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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 "나쁜남자? 실제론 여자 손도 잘 못 잡아요" [인터뷰①]
2013. 11.11(월)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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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반듯반듯. 이동하(31·본명 이동명)는 반질반질 잘 다듬어진 느낌을 가진 배우다. 그렇다고 딱 떨어지는 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작품에 따라 유동적으로 옷을 갈아입는 유연함도 이동하에겐 다분하다. 지난 해 뮤지컬 ‘라카지’를 비롯해 연극 ‘트루웨스트’ ‘나쁜 자석’ ‘클로저’ , 뮤지컬 ‘쓰릴 미’ 등 깊이감 있는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며 배우로서 조금 더 묵직해지고 단단해졌다. 언제 이렇게 많이 성장했나 싶어 놀랄 정도. 하지만 이동하는 이 같은 반응에 “부족하다”며 손사래를 친다. 그리고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굳은 다짐을 전한다.

이동하는 현재 연극 ‘클로저’에서 신성록 최수형과 함께 부고 전문 기자 댄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연극 ‘클로저’는 영국의 젊은 극작가 패트릭 마버(Patric Marber)의 대표작으로, 뉴욕 출신의 스트리퍼 앨리스, 부고 전문 기자 댄, 사진 작가 안나, 피부과 의사 래리 등 네 명의 엇갈린 사랑과 그로 인한 심리적 갈등, 인간 내면의 소통과 진실에 대해 깊이 조명하고 있다.

1997년 런던에서 초연된 후 해외 유수의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휩쓸며 최고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100여 개국에서 30여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브로드웨이와 유럽을 비롯해 지금까지도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2005년에는 나탈리 포트먼, 주드 로,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로도 개봉되어 전 세계적으로 ‘클로저’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개봉 당시 영화 ‘클로저’를 워낙 좋아해서 10번 넘게 봤다던 이동하는 자신이 댄 역을 맡아 연기를 한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그만큼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기 때문에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하나 고민을 무척이나 많이 했다고 한다.

댄은 “안녕? 낯선 사람”이라고 인사를 하는 앨리스를 처음 만나 사랑을 하게 되지만, 2년이 지난 뒤 사진 작가인 안나에게 사랑을 갈구하게 된다. 하지만 앨리스는 여전히 댄을 사랑하고 있었고, 댄은 안나와 앨리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결국 댄은 안나를 선택하지만 그 과정 또한 순탄치 않다. 늘 안나의 진심과 사실을 확인하려 들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은 댄의 행동은 결국 앨리스의 마음까지 돌아서게 했다. 파국으로 치닫게 된 이들의 사랑은 바닥까지 곤두박질 쳐 피눈물을 흘렸다.

그렇기 때문에 공연을 보고 난 뒤 여성 관객들은 댄의 찌질 함에 혀를 내두르곤 했다. 이동하 또한 실제로 공연 끝나고 집에 갈 때 어떤 관객으로부터 “실제 성격이 그렇냐.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냐”는 말을 들었다고 고백하며 크게 웃음 지었다. 물론 “저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급히 해명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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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는 내내 ‘댄은 대체 왜 그러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자 이동하 또한 긍정하면서 “댄은 사랑이 뭔지 모르는 남자지만, 사랑을 필요로 해요. 그리고 굉장히 솔직해요”라고 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그리고 “여자들이 보면 왜 저렇게 집착을 하고 찌질하게 구는지 이해가 안 되겠지만 솔직히 저는 ‘저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물론 행동으로 옮기는 건 그렇지만 궁금해 하는 심리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속으로 생각하고 또 묻고 싶어 하지만, 댄처럼 솔직하게 또 직설적으로 ‘그 남자와 잤어?’라고 물어보진 않거든요. 근데 댄은 끝까지 파헤치죠. 댄이 그럴 수밖에 없는 건 가정환경 탓도 있다고 봐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아프시고.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라서 나를 안아줄 수 있는 여자에게 집착을 하게 되고 더 솔직해지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불쌍하고 안타까워요.”

꽤나 긴 시간, 무대 위에서 댄으로 살아왔던 이동하는 ‘감정적으로 더 끝까지 가보자. 더 앨리스에게 집착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고. 그래야 극이 더 풍성해질 수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공연 초반보다 지금이 훨씬 댄으로서 이기적으로 변한 느낌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안나와 앨리스에게 어느 정도는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은데, 대본을 읽고 느끼고 또 연기하면서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매몰차지다 보니 어떻게 저럴 수 있지 하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어요. 요즘은 내가 너무 댄의 마음에 빠져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매 공연마다 다르기는 한데 점점 더 그러는 것 같아서 안나와 앨리스에게 미안해지죠.”

이는 작품을 할 때마다 그 캐릭터에 푹 빠지는 이동하의 연기 스타일 때문이기도 했다. 이동하는 “어느 날엔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능글맞아져요. 특히 누나들에게 말이죠. 저조차도 ‘뭐야’ 싶을 정도로 이기적인 마음도 생기고 그래요. 그럴 땐 이동하를 잃어버리고 캐릭터만 생각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죠”라고 캐릭터에 너무 몰입해서 생기는 실제 생활의 폐해도 살짝 언급했다. 이에 이동하는 공연 끝나고 쉬는 날 항상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비워내려 노력한다고 했다.

또 이동하는 래리의 병원에서 앨리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의 감정 표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면을 통해 앨리스가 자신을 얼마나 많이 사랑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고, 자신 또한 앨리스에 대한 사랑을 깨닫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래. 나에겐 앨리스였지’라는 마음이 들 때 짜릿함이 느껴져 기분까지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앨리스와 격해진 감정으로 싸우고 모진 말을 내뱉으면서도 속으로는 울게 되는 마지막 장면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안나를 사랑한다는 고백을 들은 앨리스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라고 할 때 미묘한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치고 들어와서 감정적으로 힘들다고도 했다. 한 장면 한 장면 곱씹으면서 그 때의 감정과 이유를 전하는 이동하에게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듬뿍 뿜어져 나왔다.

그러면서 이동하는 세 명의 앨리스에 대해 “각자 개성이 달라요. 이윤지는 뭔가 날카로우면서 강렬한 느낌이 있어서 감정을 줄 때도 확하고 오는 것이 있어요. 또 한초아는 슬프고 안타까워서 안아주고 싶은 느낌이 있고, 진세연은 풋풋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느낌이 있어요. 셋 모두 다 달라서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라고 살가운 칭찬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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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와 같이 댄 역을 연기하고 있는 신성록은 기자간담회에서 안나와의 10초 키스신이 힘들다는 말을 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동하는 “10초 키스신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받자마자 “전 안 힘들어요”라고 무척이나 씩씩하게 대답했다.

“제가 늦게 연습에 들어갔거든요. 근데 키스를 아무도 안 텄대요. 그래서 제가 처음 연습 갔을 때 사람들 앞에서 혜나 누나랑 키스를 하니까 다들 ‘너 미쳤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그러고 나니까 성록, 수형 형이 경쟁하듯 ‘내가 동하보다 더 잘할 수 있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그 일이 사람들을 더욱 친해지게 만든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혜나 누나와도 그 다음부터는 ‘느낌 어땠냐. 이 각도가 더 나은 것 같다. 10초보다 더 짧지 않았냐’는 말을 할 정도로 친해졌죠. 결과적으로는 잘 된 것 같아요.”

첫 연습부터 아무렇지 않게 키스신부터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이 남자. 그리고 방긋 웃으며 키스신에 대한 에피소드를 전하는 이 남자. 그런데 이 남자의 실제 연애스타일은 댄과 확실히 많이 다르다.

“처음에는 낯을 정말 많이 가리고 부끄러움도 많아요. 손잡는 것도 잘 못해요. 말을 잘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친해지면 장난을 정말 많이 쳐요. 그래서 여자 친구들이 좀 놀라곤 해요. 무뚝뚝할 줄 알았는데 장난도 많이 치고 챙겨주기도 하니까. 연애 안 한지 3년 정도 됐어요. 외롭죠. 남자들이 많은 작품에 1, 2년 정도 출연을 하다 보니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고, 또 만나더라도 배우는 좀 부담스러워서요. 또 지금은 한창 재미있게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일에 집중을 하자는 마음이 커요.”

한 순간에 푹 빠지는 사랑보다는 계속 지켜보면서 서서히 물드는 사랑을 선호하는 신중한 성격의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개념 있는 사람이 좋아요”라고 이상형을 밝혔다.

현재 이동하는 연극 ‘클로저’ 공연 외에도 연극 ‘나쁜 자석’ 연습에 한창이다. 지난해에 이어 프레이저 역을 다시 맡게 된 이동하는 “팬들만큼 저 또한 ‘나쁜 자석’이 돌아오길 기다렸고, 빨리 무대에 서고 싶어요”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이동하에게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동하는 어떤 망설임도 없이 지금 현재 자신을 정확하게 되짚으며 각오를 다졌다. 묵직한 목소리 속 진중함. 이것이 배우 이동하가 앞으로 보여줄 연기 인생을 기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경험해야 할 것도, 배워야 할 것도 많고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는, 이제 시작하는 사람이에요. 연기를 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에 정말 감사해요. 앞으로 더 노력하고, 더 즐기고 싶고, 그 배역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캐릭터로서 정서를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고 꼭 그렇게 할 생각이에요. 오로지 연기하는 동안은 더 노력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해서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게 제 목표이자 욕심이며 바람입니다.”

[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악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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