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공공의 적 ‘퐁당퐁당’, ‘좋은영화’ 구하기 특별 상영회
2015. 10.17(토)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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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상길의 연예퍼즐] 퐁당퐁당. 어학사전에서는 이 퐁당퐁당을 “작고 단단한 물건이 물에 잇따라 떨어지거나 빠질 때 가볍게 나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적고 있다. 사전적 의미만으로도 꽤 아름답고 순수한 표현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한때, 작곡자 홍난파가 친일음악인으로 외면당하기 이전까지, ‘퐁당퐁당’은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게재될 정도로 국민적 사랑을 받은 동요의 제목이기도 했다.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로 시작되는 이 동요는 윤석중이 노랫말을 지었다. 1927년에 작곡되었다가 1931년에 발간된 홍난파의 동요작곡집 ‘조선동요100곡집’을 통해 정식으로 발표된 노래다.

사전적 의미에서나 동요에서 받는 감흥은 아주 편안하고 행복하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표현이 영화계로 오면 그 쓰임새가 악마적으로 변한다.

영화계에서의 ‘퐁당퐁당’은 직접적이고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교차상영’을 뜻한다. 한 편의 영화를 하루 평균 5회~8회 정도 상영하는 일반적인 극장의 1개 상영관에서 2편의 영화를 번갈아 상영하는, ‘교차상영’을 뜻하는 영화계의 은어가 바로 ‘퐁당퐁당’이다.

이 같은 상영 방식은 와이드 릴리즈 배급 방식이 만연한 상황에서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거의 대부분 멀티플렉스 극장이 적은 좌석수를 가진 상영관을 통해 ‘퐁당퐁당’식 상영을 하고 있다.

‘퐁당퐁당’은 심지어 극장업계에서도 ‘당연한 일’로 여기는 실정이다. 배급사와 제작사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이를 데 없는 몹쓸 상영 방식이다.

관객의 선호도가 현저히 적은 영화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이 방식은 관객의 안정적 접근권을 저해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영화의 ‘다양성’과 ‘관람권’이라는 측면에서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퐁당퐁당’식 상영 방식은 늘 영화계 민원의 대상이 되고는 한다.

이런 때에 한국영상자료원이 ‘퐁당퐁당의 저주,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제목으로 ‘퐁당퐁당’ 특별전을 개최, 영화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교차상영’으로 인해 평일 낮이나 심야 시간대로 밀려 편성되었거나 상영관 자체가 많지 않아 아쉽게 놓칠 수밖에 없었던, 지금 이 시대의 걸작을 다시 한 번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퐁당퐁당’ 영화 특별전은 오는 27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 KOFA 1관에서 진행된다.

상영 작품 목록에는 프랑스와 영국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인 필립 가렐의 ‘질투’(2013)와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트립 투 이탈리아’가 포함되어 있다.

또 제67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의 ‘윈터슬립’(2014), 그리고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과 보모로 산 천재 포토그래퍼 비비안 마이어의 삶을 다룬 ‘생 로랑’(베르트랑 보넬로 감독, 2014)과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존 말루프, 찰리 시스켈 공동연출)등 국내외에서 호평 받았던 우수 작품 8편이 상영된다.

한국영상자료원 관계자는 이 상영회에 대해 “외부적인 환경 탓으로 보고 싶은 영화를 어쩔 수 없이 놓쳐 아쉬웠던 관객에게는 뜻밖의 재회의 기쁨을, 관객과 오롯이 마주할 시간도 갖지 못한 채 우리 곁에서 사라져간 명작들에게는 관객에게 구원받아 재기할 기회를 선사하는 상영회라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윤상길의 연예퍼즐 news@tvdaily.co.kr / 사진=‘생 로랑’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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