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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족' 이요원, 서른일곱 여배우에게 찾아온 '맞춤옷' [인터뷰]
2017. 02.10(금) 19:38
그래 가족, 이요원
그래 가족, 이요원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이요원이 영화 '그래, 가족'을 통해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최근 여러 드라마에서 선보였던 까칠한 매력을 변주해 만들어 낸 캐릭터를 제 옷처럼 맞춰 입은 이요원을 만났다.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그래, 가족'(감독 마대윤)은 핏줄이고 뭐고 모른 척 살아오던 삼 남매에게 막내 동생이 예고 없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치열한 가족의 탄생기를 그린 영화다. 이요원 정만식 이솜 정준원이 4남매로 출연하는 가운데, 이요원은 둘째인 수경 역을 맡았다.

이요원은 "따뜻한 스토리, 특히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라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 시절 우애 좋은 남매 이야기가 아니라 각자 성인이 돼 살 길을 찾아가고 있는 남매들의 이야기라 더욱 새로웠다"며 "그간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든 소재이기도 했고. 갑자기 나타난 막둥이와 아이를 떠맡는 일이 난감한 오빠 누나들, 그런 캐릭터들의 데면데면한 모습이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재밌었다"고 말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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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원은 2013년 개봉한 '전설의 주먹' 이후 4년 만에 영화에 출연했다. "드라마의 빠른 템포에 익숙하다가 영화로 오니까 오랫동안 한 신을 찍는 작업에 적응하기가 어렵더라"며 말문을 연 이요원은 "드라마는 만약 이번 회차의 연기가 다소 부족하고 마음에 안 든다고 해도 다음 촬영에서 노력하면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영화는 순간을 놓치면 끝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작업이었다"며 작품을 촬영한 소감을 전했다.

4년 만에 돌아온 영화 촬영장도 낯설었지만, 남매로 출연하는 정만식, 이솜, 정준원과의 작업 역시 처음에는 쉽지만은 않았다고. 이요원은 그간 한 번도 마주치지 않고 각자의 장르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모이자 다소 낯설기도 했지만, 덕분에 정말 '신선한 조합'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거 같던 네 남매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쯤 되면 은근히 닮아 보이는 효과가 생기더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는 데면데면한 사이인 형제를 연기해야 했는데, 처음 만나 느꼈던 어색함이 오히려 극 중 설정과 잘 맞아서 연기에 잘 녹아든 것 같아요. 친한 남매 사이를 연기하기 위해 일부러 노력할 필요 없이 촬영을 통해 자연스레 친해지는 과정을 거쳤죠. 오히려 홍보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지금이 제일 친한 것 같은데, 이런 자연스러운 관계라서 더욱 서로가 편하고 재밌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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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 '욱씨남정기' '불야성' 등을 통해 주체적이고 강한 성격을 지닌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 온 이요원. 그는 오랜만에 만난 따뜻하고 유쾌한 분위기의 작품에서도 홀로 냉정한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전작인 '욱씨남정기'를 촬영할 때 시나리오를 받았다"며 말문을 연 이요원은 '욱씨남정기' 속 주체적인 여성인 욱다정과 '그래, 가족' 속 수경이 비슷한 '욱' 기질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은 꼭 해야 하는 드센 성격을 가지고 있고, '흙수저'에 캔디형 여주인공이라는 점이 유독 비슷하다는 것.

이요원은 "'욱씨남정기'에서의 '욱'은 '갑'을 향한 시원한 반격이었고, 그건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대리 만족케 하는 시원한 한방이었다. 대신 '그래, 가족'에서의 '욱'은 내 앞길을 막는 가족들에게 내는 짜증이며 스트레스다. 그런 미묘한 차이를 표현해 내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수경은 극 중 끊임없이 '욱' 기질을 내비친다. 수경은 방송 기자로, 4남매 중 유일하게 번듯한 직장을 가진 '능력자'이자 집안의 '돈줄'이다. 특종을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는 당찬 여성이지만, '금수저' 후배에게 밀려나 좌절도 겪고 인생의 중요한 타이밍마다 사고를 쳐 자신의 앞길을 막는 가족들에게 억하심정을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극 중 수경의 분노는 주로 가족들에게 향한다. 갑자기 나타나 자신의 일상을 꼬아버린 막냇동생 낙(정준원)에게, 돈 문제로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오빠 성호(정만식)와 여동생 주미(이솜)에게, 그리고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자신의 아버지에게도 분노를 품고 사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막상 가족들이 부탁하는 일은 거절을 못하고 다 들어주는 '츤데레' 기질도 있다.

이요원은 "수경이가 가족을 싫어하지만 결국 요구를 다 들어주지 않느냐. 아버지와 연을 끊다시피 살면서도 생활비는 꼬박꼬박 보내고. 가시 돋친 말을 하고 가족들을 밀어내도 결국은 다 해주는 게 가족이고 형제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3살 차이가 난다는 여동생의 이야기를 꺼내며 "장녀이다 보니 덕분에 수경의 입장을 이해하기가 조금은 쉬웠다. 이제는 세상에서 의지할 사람이 우리끼리 밖에 없다는 걸 아니까 동생이 든든한 존재다. 영화 속 수경의 마음이 변해가는 과정도 이와 비슷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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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남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의 중심에 서있는 수경은 영화의 전체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방송 기자인 수경이 특종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막냇동생 낙이 위험에 처하는 중심 사건이 벌어지기 때문. 그렇기에 중심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이요원의 등장 분량은 상대적으로 다른 형제들보다 많다.

하지만 "주연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크게 없었다"는 이요원이다. 그는 "이 영화는 막둥이 낙이가 진정한 주인공인 영화라고 생각했다. 수경이는 극을 이끌어 가는 주요 사건을 만드는 매개체니까. 내가 돈을 버는 '돈줄'이다 보니 남매들이 나를 중심으로 모이지 않느냐. 주위에서 이런 어색한 형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현실적인 설정이라고 생각했고 덕분에 자연스레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요원은 '그래, 가족'을 "나이를 먹어가면서 내 연령대에 맞는 캐릭터를 제대로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던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10대, 다소 어린 나이에 모델을 거쳐 시작하게 된 연기자 생활 동안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며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고 싶었다"는 서른일곱 살의 이요원에게 이번 작품은 더할 나위 없이 안성맞춤인 작품이었고,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을 영화라고.

"앞으로도 제가 30대 때 해볼 수 있는 역할은 다 해보고 싶어요. 그간 장르물 위주로 작품을 골라왔지만 이제는 말랑말랑한 이야기, 로맨스 같은 것도 해보고 싶고요. 지금이 아니면 하지 못할 작품들이 있잖아요. '그래, 가족'이 그 시작이 될 것 같아서 조금씩 기대가 커지고 있어요.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매력을 즐기시는 관객 분들에게는 차별화된 선물 같은 영화가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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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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