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 영화의 재개, 그러나 작품성의 한계[영화 결산 ⑥]
2014. 12.08(월) 08:20
2014영화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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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에로 영화계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등록된 에로 영화만 40여 편에 이른다. 한 때 불법 다운로드로 인해 사장 되다시피 했던 에로 영화계가 IPTV 및 VOD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하면서 제작 편수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제작되는 에로 영화는 극장 개봉을 마치 필수 코스처럼 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개봉관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이는 IPTV 진출이라는 숨은 내막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에로 영화들은 IPTV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극장 개봉을 사용하고 있다.

극장 개봉을 한 에로 영화일 경우 단순한 성인 비디오(AV)가 아닌 장편 극영화 범주에 속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IPTV 시장에 진출할 시 AV 단가보다 더 많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즉, 극장 개봉은 단가를 올리기 위한 꼼수인 것이다.

에로 영화들의 변화된 특징이라면 AV 배우가 출연한 에로 영화들의 제작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지난해만 해도 한국 배우 여민정과 일본 AV 배우 타츠미 유이가 출연한 ‘AV아이돌’이 제작됐다. 올해는 어나더스타가 제작한 ‘사토미를 찾아라’에는 일본 AV 배우 사토미 유리아가 출연했다. 특히 사토미 유리아는 영화를 위해 내한하기도 했다.

에로 영화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한때 에로 영화계가 사장되면서 기존의 에로 배우들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즉, 에로 영화를 제작하려고 하더라도 출연시킬 에로 배우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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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에로 영화계는 새로운 판로를 찾았다. 바로 과거 걸그룹 출신 배우들을 기용하는 것이다. 두 집단의 만남은 걸그룹 출신 배우와 에로 영화계의 서로의 이득이 나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걸그룹 출신이긴 하지만 배우로서의 인지도가 부족한 이들은 에로 영화에서 노출을 함으로 배우로서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에로 영화계는 걸그룹 출신을 앞세워 홍보에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바리새인’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영화는 달샤벳 출신 비키가 출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는 등 단숨에 영화에 대한 인지도를 높였다. 하지만 정작 극장 흥행도, IPTV 흥행도 하지 못한 채 대중들의 기억 속에 잊혀졌다.

IPTV 시장은 지나간 영화라 하더라도 화제만 된다면 다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에로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들은 자신의 영화, 또한 자신의 인지도를 위해 영화제 레드카펫을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파격 노출을 했던 서리슬로 인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가 다시 조명을 받았다.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극장이 아닌 IPTV 시장을 찾을 수 밖에 없다.

‘대종상영화제’에서 시스루룩과 밧줄을 매치한 파격 패션으로 주목 받은 한세아는 자신의 이름과 출연한 영화 ‘정사’를 대중에게 인식시켰다. 말 그대로 일거양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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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작품성이 따르지 않는 그저 성적 묘사만 부각된 에로 영화는 생명력이 결코 길지 못하다. 단적인 예로 한국의 에로 영화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공자관, 봉만대 감독은 성적 묘사와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 받았다. 그들의 작품 ‘색화동’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등은 지금도 종종 회자되는 작품들이다.

일본만 하더라도 단순한 에로 영화가 아닌 핑크 영화로 하나의 장르를 형성했다. 또한 신인 감독들이 데뷔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은 핑크무비에서 할리우드까지 진출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핑크 영화라고 하더라도 일본의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국내에서 ‘워터보이즈’로 얼굴을 알린 타케나카 나오토는 ‘완전한 사육-신주쿠 여고생 납치 사건’에 출연했다. 이러한 결과는 작품성이 어느 정도 뒷받침 된 결과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에로 영화 시장이 쇠락의 길을 걷지 않기 위해서는 작품성에 대한 고민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티브이데일리 DB,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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