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날' 고우리 "'장보리'에 밀려 아쉽지만, 나에겐 값진 작품"[인터뷰]
2014. 10.06(월)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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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인기 걸그룹 레인보우 멤버에서 배우로서 인생의 2막을 걷고 있는 연기돌 고우리. 그는 최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기분 좋은 날'(극본 문희정ㆍ연출 홍성창)을 통해 6개월간 안방극장에 모습을 비추며 안정적인 배우 데뷔 신고식을 치뤘다.

최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티브이데일리와 만난 고우리는 걸그룹답게 상큼하고 통통 튀는 소녀와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누구보다 진중했다.

고우리는 '기분 좋은 날'에서 잘 놀고 공부도 잘하는 팔방미인 셋째 딸 한다인 역으로 분했다. 한다인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은 실제 자신의 모습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다인이라는 친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사는 프라이드가 강한 친구다"라며 "순진한 언니들은 사이에서 여우같이 발랄하고 철없는 막내딸"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촬영장에서도 실제 막내이기 때문에 최불암 나문희를 비롯한 김미숙 손창민 정만식 등 베테랑 배우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극 중 김미숙 선생님이나 손창민 선생님과 함께 나오는 장면이 많아서 그분들에게 연기적인 부분에서 혼나기도 하고 칭찬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편히 와'라고 얘기해주셔서 많은 가르침도 받았다. 처음에는 선생님들이 많이 답답해하셨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우리는 '기분 좋은 날'을 통해 첫 정극 연기에 도전했다. 이에 그는 "굉장히 설렜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며 "그렇지만 많은 것을 배워서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에피소드도 참 많았다고. 그는 극 중 아이돌 그룹 빅스의 멤버 홍빈과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홍빈이 손을 잘 떤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홍빈이 드라마가 반 정도 지날 때까지 손을 떨어서 '아직도 내가 불편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이가 편해졌을 때쯤 '아직도 긴장되느냐'라며 손을 왜 떨지 물어봤는데, 홍빈이 해맑게 '사실 유전이라서 약간 수전증이 있어요'라고 답했다. 그동안 긴장을 많이 해서 떠는 줄 알고 더 잘해주고 했는데, 허무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고우리는 홍빈과의 키스신을 언급하며 "키스신이 처음이었는데, 긴장감은 있었지만 설레지 않았다"라고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이어 "재미있는 건 홍빈 역시 물어보니 그 친구도 나와 똑같이 느꼈다고 하더라. 약간 감촉이 고무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 감정도 없었다"며 솔직함을 보였다.

고우리는 6개월간 이어진 촬영을 통해 한다인이라는 인물로 살며 얻은 것이 참 많다고 했다. 그리고 그중 가장 값진 것으로 '경험'과 '배움'을 꼽았다. 그런 의미에서 '기분 좋은 날'은 고우리의 연기 인생에 거름 같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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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쉬움도 있었다. ‘기분 좋은 날’은 40%에 육박하는 평균 시청률을 기록한 동시간대 경쟁작 MBC '왔다! 장보리'에 밀려 한 자리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고, 결국 50부작으로 기획됐지만 44회로 조기 종영됐다.

이에 고우리는 조기 종영이 아쉽지만 "그래도 그 아쉬움을 이 드라마 자체가 많이 채워줬다. 일단 너무 행복했고 요새 이렇게 따뜻한 드라마가 없어서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편하게 찍을 수 있었다"며 "워낙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드라마였기에 나에게는 값진 선물과 같았다. 그래서 어딜 가든지 정말 그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우리는 자신이 걸어온 길도 곰곰이 되짚었다. 가수로서나 배우로서나 맡겨진 역할에 충실하려 했다는 고우리는 '기분 좋은 날'에서도 노력뿐만 아니라 고민도 많이 하고, 자신의 연기도 꼼꼼히 모니터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었다. 그리고 반드시 때가 되면 앞으로도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흘러가는 데로 잘살자'라는 삶의 목표처럼, 흐르는 강물에 나뭇잎이 흘러갈 듯 자연스럽게 강물에 몸을 담고 있으면 언젠가 큰 바다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열정 하나로 지금까지 달려왔다는 고우리는 대중들에게 '새싹' 같은 배우로 남고 싶어 했다. 이는 한 번 밟으면 다시금 재생할 수 없는 새싹이 꾸준한 관심과 사랑으로 예쁜 꽃으로 결실을 맺는 것처럼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배우가 되길 바랐다.

"'기분 좋은 날'을 촬영하면서 너무 행복했고, 드라마를 통해 함께한 가족들과 또다시 꼭 만나고 싶다. 그리고 그동안에 너무 정이 많이 들어서 '기분 좋은 날'을 시청해주신 분들과도 헤어지는 게 아쉽지만, 끝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저를 보고, 또는 '기분 좋은 날'을 보고 많이 힐링이 되셨다면 그것만으로도 뿌듯할 것 같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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