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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가로채기, 끼워 넣기'는 양반, 유령 작곡가도 허다
2016. 02.19(금) 14:34
유령작곡가
유령작곡가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논란이 되고 있는 저작권 가로채기와 끼워 넣기를 넘어 신인과 무명 작사, 작곡가를 '유령'으로 만드는 행태까지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작곡가 겸 가수 정의송(50)은 23년 전 음반 제작자이자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윤명선, 이하 한음저협) 평의원 의장 직을 맡고 있는 서모씨(70)에게 자신이 작사, 작곡을 한 곡 일부의 작사에 대한 권리를 빼앗겼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정의송이 되찾겠다고 선언한 곡은 1994년 발매, 크게 히트를 친 '서울 대전 대구 부산'과 '참아주세요'(뱀이다)다. 한음저협에는 두 곡 모두 작곡 정의송, 작사 서씨, 노래 김혜연으로 게재돼 있다.



정의송의 주장에 대해 서씨는 "두 곡의 가사 모두를 자신이 썼으며, 법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서씨로부터 같은 방법으로 작사에 대한 권리를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작곡가들이 늘어나며 추가 해명이 필요한 상황이 됐지만, 관련한 연락을 거부하거나 회피했다.

'저작권 가로채기'가 화두로 떠오르며 또 다른 제작자나 유명 가수로부터 작사에 대한 권리를 빼앗겼다는 피해자들이 속속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익명을 요구하면서도 "관례처럼 여겨지는 이와 같은 일들이 근절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와 함께 한 유명 작사가 A씨는 '저작권 끼워 넣기'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조명해주길 바랐다. 제작사와 유명 가수가 '공동 작사'와 '공동 작곡'이라는 명분으로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나눠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A씨는 자신이 아는 한 '공동'으로 등록된 작품 중 대부분이 '끼워 넣기'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또한 "프로 작사, 작곡가의 경우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일부 부도덕한 제작자의 경우 실용음악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나, 막 사회에 나온 신인 작사, 작곡가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탄했다.

'유령 작곡가'도 허다

가요계에서는 곡을 통째로 빼앗기는 무명 작곡가들을 '유령 작곡가'로 부르고 있다. 비단 학생이나 신인이 아닌, 10년차 이상의 실력파 작곡가들 역시 자신의 곡에 대한 권리를 완전히 빼앗기는 '유령'이 된 경우가 허다했다.

유령 작곡가가 '저작권 가로채기'와 유사하게 비쳐질 수 있지만 가로채기의 경우 작사와 작곡을 동시에 하는 작곡가에게 작사에 대한 권리를 빼앗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령 작곡가의 경우는 말 그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채 곡을 쓰고 있는 작곡가들을 의미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25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이하 2580)을 통해서도 조명된 내용이다. 드라마 OST 시장을 장악한 로이엔터테인먼트(이하 로이) 사태에 대해 다룬 '2580'은 작곡가 김인영 씨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령 작곡가들의 울분'을 담아냈다.

인기 드라마 케이블TV tvN '응답하라 1997' '아홉수 소년', KBS2 '프로듀사' 등에 삽입된 멜로디들을 작곡했다는 피해자들은,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모두 회사 대표에게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인영씨는 '2580'을 통해 "700곡 가량을 썼지만, 5년 동안 회사에서 받은 수입이 2000만 원"이라며 "돈은 없어도 경력은 쌓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제작사와 작곡가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차단한 회사 탓 '유령'이 돼 있었다"라는 말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인영씨를 비롯한 일부 작곡가들은 현재도 로이로부터 권리를 찾기 위해 활동 중이다. 이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의식한 로이는 이후 사명을 쿵엔터테인먼트(이하 쿵엔터)로 변경했고, 화제를 모은 '응답하라 1988' 등의 OST를 중계했다.

'로이 사태'에 대한 쿵엔터의 입장을 듣고자 티브이데일리는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회사 공통 번호로 연락을 취했다. 전화를 받은 회사 관계자는 "로이엔터테인먼트입니다"라고 응답한 후 "쿵엔터테인먼트가 아니냐"는 물음에 머뭇거렸고, "무슨 일 때문에 연락을 하였는지"를 물었다. '로이 사태'에 한 입장을 묻자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하겠다"는 답변을 줬다.

"20위권 노래 중 3~6곡은 유령 작곡가 곡"

'2580'에서는 드라마 OST 외에도 가요계에서 '유령 작곡가'로 활동했다는 김모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김씨는 알만한 아이돌 그룹의 히트곡 네 곡을 작곡했지만, 그에 대한 저작권은 모두 기획사 대표에게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기획사 대표가 휴대폰 메신저로 흥얼거리는 것을 보낸 후 가사와 멜로디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라며 "곡 작업에 전혀 참여하지 않지만, 저작권은 본인 이름으로 등록을 했다. 생활을 해야하는데 그런 생계마저도 힘든게 사실이다. 유명하지 않으면 힘들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씨는 "유행곡 중 상당수가 유령 작곡가의 곡"이라며 "20위권 안에 들어가는 노래 중 3곡에서 6곡 사이는 유령 작곡가가 썼을 거다. 비율로 따지면 30~40%"라고 했다.

유령 작곡가의 존재는 티브이데일리의 취재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작곡가 B씨는 "저작권을 빼앗기는 경우는 허다하다. 지인의 경우 회사 작곡가 연습생 생활을 할 때 걸그룹 출신 솔로 가수 C에게 만든 곡을 통째로 빼앗겼다"라고 털어놓으며 "해당 곡이 어느 순간 발표가 돼 있었지만 나이도 어리고 무명이었던 터라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B씨는 "가요계에서는 공공연한 일이지만 모두가 쉬쉬한다. 신인의 경우 저작권을 주지 않으면 곡을 발표하는 것 조차도 힘들고, 저작권을 빼앗아가는 선배 작곡가의 경우 '자신도 신인 때는 빼앗겼다'라며 이를 정당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뒷감당이 부담스럽기도 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티브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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