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크로스', 상반기 대표 수작 증명한 마지막 10분 [TV톡톡]
2014. 06.05(목) 00:51
골든 크로스 15회
골든 크로스 15회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골든 크로스'의 유현미 작가가 권선징악(勸善懲惡)과 사필귀정(事必歸正)을 믿는 이들을 향해 냉혹한 돌직구를 날렸다.

4일 밤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골든 크로스'(극본 유현미, 연출 홍석구) 15회에서는 서동하(정보석)로 대표되는 골든 크로스를 무너뜨리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결국에는 패배한 강도윤(김강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강도윤은 기자회견에서 진실을 밝히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어 곽대수(조덕현)와 손잡고 서동하가 강하윤(서민지)을 죽인 골프채를 확보해 재기를 노렸으나, 골든 크로스는 곽대수와 그가 있는 곳을 덮쳤다. 결국 강도윤은 총에 맞아 쓰러진 채 암매장을 당했다.

진실은 승리하지 못했다. 정의는 죽었다. 아버지와 여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복수하려던 강도윤은 여동생이 맞아죽은 골프채로 폭행당하는 비극을 겪었다. 서동하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다. 그에게 강도윤은 대한민국을 금융강국으로 만들려는 자신의 앞길을 막는 '삼류'이자 '똥물'을 튀기는 귀찮은 존재였다.

강하윤을 서동하에게 붙여줘 죽음에 이르게한 마이클 장(엄기준) 역시 자기변명으로 일관했다. 그는 평범한 재능과 외모로 노력없이 스타를 꿈꾼 강하윤이 문제였고, 자신은 선택권을 준 것일뿐이라고 했다.

결국 복수를 위해 호랑이굴로 뛰어들었던 강도윤은 무모한 짓을 한 셈이다. 아름다운 승리란 없었다. 처절한 현실만 존재했다. 강도윤은 "사람은 통제할 대상이 아니다. 사랑할 대상이다"며 정의구현을 외쳤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실패자일 뿐이다. 이런 아들의 상황도 모르고 어머니 오금실(정애리)은 하염없이 아들을 기다렸다. 이들 가족의 비극은 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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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윤과 골든 크로스의 대결을 그린 15회의 마지막 10분은 '골든 크로스'가 왜 2014년 상반기 수작 중 하나인지가 드러난 부분이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당연하지만 순진한 명제를 뒤집은 것만으로도 신선했다.

여기에 "너만 없어지면 내가 국가를 위해 멸사봉공(滅私奉公)할 수 있다"며 뻔뻔하게 자신을 애국자로 합리화 하는 서동하와, "복수를 하겠다고? 반드시 진범을 잡아 진실을 밝히겠다고? 흥미롭긴 한데 미숙하고 어리석다"며 비웃는 마이클 장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기시감이 들게 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애국이라는 이름 아래 숨는 공직자와 돈과 권력 앞에서는 모든 것이 무기력하다고 믿는 상류층의 모습을 그대로 브라운관으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골든 크로스'는 상위 0.001%의 음모에 휘말려 가족을 잃은 남자 강도윤의 복수극이다. 권력을 향한 정의구현은 흔한 구도다. 하지만 '골든 크로스'가 뻔한 드라마가 아닌 것은 현실적 전개 때문이다.

현실에서 약자를 위협하는 이들은 극 중처럼 헬기를 타고 등장하지 않는다. 총을 들고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동하의 골프채에 맞고 쓰러지는 강도윤의 모습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것 같다. 가죽장갑을 끼고 '조폭 놀이'를 하는 회장님도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시절 아니던가. 모든 것을 걸고 도박을 했음에도 결국 복수에 실패하는 그의 모습은 일간지 시사면에서 스쳐지나가듯이 보았을 법한 현실감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강도윤은 결국에는 다시 일어날 것이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어도 그는 여전히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현미 작가가 '골든 크로스'를 통해 지금까지 보여준 전개로 봤을 때, 강도윤의 복수 역시 흔해빠진 모습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의학 드라마도, 법조 드라마도 연애하는 세상이다. 따지고 보면 검사 드라마(?)인 '골든 크로스'에는 사랑 타령은 거의 없다. 로미오와 줄리엣 구도는 있지만, 재벌을 사랑하는 신데렐라는 없다. 하지만 사회를 향해 던지는 '핵직구급' 메시지와 숨막히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있다. 현실성도 확보했다.

'골든 크로스'는 5%대 시청률로 시작했으나, 지난 주 기준 10%대를 바라보게 됐다. 이는 김명민의 MBC '개과천선'을 누른 결과다. 시청자 역시 시청률 역전극으로 응답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골든 크로스'가 상반기 수작 중 하나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다.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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