어 '아이'로 돌아왔다. 왜 치유와 연대의 이야기여야 했을까. 의외로 답은 간단했다. 김향기가 작품에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 그 키워드들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아역배우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김향기와 만났다.

10일 개봉되는 영화 '아이'(감독 김현탁·제작 엠씨엠씨)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아영(김향기)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스한 위로와 치유를 그린 영화로, 김향기는 극 중 스스로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보호종료아동 아영을 연기했다.

영화 '증인' '우아한 거짓말'을 잇는 치유 3부작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향기가 이번에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아영 역할을 통해 관객들에게 또 다른 감동과 여운을 선사한다.

특히, 스스로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보호종료아동 아영이 녹록지 않은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은 애틋한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러블리한 매력의 배우 김향기의 섬세한 연기가 더해져 빛을 발한다.

Q. '증인'에 이어 따뜻한 힐링 영화로 관객을 만나 뵙게 됐다. 연달아 휴먼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A. 제가 맡은 역할로 누군가를 대변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린다. 하지만 저는 대본을 읽고 출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캐릭터의 매력이라든지,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소소한 재미들이 제가 작품을 결정하는 이유가 될 때가 있다. 그렇게 선택한 작품이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들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Q. 그렇다면 '아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제가 처음 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금방 읽었다. 아영이가 하는 행동이나 말에 대해서 '왜?'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고, 자연스럽게 읽혔다. 다 읽고 나서 '왜 이렇게 빨리 읽었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되짚어 보니까 아영이가 저와 닮은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봤을 때는 처한 상황은 다를 수도 있지만, 그걸 제외하고 타고난 사람 자체가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를 해 나가려는 방식들이 저와 비슷한 사람인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

Q.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는데, 어느 장면이었나.

A. 특정 장면에서 울었다기보다는 혁이 얼굴이 화면에 비쳤을 때 눈물이 흐르더라. 그러고 먹먹한 마음으로 보다가 또 혁이 얼굴을 볼 때 눈물이 흘렀다. 제가 찍은 작품을 보면서 이런 식으로 감정이 올라온 건 처음이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촬영을 마친 지 얼마 안 돼서 안 울 것 같았는데, 눈물이 나더라.

Q. 보호 종료 아동인 아영을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고, 연기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A. '보호 종료 아동'이라는 말 자체가 서술돼 있는 말 아닌가. 그걸 받아들일 때 서술된 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건지, 나는 그냥 한 사람을 연기하는 건데 그 단어의 의미를 크게 두고 그걸 중심으로 연기를 해야 하나 고민이 있었다. 촬영 전에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영으로서 연기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아영이는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는 아이지만, 자신의 노력으로는 채울 수 없는 마음의 공백이 있는 친구이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하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안정적인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친구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영화에서는 직접적으로 표현돼 있지는 않지만, 말할 때 그런 내재된 성격들이 풍겨져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거나 표현하는 데 있어서 서툰 친구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연기했다.

Q. 보호 종료 아동의 상처나 갈등, 복합적인 심리를 표현하는 데 있어 제일 고민된 부분은 어떤 점이었나.

A. 보호 종료 아동이라는 말이 캐릭터를 설명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전에 한 사람으로서 아영이에게 다가가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오히려 저는 보호 종료 아동의 어려운 상황들에 집중을 해서 연기를 하기보다는 아영이 영채와 혁이를 만나면서 변화하는 감정들에 집중하려고 했다.

Q. 이번 작품을 통해서 육아를 간접적으로 체험했는데 어땠나.

A. 혁이 역할을 해 준 지안이와 지훈이 쌍둥이 친구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줘서 큰 어려움이 없이 연기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들이 느끼는 만큼의 고충이나 어려움은 느끼지 않았다. 실제로 촬영을 할 때 지안이와 지훈이 부모님이 현장에서 아이들을 케어해주는 모습을 관찰한 게 도움이 됐다.

Q. 아이를 안는 연기를 했는데 두려움은 없었는지.

A. 촬영 들어가기 전에 아이를 처음 안아 봤는데 떨리기는 했다. 아이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는 건지 몰라서 저는 가만히 안고 바라봤는데 아이가 되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더라. 뭔가 아이를 보고 있으니까 마음이 편안해지더라. 아이를 안을 때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아이 부모님께 물어봤고, 어떻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리딩 때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케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를 안는 자세, 편안한 행동들은 기본적으로 조금 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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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류현경 배우와 '케미'가 좋았다. 함께 연기하면서 어떤 점이 잘 맞았는지, 류현경이라는 배우의 어떤 매력을 알게 됐나.

A. 현경 언니가 가지고 계신 에너지가 대단하다. 제가 역할도 그렇고 다운돼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현경 언니가 같이 으쌰 으쌰 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언니가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모습들이 영채와 아영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느낌이 있었다. 또 촬영을 할 때는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상황을 잘 만들어 주셔서 쉴 때나 촬영할 때나 너무 좋았다.

Q. '아이'는 단순이 여성이 주인공인 여성 서사의 영화가 아닌, 여성들이 함께 연대하는 '연대가 주는 위로'에 대한 영화인 것 같다. 여성 영화로 '아이'가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아이'에는 다양한 여성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편견이 있는 인물들이지만 그들만의 가치관 속에서 잘 살고 있고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며 어려움 속에서 희망과 사랑을 키워나가고 함께 연대하는 인물들이라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여성들이 겪는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문제는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줄 수 있는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다른 보호 종료 아동인 친구들과의 장면도 인상 깊었다. 아영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에 대해서 자세히 나오지 않았는데 따로 전사에 대해 설정한 부분이 있었나.

A. 따로 설정 한 부분은 없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커 온 친구들처럼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했다.

Q. '아이'를 비롯해 위로의 메시지를 주는 작품에 많이 출연했는데, 김향기 배우는 평소 어떤 것에 위로를 받나.

A. 마음과 머리를 더 어지럽게 하고 싶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때 뭔가를 하기보다는 가만히 평소 생활을 유지하려고 하다 보면 사소한 것들이 크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책을 보다가 좋은 말을 발견했을 때나 친구, 가족과 함께 했을 때 등 사소한 것들이 위로가 되는 것 같다.

Q. 아역 출신이란 꼬리표 떼기가 쉽지 않은데 부침 없이 잘 성장해 온 것 같다. 그 동력은 무엇이라 상각 하나

A. 스스로 연기하는 거에 만족감을 가지고 있고, 좋아한다는 게 큰 동력인 것 같다. 또 오래된 친구들이 저를 배우로 생각하지 않고 사람 김향기로 생각해 주고 가족들이 저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는 것도 힘이 된다. 욕심을 내려놓고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하는 작품들과 캐릭터도 있고, 다양한 것들이 제 동력이 되는 것 같다.

Q. 스스로 생각하는 배우 김향기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A. 저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 상관이 없다. 제가 재밌다고 느낀 작품이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 '나는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한다. 제 스스로 '난 누구든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게 한다. 그런 부분이 장점이라면 장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Q. '아이'를 촬영한 뒤 스스로 가장 발전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들보다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줬던 것 같다. 학생 역할을 많이 했는데, '아이'에서는 어른들이 겪을 수 있는 고충이나 어려움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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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후반 노래방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촬영 당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A. 혁이를 연기해 준 지안이 지훈이가 잠이 들어서 잠시 기다렸다가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 '바나나 차차'라는 노래를 부르는데 염혜란 선배님께서 노래 템포를 높여주셨다. 촬영하다가 자연스럽게 템포를 높여주셨는데 그 상황에 오롯이 캐릭터들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신 것 같다. 빨라진 템포에 맞춰서 노래하는 게 재밌었다.

Q. 염혜란 배우와의 연기는 어땠나.

A. 염혜란 선배님과 붙는 신이 많지 않았지만,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줘야 했다. 염혜란 선배님이 많이 미안해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할 때에는 오히려 망설이지 않고 연기해주셨다. 짧은 시간 안에 감정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감사드린다. 영화 속 관계만큼 짧지만 강렬했던 것 같다.

Q. 눈빛으로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다. 김향기 배우의 강인하면서도 독하기도 한 얼굴을 새롭게 본 것 같다. 본인이 볼 때는 어떤 느낌이었나.

A.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부분에서 본인이 혼자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 많고, 자기 방어 기제가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말로 표현하는 친구가 아니기 때문에 눈빛이나 분위기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제가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몰랐었던 장면들도 있었다. 현장에서 모니터를 자주 하는 게 저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서 하지 않는 편이라서 제가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몰랐었던 장면들도 있었다.

Q. 함께 작업을 했던 배우들 모두 김향기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배우가 아닌 김향기는 어떤 사람인가.

A. 솔직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직업의 특성상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저는 김향기로서 솔직하게 보여드리려는 사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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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기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당장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지는 않지만 욕심은 많다. 해보고 싶지만, 안돼도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저에게 맞는 역할을 제안해 주시면 거기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찾는 짜릿함이 있는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연기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제가 제 연기를 봤을 때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는 편이다. 표현하는 데 있어서 진실된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필요한 목소리 톤과 동작에 대한 부분들에서 부족한 게 보일 때가 있다. 제가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인식을 했으니까 고치면 된다고 생각한다.

Q. 이 영화에서 김향기 배우에게 가장 큰 도전이었던 것은 무엇이었나.

A. 새로운 캐릭터를 맡을 때마다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다른 작품들에 비해 특별히 이런 부분이 도전이라고 하기보다는 지금까지 했던 모습들 보다는 성숙한 캐릭터다. 지금까지 학생 역할을 많이 해서, 성인 캐릭터로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 도전이었다.

Q. 대중에게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변신에 대한 갈망은 없나. 있다면 어떤 모습을 새롭게 보여주고 싶나.

A. 욕심은 많지만 그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만큼의 책임을 가지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도 거기에 대해 크게 실망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때그때 주어지는 것에 집중하려는 편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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