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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 박유천 "흡수력 좋은 배우, 스펀지처럼 든 게 없어서 아닐까요?"[인터뷰]
2014. 08.11(월)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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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이렇게 운이 좋은 배우가 또 있을까. 봉준호 감독이 제작하고 김윤석 문성근 등 쟁쟁한 선배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에 아이돌로 정점을 찍은 한 배우가 스크린으로는 처음 인사를 한다. 근데 이게 웬걸. 처음치고는 과할 정도로 큰 비중이었지만 이 배우는 무리 없이, 아니 오히려 기대보다 훨씬 더 잘 소화해냈다. 영화 '해무'(감독 심성보ㆍ제작 해무)의 '전진호' 막내선원, 동식 역을 맡은 그룹 JYJ 박유천 얘기다.

보통 아이돌 출신에 대한 선입견은 어쩔 수 없이 작용하기 마련이다. 비록 시작은 팬덤으로 확보한 인지도일지 모르지만 연기자로 자리 잡느냐 마느냐는 철저히 개인의 몫이다. 하지만 박유천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부단한 노력 끝에 결국 자기 것으로 잘 만들어냈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유천은 여전히 동식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한 모습이었다. 왜 함께 작업한 감독과 선배들이 "박유천이 흡수력이 좋다"라고 말했는지 대번 이해가 갈 정도. 그는 환하게 웃으며 '이런 말까지 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으면서도 동식 얘기가 나올 때면 순간적으로 동식으로 돌변해 마치 연기를 하는 듯 진지한 눈빛으로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갔다.

"영화를 보고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동식이가 계속 떠오르더라"라고 말문을 열자 박유천은 "아마 마지막까지 나와서 그런가보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촬영을 할 때보다는 끝나고 나서 보니까 '해무'라는 작품이 첫 작품이라서 복 받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촬영할 땐 전체적인 것만 보고 동식에 빠져 있어서 내가 나오는 분량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는데 영화를 보고 그런 말씀들을 해주시니까 그런가 싶다"라고 밝혔다.

"다행이라고는 생각하는데 좋은 평들이 계속 나오니까 불안하고 빨리 개봉했으면 좋겠어요. 영화 개봉이라는 건 긴 기다림을 필요로 하는 거 같아요. 영화 다 찍고 한참 지났거든요.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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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동식은 처음 본 조선족 처녀 홍매(한예리)에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헌신적으로 사랑을 준다. 배를 옮겨 타기 위해 반대쪽 배에 매달려 있던 홍매가 실수로 바다에 빠지자 고민도 없이 검은 바다에 몸을 던질 정도로 동식은 무모하고도 맹목적인 청년이다.

"요즘 현실 사회에 필요로 하는 사랑이 아닐까 해요. 요즘엔 너무 다 따지니까요. 다들 '사랑을 하고 싶다'고는 말하지만 수많은 자기가 만들어놓은 경계선이 있잖아요. 이기적인 거 같아요. 안 그래요? 일반 사람들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언제부터 느꼈냐'라고 물어보면 '난 이게 좋았어'라고 말은 하지만 실질적으로 자기가 정말 사랑하게 된 계기는 모를걸요. 호감이 가고 그런 마음이 느껴지는 거죠. 사랑이 되는 과정을 분석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박유천은 자신이 갖고 있는 사랑에 대한 지론을 동식에게도 그대로 대입시켰다. "동식이도 마찬가지다"라고 운을 뗀 그는 "물에 빠진 홍매를 구하는 걸 시나리오로 봤을 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싶기도 했는데 동식이는 '빠진 사람을 구해야한다' 생명은 소중함 같은 게 아니었을까 했다. 그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호감이 생긴 거다. 내가 구한 여자고 또 남자이고 싶은 어린 마음 같은 거다. 또 사랑이란 게 갑자기 불타오르기도 하지 않느냐. 한정된 공간에서 젊은 남녀가 있는 그런 상황 자체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숱하게 화제가 된 두 남녀의 베드신 역시 많은 이들의 의문을 자아냈다. 박유천은 대뜸 "베드신은 아니다. 그냥 신이다. 베드도 없었다"라고 장난을 쳤다.

"감정을 표현하는 게 힘들었고 '맞나' 싶었던 갈등이 있긴 했죠. 의문을 계속 가지고 고민하다가 그게 한 순간에 살고 싶다는 의지, 살고 있다는 느낌, 그런 것들이 순간적으로 여러 가지로 회오리 치면서 기대고 싶었을 거 같아요. 모르겠어요. 제가 납득을 하고 이해를 해서 연기를 했지만 제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그럴 수 있을까 의문이 있죠. 신기하기도 하고요. 저라면 굉장히 불안할 거 같아요. 안에 있는 공간에 숨기 바빴을 거 같고 작전 짜기 바빴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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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가장 잘 나온 장면으로 "어창에서 홍매를 끌어안을 때"를 꼽으며 "제 얼굴이 안 나와서요"라고 겸손하게 농담이 섞인 대답을 한 박유천은 "흡수력이 좋다"는 주변인들의 칭찬에 대해서도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들은 게 없어서 그런 거에요. 학교도 많이 안 다녔거든요. 초, 중, 고등학교 다닌 기억이 없으니까. 들은 게 없으니까 흡수력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스펀지 같다고 말씀해주시는데 스펀지 안에 뭐 없잖아요.(웃음) JYJ 멤버들이 '해무 찍고 더 순수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순수했다가 갈수록 때가 묻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저는 갈수록 때가 벗는 게 보인대요. 진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거기에 대한 자부심도 느낍니다.(웃음)"

올 여름은 100억대 제작비를 쏟아부은 이른바 두 글자 대작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관객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군도:민란의 시대' '명량' '해적'이 개봉을 했고 그 중에서도 '명량'은 천만을 돌파할 정도로 기세가 무섭다. 개봉을 앞둔 '해무'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달가울 일만은 아니지만 박유천은 "'해무'라는 영화 자체가 좋기 때문에 함께 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라며 "흥행 여부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어떤 영화들보다도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영화가 개봉하면 자기 취향대로 골라보시잖아요. 저는 워낙에 영화를 보고 생각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영화를 보시면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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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박유천 | 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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