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세무조사, 연예비리 전체를 발본색원하라
2014. 03.20(목) 17:30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유진모의 테마토크] 설명이 필요 없는 국내 1위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역외 탈세 등으로 수백억 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강도 높은 특별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은 당연하다는 생각과 더불어 우려를 낳는다.

지난 19일 사정당국과 국세청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18일 서울 강남구 SM엔터테인먼트 본사에 30여명의 조사 인력을 투입해 회계장부 등 세무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임원들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았다. 조사4국은 특별 세무조사를 담당해 검찰로 따지면 중앙수사부의 기능을 한다고 알려진다.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정기 세무조사의 경우 조사 시작 10일 전에 해당 회사 등에 조사 목적 등을 사전 통지한다. 하지만 이번 SM처럼 조사 당일 통지와 함께 곧바로 특별 세무조사에 들어가는 이유는 증거 인멸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번의 발 빠른 조사는 SM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국내에 신고하지 않고 유명 가수의 이름으로 홍콩 등지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에 은닉함으로써 수백억 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이뤄졌다고 한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조세 포탈 혐의가 짙을 경우 검찰에 고발조치할 방침일 뿐만 아니라 다른 유명 연예기획사로 조사를 확대한다는 얘기까지 전해진다. 사정당국 관계자를 인용한 한 보도에 따르면 “이번 세무조사의 타깃은 SM의 실질적 주인인 이수만”이다.

하지만 SM은 21일 오전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SM의 역외 탈세 등 관련 내용은 사실무근이며, 지난 2009년에 이은 일반적 정기 세무 조사”라고 해명했다.

세금 납부 역시 군 복무처럼 대한민국 국민의 4대 의무이기 때문에 이번의 세무조사는 정기적이든 불시적이든 지극히 당연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특별히 이수만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일부 보도가 사실이라면 행위의 정당성이 그 저의에 의해 흐려질 수 있다. 더구나 세무조사가 이수만 혹은 SM에 국한된다면 전 국민의 박수갈채를 동반한 공감을 사기 힘들다.

왜냐면 현재 한국의 연예산업이 전반적으로 호황 속에서 세계 시장 진출로 그 규모가 예전의 ‘구멍가게’ 수준을 벗어나 기업형이 됐기 때문이다. 탈세뿐만 아니라 연예계 전반에 걸친 고질적인 비리와 병폐는 지금의 수준을 갖추기 시작한 10여 년 전부터 전방위에 걸쳐 이뤄졌어야 했는데 이제야 뒤늦게 특정 인물 혹은 회사를 타깃으로 한 ‘표적수사’성 조사 혹은 수사가 벌어진다면 이는 공무원 본연의 임무에 대한 부분적 직무유기인 동시에 그 저의의 투명성을 보장받기 힘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수만(사진)이나 SM을 두둔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다. 그들이 선진국에 비해 대입스트레스가 심하고 그에 반해 여가의 공간이 태부족한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소모적이긴 하지만 그나마 위로해준 공로는 인정해줘야 한다. 더구나 그 콘텐츠로 세계시장을 장악함으로써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엄청난 외화를 벌어들인 국가적 공헌도 역시 칭송해줘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 그들이 탈세행위를 자행했다면 아무리 훌륭한 공적이라도 그 치적이 범죄행위를 정당화시켜줄 순 없다. 그래서 이번의 탈세조사는 백번 천번 잘 한 일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100%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타깃’이라는 일부의 추측 혹은 인용보도 탓이다. 그래서 국세청과 검찰은 SM에 대한 ‘표적수사’가 아닌, 연예계 전반에 걸친 전체적인 비리에 대해 순리적인 기준으로 순차적으로 포괄적인 수사를 벌여 고질적인 병폐를 몰아내고 연예산업을 건전화 투명화시키는데 일조해야 할 것이다.

먼저 ‘타깃’의 의도는 없어야 마땅하다.

지난 2008년 빅뱅과 2NE1 등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는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아 28억 원을 추징당한 바 있다. 회사 간부를 맡고 있는 매니저들이 짜고 소속 연예인들의 공연료를 횡령하는 과정에서 수입금액을 누락한 것.

당시 양현석이 타깃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없지만 YG의 수장이 양현석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고 YG가 다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인물이 양현석인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이때 YG는 해당 간부들을 해임하고 법의 판결에 따르며 순리적으로 일을 해결해나갔고 회사나 양현석은 거의 타격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때보다 훨씬 부자가 된 양현석과 몸집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회사의 위상이 입증한다.

SM의 실제 ‘왕’은 이수만이지만 서류상 그는 대주주 중 한 명일뿐이다. 회사의 경영은 따로 대표이사가 주도하고 그의 옆에 포진된 임원진이 이를 돕는다. 그럴 가능성이 그리 커보이진 않지만 만약 일부 보도대로 이수만이 표적이라면 혐의가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회사의 탈세는 입증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수만 개인의 비리를 포착해내기 쉽지 않을 것이고, 같은 맥락의 가정 하에 설령 그의 탈세 혐의를 입증한다 할지라도 대한민국 연예계 최고의 갑부인 그에게 커다란 타격을 입히는 일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같은 가정 아래 그가 대표이사 등에게 탈세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입증하는 일은 더욱 어려우리라 미뤄 짐작된다. 대외적으로 이수만은 회사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그래서 이번 SM에 대한 세무조사가 당연한 국세청의 업무이행임에도 그리 매끄럽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 만약 국세청이 연예계 전반에 걸친 탈세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가졌다면, 더불어 이를 바라보는 검찰의 시각이 연예계 전반에 걸친 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를 가졌다면 이번 조사 혹은 수사는 한 회사만 노린 일회성에 그쳐선 전 국민의 공감과 박수갈채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공무원은 그 ‘돈의 값어치’를 충분히 이행하는데 충실해야 한다.

고 장자연 강제 성상납 의혹 사건은 의혹의 당사자인 고인의 전 소속사 대표의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났지만 적지 않은 국민은 이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더불어 사법부의 판단이 옳다고 믿더라도, 연예계에 과연 불법적이고 비인간적인 성상납이 전혀 없다는 생각을 갖는 국민 역시 많지 않다.

순수한 자의적 판단과 의지 그리고 간절한 사정에 의해 성을 파는 성인 여성조차 범죄자로 규정한 우리나라의 법 아래에서 이런 국민의 의혹과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이 적극적으로 진실규명과 올바른 법의 방망이를 휘두르는데 앞장서야 마땅하다.

기업형으로 발전한 연예사업에는 탈세의 비리만 있는 게 아니다. 국민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는 성상납의 존재 여부를 명명백백하게 파헤치고 만약 존재한다면 그에 연루된 사람들을 사법처리함은 물론 그런 관행 혹은 영업방식이 자리 잡지 못하게끔 제도적 장치와 더불어 예방의 울타리를 견고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세금문제는 탈세뿐만 아니라 차등적 적용의 제도에 대한 재정비도 한 번 생각해봄직한 숙제다. 액수가 커질수록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한국의 프로야구 선수는 15~20%의 세금을 내는데 반해 미국 선수는 50~60%의 세금을 낸다.

세계 최고의 록그룹이었던 비틀즈가 고국인 영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이유는 자신들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수입에 대해 조국이 무려 90%의 세금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과하다면 불협화음이 뒤따르겠지만 현행법상 연수익 1억 원의 샐러리맨에게는 약 2000만원의 세금을 부과하는데 반해 비슷한 수준의 연예인에게는 1000만원밖에 부과하지 않는 것은 아무리 봐도 비합리적이다. 연예인이 약 100억 원을 벌 경우 40% 정도의 세금을 뗀다. 일본의 50%에 비해 적다. 당사자 입장에선 억울하겠지만 연예인이란 직업적 특성상 조금 더 떼도 그 이상을 명예로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재고가 필요하다.

더불어 거의 모든 사회에 만연한 고질적인 배임수재 배임증재 알선수재 알선증재 등의 검은 돈거래도 연예계에서 영구 퇴출시키는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연예계의 내부적인 가장 큰 문제는 철저하게 상명하복 형태인 ‘갑-을 관계’다.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영화투자배급사와 영화제작사, PD와 출연자 등으로 대표되는 갑을관계에서 갑의 횡포로 인해 을이 입는 손해와 불이익, 그리고 이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대중이 물려받아야 한다는 악의 순환 고리를 끊고 건전하고 투명한 캐스팅 편성 배급 투자 등의 ‘거래’가 이뤄지도록 법이 감시의 눈초리를 매섭게 해야 할 것이다.

단, 법에도 허점이 있기 마련이고 순도 100%의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 수 없다는 진리를 깊게 새겨 탄력성과 융통성을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무리 올바른 법집행에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위상 향상과 외화벌이에 효자노릇을 하는 한류열풍의 주역인 연예산업을 보호 육성해야 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무차별적이고 지나치게 원론적인 수사로 산업 자체를 위축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유진모의 테마토크 news@tvdaily.co.kr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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