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이 'D.P.'로 얻게 된 것 [인터뷰]
2021. 09.24(금) 10:30
D.P. 정해인
D.P. 정해인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작품을 선보이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D.P.'는 정해인으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게 한 작품이었다. 그 어느 작품보다 큰 보람을 느꼈고 자신이 미처 몰랐던 군대의 실상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고. 그렇기에 'D.P.'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정해인이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D.P.'(극본 김보통·연출 한준희)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안준호(정해인)와 한호열(구교환)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군대를 소재로 하고 있기에 취향이 갈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D.P.'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남녀노소 시청자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으며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이런 인기에 대해 정해인은 "주변에서도 선배님들께서 '작품 잘 봤다'라며 축하 문자를 많이 해주시고 계신다"라며 "국내외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공감'때문이지 않나 싶다. 군대는 거대한 사회의 축소판이라고도 하지 않냐. 'D.P.'는 탈영병을 잡는 군대 이야기이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도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군대를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법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금은 작품을 향한 엄청난 관심 덕에 고마움만 느껴지는 'D.P.'이지만, 촬영이 이뤄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D.P.'는 정해인에게 있어 부담이 컸다. 군 부조리에 대해 가감 없이 드러낸 작품이었기 때문. 실제로 'D.P'에서는 구타 및 가혹 행위를 숨기려는 간부들의 에피소드가 담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해인이 'D.P.'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감독, 작가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정해인은 "감독님과의 첫 미팅 자리에서부터 확신이 들었다. 제작진에 대한 믿음과 존경이 저에게까지 느껴졌고, 저 역시 감독님을 향한 확고한 믿음이 생겼다. 또 작가님의 원작 웹툰이 워낙 묵직하고 힘이 있었기 때문에 이게 과연 드라마로 제작되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해인은 'D.P.'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만한 민감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가볍게 연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캐릭터를 정말 진지하게 대해야겠구나 싶었다. 원작이 지닌 메시지를 잘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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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출연을 결정한 정해인이 가장 먼저 한 것은 안준호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정해인은 "안준호는 기본적으로 죄의식이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점을 남이나 다른 것에서 찾기보단 자기 안에서 찾는다. 그런 점이 나와 비슷하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인내하고 참아내는 준호의 모습만큼은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나라면 아버지가 굉장히 미웠을 것 같고 표출했을 것 같은데, 준호는 그러지 않아 여러 가지로 이해하기가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때 정해인에게 힘이 된 건 동료 배우들의 열연이었다. 너무나도 리얼한 연기에 자연스레 몰입이 될 수밖에 없었단다. 정해인은 "심지어 첫 촬영 장면에서 '이병 정해인'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며 "그 정도로 세트와 선임들의 연기가 너무 진짜 같았다. 특히 황장수 역의 신승호 배우는 칭찬을 안 할 수가 없다. 아직 군대를 가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 분석이 완벽하게 돼 있었다. 조현철 배우 역시 정말 어려운 연기를 배역에 맞게 너무 잘 해주셨다. 그 덕분에 촬영을 하면서도 마음이 무겁고 갑갑했고, 슬프면서 화가 났다. 어려운 연기인데 너무나도 잘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정해인은 복싱을 배우며 안준호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 군 입대 전 복싱을 했던 안준호를 더 현실감 있게 연기하기 위해 "촬영에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정말 힘들게 연습했다"는 정해인은 "복싱의 '복'자도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촬영을 진행하며 복싱이 얼마나 힘든 운동인지 알게 됐다. 주먹을 쥐고 있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다행히 혼자가 아니라 버틸 수 있었다. 정현민 일병 역의 이준영 배우와 복싱을 같이 배웠는데 옆에서 많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정해인은 안준호의 외적인 모습도 디테일하게 구성했다. 정해인은 "군대니까 최대한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다. 한다면 자연스럽게 하도록 노력했다"며 "움직임 역시 액션보다는 리액션에 중점을 둬서 연기했다. 아무래도 이등병이다 보니 할 수 있는 대답이나 행동이 많지 않다 생각했다. 진짜 군대에 있는 것처럼 선임들의 말과 행동, 표정을 기민하게 캐치하고 리액션 하는데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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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일까. 정해인은 "시간이 지나도 'D.P.'가 기억 속에 가장 선명하게 남을 작품이 될 것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만큼 연기하면서도 느끼는 바가 많았고, 또 많은 걸 배우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다"고.

또한 정해인은 "'D.P.'로 인해 자존감을 지킬 수 있었다"고 설명하며 "예전에도 연기를 잘 하는 것이 자존감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좋은 평가를 받을 때 그 성취감은 이로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전 연기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나온 작품을 재밌게 봐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그때 정말 진정한 기쁨을 느끼는 것 같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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