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오성ㆍ전혜빈, '조선총잡이' 살려낸 '명품 악역의 좋은 예' [종영기획③]
2014. 09.05(금) 09:29
조선총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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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어둠이 있기에 빛이 있듯이, 악이 있기에 선도 있다. 좋은 드라마의 완성은 등장인물 간의 균형이다. 특히 액션히어로물에서는 더욱 그렇다.

4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극본 이정우ㆍ연출 김정민) 주인공 박윤강(이준기)의 최대 적수는 최원신(유오성) 부녀다.

◆ 유오성, 악행과 절절한 부성애 넘나드는 '대체불가 존재감'

보부상 수장이자 수구파 거두 김좌영(최종원)의 사냥개인 최원신은 조선 제일의 검객 박진한(최재성)을 살해했고, 이후 그의 아들 박윤강마저 사지로 몰았다. 여동생 연하(김현수) 역시 노비로 살아야할 위기에 처했었다. 이들 가족의 불행은 김좌영이 사주한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최원신의 손에 의해 이뤄졌다. 박윤강으로서는 최원신이 철천지 원수인 셈이다.

'조선총잡이'는 조선의 마지막 칼잡이가 총잡이로 거듭나 민중의 영웅이 돼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액션로맨스다. 박윤강은 최원신으로 대표되는 수구세력들과 끊임없이 싸워가며 성장한다. 최원신과의 사투가 얼마나 긴장감 있게 그려지느냐가 극의 재미를 결정한다.

최원신 역을 맡은 유오성은 박윤강의 최대적수로서 대체불가의 연기를 펼쳤다. 그는 최고의 저격수이자 악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최원신 역을 누구보다도 실감나게 그려냈다. 극중에서 엄청난 아우라를 뿜어내며 계곡물 속에서 총을 들고 걸어 나오는 모습 때문에 '터미네오성'이란 별명을 얻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가 극 중 박윤강과 목숨을 걸고 펼치는 대결은 선굵은 액션물인 '조선총잡이'의 정체성 그 자체였다.

하지만 최원신은 평면적인 악인으로만 그려지진 않았다. 그의 악행은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그에게는 평생 천한 신분이라고 무시받은 것으로도 모자라, 딸까지 양반에게 능욕당한 사연이 있다. 물질적인 성공은 최원신에게는 딸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천한 계급 출신이란 이유로 김좌영 앞에서 치욕을 당할 때나, 딸 최혜원(전혜빈)이 "나도 주인에게 겁탈 당하던 종이었다"고 과거를 상기시킬 때 "그만 하라"며 눈에 눈물이 고인 채 괴로워 하는 그의 모습은 인간적인 고뇌가 드러난다.

악의 축이지만 절절한 부성애를 가진 아버지. 유오성은 복잡한 감정선을 가진 최원신이란 배역을 냉탕과 온탕을 오고가듯이 연기해 명불허전 배우임을 입증했다. 그의 이러한 열연은 '조선총잡이'가 최고의 드라마가 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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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혜빈, 철의 여인에서 복수의 화신까지 '최고의 신 스틸러'

보부상을 이끄는 여장부 최혜원은 아픈 과거를 지닌 여자다. 노비의 신분으로 양반에게 겁탈까지 당했었다. 하지만 아버지 최원신과 도망쳐나온 뒤 그의 삶은 항상 도전 그 자체였다. 어떤 일이 생겨도 대범함을 보이는 그의 성격은 수많은 풍랑을 온 몸으로 겪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고 서늘한 카리스마를 과시하던 그도 사랑 앞에서는 흔들렸다. 누구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던 그가 하세가와 한조의 모습을 한 박윤강을 마음에 두게된 것이다. 이후 박윤강이 아버지 최원신을 죽이려 했던 것을 알게되자 최혜원은 딜레마에 빠진다.

사랑이냐 핏줄이냐. 최혜원의 답은 후자였다. 한조와 미래를 꿈꾸던 최혜원은 박윤강을 향해 서슬퍼런 칼날을 들이밀며 목을 조여갔다. 그리고 결국 그는 아버지가 쏜 총에 맞아 최후를 맞이했다.

전혜빈은 여자의 몸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낸 최혜원 역의 적임자였다. 화려한 미모를 지녔지만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당찬 여인 최혜원은 그가 아니면 상상하기 힘들 만큼의 연기력을 보였다.

최혜원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한때 사랑했던 이에게 총구를 들이대는 캐릭터다. 전반부와 후반부의 감정선이 완전히 뒤집혀야했다. 전혜빈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최원신과 박윤강을 두고 갈등하는 최혜원의 심경변화를 그려냈다. 사극에 어울리는 안정적인 발성도 돋보였다.

특히 14회에서 부친을 위해 거짓말을 했지만 그로 인해 박윤강이 참형을 언도받자 죄책감에 출가를 선언하고, 실연의 충격을 이기지 못해 망연자실 물속으로 걸어 들어간 부분은 그의 열연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걸그룹 출신으로 2003년부터 연기를 시작한 전혜빈은 올해 11년차 배우다. 그는 그간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그리고 '조선총잡이'를 통해 당차고 주도적이지만 가슴에 불을 품은 여성상을 연기하면서 변신에 성공해, 또 한 번 배우로서의 폭을 넓혔다.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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