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형이란 이름이 주는 신뢰 [인터뷰]
2021. 07.23(금) 17:02
김서형
김서형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김서형이라면 어떤 역할, 작품이든 신뢰감이 생긴다. 수년간 자신의 자리에서 오롯이 연기 한 길을 걸어온 김서형의 힘을 자양분 삼아 자란 신뢰감이다. 김서형이라는 이름값은 곧 신뢰다.

김서형이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감독 이미영·제작 씨네 2000, 이하 '여고괴담6')로 돌아왔다. '여고괴담6'은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김서형)가 학교 내 문제아 하영(김현수)을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장소를 발견하게 되고 잃어버렸던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다. 김서형은 극 중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를 연기했다.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여고괴담' 시리즈는 매 작품마다 학교를 무대로 신선한 소재와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메시지, 그리고 혁신적인 촬영 기법을 선보였다. 또한 스타 등용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많은 배우들을 배출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개봉된 '여고괴담 5' 이후 약 12년 만에 여섯 번째 이야기로 관객과 만나게 됐다.

특히 김서형에게는 더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영화 '여고괴담 4- 목소리'에서 음악교사 희연 역을 맡아 강렬한 활약을 보여준 바 있는 김서형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여괴괴담' 시리즈에 다시 출연하게 됐다. 시리즈 사상 두 번 이상 출연한 건 김서형이 처음이다. 김서형은 자신이 출연 제의를 받게 될지도 몰랐다고.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작품에 다시금 출연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는 김서형은 "작품이 잘되고 못되고를 떠나서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시리즈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더 잘하고 싶었던 건 맞다"라고 했다.

김서형이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또 있었다. 'SKY 캐슬'을 끝낸 후 아쉬움이 남았단다. 그 헛헛한 마음들을 '여고괴담 6'을 통해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김서형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쉼 없이 끌고 가야 하는 은희 역할에 매료됐던 것 같다"면서 "과감하게 몸으로든 뭐든 다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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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형이 연기한 은희는 영화에서 수많은 감정의 변화를 겪는, 말 그래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인물이다. 과거와 현재의 기억이 혼재되면서 쉴 새 없이 변주하는 감정을 하나의 캐릭터로 표현해야 했다.

김서형은 깊은 내공의 연기력으로 쉽지 않은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이번 영화에서 김서형의 연기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기억 착란을 겪는 인물의 심리를 온몸과 표정으로 표현해냈다. 인물의 심리가 시각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김서형의 연기 힘은 실로 대단했다.

어려운 감정선을 지닌 캐릭터지만, 김서형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김서형은 "저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어려움 없이 인물의 감정선을 이해했다"면서 "은희가 과거의 기억을 정말 있었을까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연기할 때에는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평소 공포 영화를 잘 보는 성격은 아니지만 미스터리 심리물로 접근해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고. 김서형은 "얼굴에서 보여주는 연기들을 좀 더 담고 싶었다"라고 했다.

촬영이 없어도 현장에 머물렀다고. 후배들을 위해서였다. 김서형은 "촬영이 없는 날에도 아이들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봤다. 아이들이 저를 어려워할 것 같아서 오히려 제가 말을 많이 걸어줬다"라고 했다.

후배들과의 연기 호흡을 위해 선배가 아닌 동료 배우로서 호흡했다고. 김서형은 "서로 시너지를 내서 좋은 작품을 이뤄져 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서로 뭔가를 해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고괴담' 시리즈에 대한 애정과 'Sky 캐슬'을 끝낸 후 남아있던 감정을 털어버리기 위해 이번 작품을 선택했던 김서형. 그에게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김서형은 "지금껏 했던 모든 드라마와 영화를 통틀어서 감정선 하나 놓치지 않고 어렵지 않게 했던 기억밖에 없다. 너무 속 시원하다. 제 자신뿐만 아니라 몸의 털끝 하나까지 버리고 왔던 작품"이라면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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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유혹'부터 'SKY 캐슬' '여고괴담6' '아무도 모른다'에 이어 최근 종영한 '마인'까지. 김서형이 걸어온 발자취는 언제나 센 캐릭터들과 함께였다. 세다고 말하는 것이 외면이든 내면이든, 김서형이 맡은 캐릭터들은 저마다 독보적인 서사 속에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들이었다. 그 캐릭터들이 김서형을 '센 캐릭터 전문'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게 만들었다.

김서형 이에 대해 "센 캐릭터이긴 하지만 제가 연기할 때에는 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제일 약한 사람이기 때문에 셀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제가 그동안 노력하고 성실했던 결과라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센 캐릭터지만 김서형의 숨결이 닿았기에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거 아닐까. 다 같은 센 캐릭터여도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조금이라도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김서형의 강박관념이 오늘날 우리가 그의 작품을 믿고 보게 만드는 힘이 됐다. 김서형이 또 어떤 작품으로 자신에 대한 이름값을 증명하게 될지 기대가 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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