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백남봉 5주기, 현 개그계 진정한 '익살꾼'의 부재 [스타공감]
2015. 07.29(수) 14:27
백남봉
백남봉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7월 29일. 원로 희극인 故백남봉의 5주기다.

5년 전 한국 코미디계의 큰 별이자 진정한 원맨쇼의 최고봉이었던 원로 코미디언 백남봉이 향년 7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폐암 수술을 받은 뒤 꾸준한 항암치료로 건강을 유지해왔으나 폐렴 증세가 악화돼 결국 사망한 것.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이 오랜 투병 끝에 작고한 가운데 이어진 백남봉 별세 소식에 당시 코미디계는 물론 많은 대중을 숙연하게 했다. 당시 희극인장으로 치러진 고인의 장례식에는 끝까지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사진으로 그가 천상 코미디언임을 말해주는 듯했다.

고인은 그야말로 한 시대를 풍미한 코미디계의 전설이었다. 그가 전설일 수 있던 것은 가난과 독재와 권위주의로 팽배한 시대를 지나오면서 짓눌린 약자와 서민의 편에서 한결같은 웃음과 해학을 선물했던 사람이기 때문.

그의 지난 생은 그야말로 민초 중의 민초라고 할 만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 가면 비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실제 백남봉은 어릴 적 6.25 전쟁과 피난을 처절하게 경험하고 한때 고아원에서 자랐다. 구두닦이와 장돌뱅이 등의 일을 하며 전국을 떠돌아다니다 서민의 정을 느낀 그는 1962년 유랑극단을 거쳐 1967년 물랑루즈쇼단으로 희극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같은 악극단에서 타고난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당시 팔도 사투리를 유창하게 구사했고, 입담이 좋았으며 성대모사가 특기로 각종 동물 울음소리, 뱃고동 소리, 총소리, '석양이 무법자' 휘파람 소리 등을 흉내내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는 그의 지난 삶이 자연스레 묻어나오는 것이었기에 가벼운 개그에도 진솔한 깊이가 전해졌다.

백남봉은 이러한 장기를 보여준 원맨쇼 '팔도 마라톤 중계방송'으로 대중의 인기를 끌었는데 장소팔과 고춘자가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시절에 남보원과 함께 원맨쇼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원맨쇼의 창시자이기도 한 그는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고, 나이가 들어서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고인이 떠난 지 5년. 그와 함께 지난 시대를 살아온 이들은 여전히 그리움에 사무칠 터. 더 애석한 것은 개그계다.

백남봉을 넘는 후계자가 하나 없다는 평가다. 이는 진정한 코미디를 업으로 하는 이들이 부족하다는 뜻일 터. 개그는 수단일 뿐 예능으로 빠지거나 스타 MC가 되기 위한 발판으로 쓰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개그의 순 의미는 희극적 행동이나 말로서 청중을 웃게끔 하는 것으로 '익살'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요즘 개그계엔 '개그'가 없다. 삶과 정서가 묻어난 해학과 풍자를 찾아보긴 커녕, 자극적인 외모 헐뜯기 등 남을 공격하는 개그나 유행 좇기만 급급하다는 평가다.

대중의 정서를 담아내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던 희대의 익살꾼이자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코미디언 백남봉이 유독 그립고 씁쓸한 까닭이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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