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잔치판 된 서울패션위크 ‘무용론’… 쏟아진 비난 ‘왜’
2014. 10.23(목)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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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서울패션위크가 무대보다 객석이 더 빛난 행사로 전락하면서 정체성이 묘연해졌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22일 6일간의 노정을 마친 2015 S/S 서울패션위크가 본질을 놓친 ‘연예인 잔치판’이라는 오명을 떠안았다.

서울패션위크는 중견 및 신진 디자이너들이 시즌 작품을 발표하는 국내 최대 규모 패션 행사로 해당 시즌 유행할 패턴과 컬러 등을 읽을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중견 디자이너로선 완숙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고 신진 디자이너에겐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또한 마케팅적으로도 국내 고객과의 통로인 것은 물론 수출로 이어지는 발판이 된다.

이러한 이점을 바탕으로 서울패션위크는 매해 S/S, F/W 시즌 연 2회 대대적인 규모로 열리며 올해 15회를 맞는 행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의미가 퇴색돼 보일 만큼 이번 대다수의 컬렉션이 어떤 유명인사가 참석했는지에만 예민해진 양상이 두드러졌다. 디자이너의 이름과 작품, 모델보다 쇼를 찾은 스타들에 관심이 쏠린다.

한 패션계 관계자는 “행사장을 찾은 연예인들의 옷차림과 외모만 이슈가 될 뿐 패션쇼의 핵심 콘텐츠는 대중의 관심 밖에 머무른다”고 혀를 찼다.

최근엔 아예 연예인들이 런웨이까지 오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해졌다.

그러나 해외의 유수 패션위크에선 이러한 경우가 거의 없다.

서울패션위크가 성장 모델로 지향하는 세계 4대 패션위크의 도시 뉴욕 밀라노 파리 런던에선 이 같은 사례를 좀처럼 찾기 어렵다.

이곳에선 전 세계에서 몰려온 수많은 오디션 참가자 중 디자이너가 자신의 옷을 가장 효과적으로 소화할 모델을 엄선한다.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무대에 세우는 일을 이들은 쇼에 대한 모독이라 여긴다.

연예인이 컬렉션을 찾는 것 또한 대다수가 디자이너를 향한 존경의 의미를 뜻한다. 유명 작가의 전시회를 구경 가듯 순수한 목적으로 작품을 보러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자리를 빛내주기 위한 목적이 주를 이룬다.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다.

미디어의 시선도 작품이 아닌 무대에 오른 유명인의 얼굴에 초점을 맞춘다. 또 객석에 앉은 연예인의 스타일과 포즈에 집중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진 디자이너들마저도 연예인을 동원하는 데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작품에 집중하기만도 모자랄 시간에 인맥을 통한 유명인사 확보에 노력을 쏟는다.

때문에 서울패션위크의 ‘무용론’마저도 제기된다. 기업 협찬을 비롯해 각종 지원금은 물론 개인의 돈까지 수십억원대 돈이 들어가는 행사가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패션 산업의 발전에도 별다른 도움이 될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패션계 내부에서도 문제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패션계 관계자는 “추천사만 화려할 뿐 내실 없는 작품을 보는 듯하다. 산업 종사자들이 먼저 이를 논쟁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디자이너들이 의도에 맞게 옷을 소화해줄 이를 무대에 세울 때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래야만 해외에서도 더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자이너들이 유명인 초청에 기대 자신의 점수를 매기려는 비뚤어진 현상은 반드시 지양돼야 할 문제다. 이러한 개선이 선행될 때 국내 패션 산업의 한류로의 성장 또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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