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없는 드라마 ‘골든크로스’, ‘추적자’를 넘지 못하는 이유
2014. 06.06(금)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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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KBS 2TV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극본 유현미·연출 홍석구 이진서)가 클라이맥스를 앞두고 충격적인 전개를 선보이고 있다. 총에 맞아 땅에 묻힐 위기에 처했던 주인공 강도윤(김강우)이 홍사라(한은정)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살아난 것이다.

거대 자본과 결탁한 권력에 아버지와 동생을 잃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드라마 ‘골든크로스’는 자연스레 지난 2012년 화제작이었던 SBS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이하 ‘추적자’)’를 떠올리게 한다.

‘추적자’에서 주인공 백홍석(손현주)은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도 아깝지 않은 어린 딸을 권력의 야욕에 내줘야했다. 이 충격으로 아내마저 잃은 백홍석은 어린 딸을 희생해야했던 권력에 온 힘을 다해 맞부딪힌다. 하지만 냉혹한 세상의 법은 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강도윤도 마찬가지다. 도윤의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골든크로스’가 내민 강력한 유혹의 손길을 뿌리치다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도윤은 “아버지가 결코 진 게 아니라는 것”을 밝히려고 온 몸을 내던지지만 서동하와 마이클 장(엄기준)의 세계는 철옹성처럼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

데칼코마니처럼 닮아 있는 두 작품이지만, 시청률 면에선 조금 차이가 난다. 드라마 ‘추적자’는 9.3%의 낮은 시청률에서 시작했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출연배우들의 열연이 연일 회자되면서 상승세를 맞이하더니 종국에는 22.6%라는 높은 시청률로 마감했다.

결말까지 다섯 회를 남겨둔 ‘골든크로스’는 지난 4일 방송된 15회가 11.3%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5.7%로 시작한 것을 염두에 둔다면 ‘골든크로스’ 역시 소폭 상승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추적자’에 미치진 못하고 있다.

두 드라마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드라마 ‘골든크로스’는 왜 ‘골든크로스’를 맞이하지 못하고 있는가.

물론, 시청률이 드라마의 높낮이를 판가름할 수 있는 기준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조건상 유독 닮아있는 두 작품이기에 한 번쯤 비교해봄 직하다.

다시 살아난 도윤은 3년 만에 모네타펀드의 ‘테리 영’으로 돌아온다. 홍사라의 도움으로 신분세탁을 한 것은 물론, 서동하와 마이클 장을 지옥의 문 앞으로 꼬여낼 막대한 자본까지 이끌고 나타난 것이다. 홍사라의 과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전개다.

백홍섭은 어떠했나. 법의 사각지대에 가로막힌 채 혈혈단신으로 상대방의 머리에 총구를 겨눌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비슷했다. 결국 실패했다는 점까지. 하지만 백홍섭은 오합지졸로 보일만한 사람들의 조력을 얻어가며 끝까지 보통의 서민이 취할 수 있는 최고의 방식으로 강동윤을 무너뜨렸다. 그에겐 뒤를 도울 막대한 권력이나 자본은 없었다.

‘추적자’의 마지막 장면이 여전히 가슴에 맺혀 있는 이유다. 백홍섭은 자신을 형벌로부터 보호해주려는 최정우 검사(류승수)의 변호를 물리쳤다. 죗값은 받아야한다는 것이다. 대신 죽은 딸이 억울하게 치러야했던 죗값, 마약복용과 원조교제라는 누명은 벗겨달라고 한다. 보통의 서민이 사악한 이기심으로 어긋나버린 세계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진실'이었다. 그것이 아무리 미약해 보일지라도.

‘추적자’의 시청률은 백홍섭 곁으로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이 모여 거대한 힘의 파도를 이룬 것처럼 올랐다. 어쩌면 ‘골든크로스’에 부족한 것은 이 점인지도 모르겠다.

도윤의 조력자들은 하나같이 보통 이상의 능력자다. 이 때문인지 살아 돌아온 도윤조차 악의 축인 서동하나 마이클 장이 썼던 방법을 취하고 있다. 끝내는 질 것 같아 불안하고 그래서 더 공감을 이끌어냈던 백홍섭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통쾌함은 줄 수 있겠지만 마음을 붙들기에는 이질감이 크다.

종영까지 4회 정도가 남아 있기에 아직 장담할 수는 없다. 도윤이 어떠한 방법으로 드라마의 막을 내리고 시청자들의 마음에 어떠한 모습으로 남게 될지는. 그저 드라마를 시청하는 보통의 서민으로서 안타깝고 서글픈 것이다. 도윤이 진정한 ‘골든크로스’를 만들어주길, 그와 함께 드라마도 ‘골든크로스’를 맞이하길 진심으로 바라는 시청자들이 많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 사진=해당 드라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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