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승언 "'응답하라1988' 출연 기회 놓쳤지만 아쉽지 않은 건.." [인터뷰]
2015. 06.09(화)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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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인터뷰를 위해 만난 황승언(28)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꾸밈 없는 성격과 할 말은 꼭 해야 하는 당찬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오래 만난 친구처럼 편안하게 인터뷰를 이어나가는 황승언을 보고 있자니 그가 ‘식샤2’의 황혜림을 만난 건 너무나 당연한, 운명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황승언은 tvN 월화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극본 임수미, 연출 박준화)에서 학비를 위해 알바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긍정녀이자 어장관리와 뷰티블로그 관리에 탁월한 소질이 있는 황혜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남자들에게 애교를 부리며 편의점 일을 대신 하게 만들기도 하고,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세종빌라 주인인 김미란(황석정)과 언성을 높이며 대립하는 등 극 초반에는 살짝 ‘비호감’으로 비쳐질 뻔 했다.

하지만 미스터리남으로 출연한 이주승(이주승), 보험왕 구대영(윤두준) 등과 인연을 맺으면서 점차 개념 탑재 호감녀로 변모, 묵직한 존재감을 뽐냈다. 황승언은 이런 황혜림을 매력적으로 연기해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얻었다.

황승언 역시 어장관리라는 부분 때문에 고민과 걱정을 많이 했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 어장관리하는 모습만 나왔을 때는 ‘나 너무 욕먹으면 어쩌지’ 싶어서 걱정을 했었다. ‘쟤 미친거 아니냐’ ‘남자를 어떻게 저렇게 대하냐’라는 반응도 있었다. 그런데 어찌 생각해보면 제가 그만큼 캐릭터를 잘 소화했으니까 그런 얘기를 해주시는 것 같아 오히려 기분 좋기도 했다. 물론 저 혼자 잘해서는 아니고, 감독님을 비롯해 촬영 스태프 모두의 덕분이다”라고 설명했다.

황혜림과는 달리 실제 애교가 전혀 없다고 밝힌 황승언은 “감독님이 촬영 현장에서 직접 시범을 보여주셨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더라. 감독님이 제 안에 또 다른 저를 끄집어내 주셨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솔직히 힘들었다.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라 계산해서 하는 연기를 잘 못하는 편이다. 어찌 보면 프로답지 못한 것일 수 있는데 후반부로 갈수로 초반 감독님이 잡아주신 연기 톤이 달라지고, 제 본연의 모습이 나오더라. 방송을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아직은 누군가의 가르침 없이 연기를 하기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겸손하게 자신이 부족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고백했다.

“캐릭터가 제 원래 성격과 달라서 오는 갭 말고는 촬영이 정말 수월했다. ‘식샤2’를 통해 ‘드라마가 이럴 수 있구나’를 처음 알았다. 저는 영화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드라마의 스피드를 잘 따라가지 못했다. 그런데 ‘식샤2’는 정말 잘 짜여진 틀 안에서 체계적으로 촬영이 진행됐다. 있을 수 없는 시스템인 것 같다. 제 주위에 연기하는 친구들만 봐도 한 번 촬영을 할 때 27시간 이상 대기를 하기도 했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진짜 좋은 팀, 좋은 사람을 만났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또 황승언은 “콜타임이 11시면 10시 40분에 제작진에게서 ‘앞에꺼 다 찍었는데 어디냐’는 연락이 온다. 사실 콜타임이 11시라고 해도 바로 촬영에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도착해서 준비하고 대기하는 시간이 정말 길다. 그런데 ‘식샤2’는 제 시간에 바로 촬영을 하니까 콜타임 30분 전에 가 있곤 했다”라고 남달랐던 촬영장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리고 배우들보다 더 많이 고생을 많이 한 제작진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식샤2’는 방송 끝나기 2주 전쯤 촬영을 마쳤다. 나중에 서현진 선배님이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렇게 배우들에게 좋은 시스템이 될 수 있었던 건 배우들이 촬영을 하지 않는 시간에 감독님을 비롯한 연출팀이 항상 모여서 회의를 하기 때문이다. 콘티 짜고 카메라 동선 다 생각해두다 보니 현장 와서는 생각할 게 전혀 없는거다. 그렇게 바로 진행이 되니까 촬영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아지게 된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이런 현장을 다시는 못 만나지 않을까 싶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걱정까지 들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황승언은 ‘식샤’ 시즌3는 물론 박준화 PD가 하는 작품이라면 무조건 같이 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그는 “감독님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인간적으로도 좋아한다. 제가 표현을 잘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감독님은 모르실 수도 있는데 감동을 정말 많이 받았다”며 “현장을 진두지휘하시는 모습부터 배우고 싶은 것이 정말 많았다. 배우로서 따라가고 싶은 분이다. 그래서 감독님이 하시는 모든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 드라마, 영화, 예능 등 장르 상관없이 감독님이라면 믿고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박준화 PD에 대한 무한 신뢰를 전했다.

“사실 제가 드라마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 첫 드라마가 일일드라마였는데 세트장에서 일명 ‘원투쓰리’를 해야했다. 해 본 경험이 없고, 가르쳐준 사람도 없기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그 때 ‘내가 이렇게 멍청한 사람인가’라는 생각도 했다. 제가 너무 바보같은 게 싫었다. 그래서 ‘드라마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식샤2’는 정말 행복했다. 스태프들이 정말 좋았다. 물론 드라마 반응이 좋아서 촬영할 때도 기분이 더 좋았을 수 있는데,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해도 지금처럼 다들 친해지고 좋은 분위기였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바람이 있다면 이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다 그대로 작품을 또 했으면 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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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황승언은 ‘식샤를 합시다2’ 전에 천정명 최강희 주연의 tvN 드라마 ‘하트투하트’에 출연하며 당당한 매력을 어필한 바 있다. 출연 계기를 물으니 황승언은 “이윤정 PD님이 영화 ‘족구왕’ 시사회에 직접 오셨다. 사실 안재홍 오빠를 캐스팅하기 위해 오셨던건데 제가 운 좋게 캐스팅이 됐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대답했다. ‘식샤2’ 출연 역시 ‘족구왕’ 덕분이었다. ‘족구왕’을 본 누군가의 추천을 박준화 PD가 받아들였기 때문. 이에 황승언은 “‘족구왕’은 제가 계속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준 감사한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족구왕’에서 함께 연기 호흡을 맞췄던 안재홍은 오는 10월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는 tvN ‘응답하라 1988’ 출연을 확정지었다. 이를 거론하자 황승언은 “저도 ‘응답하라 1988’ 미팅을 보러 갔어야 했는데 다른 일정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라고 깜짝 고백했다. 혹여 아쉽지 않았냐고 묻자 황승언은 “회사에서는 아쉬워했는데, 그냥 제 작품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크게 아쉽지는 않다”라고 대답했다.

“첫 드라마를 찍고 트라우마가 생긴 이유가 빠른 시스템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투리의 영향도 있었다. 저 뿐만 아니라 부모님, 할아버지 모두 서울분이시다. 그래서 사투리를 써 본 적이 없다. 물론 예고 출신이라 각 지방에서 온 친구들이 있고 장난으로 사투리를 써 본 적은 있지만 실전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투리를 하는 것이 힘들었다. 또 A팀, B팀 감독님이 원하시는 것이 달랐다. 그 때는 대처하는 방법도 잘 몰라 혼자 많이 혼란스러웠다. ‘나는 왜 이렇게 못하나’ 자책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응답하라 1988에) 자신이 없었다. 누가 봐도 너무나 잘 될 것 같은 작품이지 않나. 그래서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컸다. 물론 처음부터 자신 있어서 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냥 제 스스로 이걸 하면 힘들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기회가 됐다면 오디션이나 미팅을 봤었겠지만 모든 일 다 제쳐두고 꼭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 작품을 하면서 얻는 것이 있다면, 안 하면서도 얻는 것이 있을 거라 믿는다.”

물론 말이 쉽다는 것을 잘 안다. ‘응답하라 1988’이 나오고 모든 배우들, 특히 미팅을 하려 했던 캐릭터의 배우가 잘 돼서 CF까지 찍게 된다면 아쉬움이 물밀듯이 밀려올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황승언은 “데뷔를 했을 때 타협을 하고 좀 더 쉬운 길로 갔다면 지금쯤 레드카펫도 밟고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후회도 하고 아쉬워도 해 봤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제가 좋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해 보일 수 있지만, 참고 견뎌온 시간이 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거고, 이번 드라마를 통해 또 좋은 분들을 많이 알게 됐다고 생각한다. 너무 빨리 주목을 받았다면 그만큼 잃는 것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만약 제가 어려서부터 주목 받고 스타가 됐다면 중심을 못잡았을 수도 있다. 저는 많이 강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이 휘둘렸을 거다. 그런데 그러지 않고 저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조금씩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명확하게 밝혔다.

“저에게 잘 컸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제 스스로 잘해서가 아니라 좋은 환경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에 좋은 가치관이 형성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렇게 저에게 주어진 것들이 참 많이 감사하다.”

연기 외적으로 몸매 노출에 조금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 대해서도 황승언은 “무관심보다는 감사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분명 몸매만 부각되는 것이 싫고 속상하기도 할텐데도, 황승언은 조금 더 긍정적인 입장에서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그는 “배우라는 직업은 어쩔 수 없이 대중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 같다. 그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평가 받지 않고 무관심으로 가면 굉장히 지치게 된다. 아무리 많은 활동을 하고 작품을 해도 원하는 만큼의 피드백이 안 오는 경우도 분명 있긴 하니까 그렇지 않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물론 행동에 대한 부담감도 있지만, 그게 연예인의 숙명이지 않나. 대중들의 반응 역시 관심과 사랑의 한 종류인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황승언에게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한 마디를 부탁했다. 그러자 황승언은 꽤 오랜 시간 생각하더니 “그냥 저인 것 같다. 누구이고 싶지 않고 누구처럼 되고 싶은 것도 없다. 그냥 저 자체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대답하며 웃음 지었다.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여배우의 당당한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워 보이던 순간이었다.

“‘한국의 아오이 유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제가 더 잘 돼서 일본의 황승언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했었다. 저는 그저 황승언이고 싶다. 제가 한 판단이 옳다면 칭찬받고 싶고, 잘못 됐다면 채찍질도 받으면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제공=얼반웍스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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