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종영 '발칙하게 고고', 그래도 배우들 연기는 남았다
2015. 11.11(수) 07:07
발칙하게 고고
발칙하게 고고
[티브이데일리 오수정 기자] '발칙하게 고고'가 방송내내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면서 조용하게 종영했다. 하지만 '발칙하게 고고' 속에서 여러 상황에 흔들리는 18세 고등학생의 다양한 모습을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는 낮은 시청률과 상관없이 돋보였다.

지난달 5일 첫방송을 시작한 KBS2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극본 윤수정 연출 이은진)가 12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발칙하게 고고'는 명문대 입학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통해 그 안에서의 갈등, 재미, 화해, 우정 등의 이야기를 그리며 열여덟 청춘들이 겪는 성장통과 감정을 담아냈다.

'학교' 시리즈를 시작으로 KBS의 학교물이 흥행에 실패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발칙하게 고고'에 대한 기대도 높았지만, 김명민 유아인 등을 내세운 SBS '육룡이 나르샤'의 인기에 밀려 시작부터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고, 또한 초반에 다소 과장되고 오글거리는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실패했다. 12회가 방송되는 내내 큰 화제를 모으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열여덟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그려낸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가장 먼저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강연두. 우정에 있어서도 사랑에 있어서도 거짓없이 언제나 진실한 모습을 보여준 강연두였기에 드라마를 보면서 '강연두 같은 애 꼭 있다' 내지는 '강연두 같은 친구 한명이라도 있었으면'이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만들었다. 특히 정은지가 이런 강연두라는 캐릭터를 '강연두는 곧 정은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정은지 특유의 시원시원한 미소와 약간은 허스키한 목소리, 그리고 어딘가모르게 선머슴같기도 한 모습이 강연두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면서 강연두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이어 김열 역의 이원근 역시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서서히 변화하는 김열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초반에는 안하무인 전교 1등의, 한마디로 '재수없는' 모습을 극대화 시켜 보여주더니 강연두(정은지)를 만나고 그를 좋아하게 되면서 달라지는 김열의 모습을 너무 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녹여냈다. 특히나 후반부로 갈수록 재수없던 김열의 모습은 사라지고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서 노력하고 또 질투하는 모습 등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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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준 역의 지수는 시종일관 '짠내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쓰리게 만들었다. 언제나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우울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가족과도 같은 친구 김열(이원근)과 함께 있을 때면 열여덟의 여린 고등학생으로 돌아왔다. 그러다 인생 처음으로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하필 김열이 사랑하는 강연두라는 사실에 가슴아픈 짝사랑을 하는 모습까지 지수는 그리 큰 분량은 아니지만 등장할 때마다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줬다. 더불어 유독 생기 발랄한 캐릭터들 속에서 '짠내나는' 연기로 여성시청자들로 하여금 위로해주고 싶고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을 들게 만들었다.

'발칙하게 고고'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여준 캐릭터가 있다면 아마도 권수아가 아닐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천사 같은 미소로 친구를 속여 이용해먹고, 시험지를 훔친 뒤 그 죄를 다른 친구에게 덮어 씌우는 것은 기본이고, 뻔뻔하게 자신의 잘못은 생각지도 않고 다른 친구를 협박하고, 때리고, 다치게까지 만드는 악랄한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분노유발자'로 통했다. 이런 권수아 역을 연기한 채수빈 역시 첫 악역 도전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만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소화했다. 특히나 채수빈의 청순가련한 외모와 권수아의 악랄한 모습이 매치가 될 것 같지 않지만, 그렇기때문에 오히려 더욱 권수아 캐릭터가 얄밉게 보이도록 만들면서 긴장감 있게 극을 이끌어 나갔다.

마지막으로 강연두의 절친 하동재 연의 차학연 역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지만 배우들 사이에서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은 연기를 보여줬다. 초반 신체접촉장애가 있는 하동재를 표현하면서 보여줬던 연약하고 불안에 떠는 모습은 큰 액션을 취하지 않더라도 흔들리는 눈빛과 미세한 떨림 등으로 잘 표현해냈다. 또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엉뚱한 4차원 매력으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며 '발칙하게 고고' 속에서 소소한 재미를 담당했다.

드라마의 중심에 서서 극을 이끌고 간 이 5명의 배우들을 비롯해 '발칙하게 고고' 속에는 수많은 배우들이 출연했다. 박해미 김여진 최덕문 고수희 인교진 김지석 이미도 등의 배우들은 이미 연기력을 인정 받은 배우들이고, 이 밖에도 수많은 청춘 배우들이 등장해 '발칙하게 고고'를 함께 만들어나갔다. 많은 배우들이 등장했지만 연기 구멍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기에, '발칙하게 고고'를 시작으로 또다른 작품에서 어떤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게될 지 기대를 모은다.

[티브이데일리 오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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