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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최태준 원맨쇼에 표류하는 '미씽나인'
2017. 02.17(금) 17:16
미씽나인 최태준
미씽나인 최태준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미씽나인'이 부진에서 헤어 나올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극본 손황원·연출 최병길)은 한국 드라마 사상 최초로 비행기 추락 사고를 소재로 내세우며 야심차게 출발했다. 제작진은 9명의 조난기를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의 심리를 보여줌은 물론 재난 상황에서 생존자 구출보다는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는 특별조사위원회를 통해 국가 지도부의 어두운 단면을 투영할 것이라 자부했다.

거창한 기치를 내걸며 역대급 재난물을 예고했던 '미씽나인'은 첫 회 미스터리와 코믹의 능수능란한 완급조절을 보여주며 6.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 2위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첫 회가 자체 최고 시청률이었고 이후 하락을 거듭하며 현재 3~4%를 전전하고 있다.



우선 전반적으로 여러 디테일 면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비행기 추락 후에도 지나치게 깨끗한 옷과 바로 어제 세수한 듯한 행색, 무인도라 믿기지 않는 섬의 풍요로움은 둘째치더라도 대체적으로 미씽나인들의 절박함이나 긴장감이 떨어졌다. 앞서 조난돼 뼈만 남겨진 사람의 형체가 발견됐음에도 이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무인도가 아닌 촬영차 무인도에 온 듯 내내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생사를 오가는 무인도에서의 처절하고도 적나라한 삶은 찾기 어려웠다.

그 와중에 모든 갈등구조는 단조롭기 짝이 없다. 당초 제작진은 극한의 상황 속 인물들의 다양한 심리를 보여주겠다 공언했지만 최태호(최태준)가 원맨쇼에 가까운 광기를 연출하면서 다른 인물들의 심리묘사는 부각되지 못했다. 연쇄살인마 최태준에 대한 두려움이 대부분이었다.

무인도에서 최태호는 이열(박찬열)을 죽음으로 몰고 간 뒤, 목격자가 계속 나오면서 이를 덮기 위해 살인을 자행했다. 그는 윤소희(류원)와 김기자(허재호)를 죽였고 서준오(정경호), 정기준(오정세), 하지아(이선빈), 태호항(태항호)도 죽이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심지어 서준오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던 과거 신재현(연제욱)의 죽음 역시 그의 소행이었다. 그는 당시에도 서준오가 자신 때문에 궁지에 몰린 걸 알면서도 철저히 외면하며 이기적인 면모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최태호의 경우마저, 무인도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드러나게 된 성격이 아닌 원래 그런 기질이 다분한 캐릭터였던 셈이다.

최태호를 악인으로 몰고 가면서 모든 갈등이 그로 인해 촉발되다 보니 나머지 사람들의 합심한 반격에도 그는 꼭 살아 있어야 했다. 절벽에서 떨어져도, 배가 자신을 섬에 남겨두고 떠났어도 최태호는 멀쩡히 나타나 악행을 저질렀다. 그러나 그가 대체 어떻게 살아났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불사신' 최태호로 인해 있던 개연성도 사라질 판이다.

무인도에서 최태호의 살인이 유일한 갈등이었다면 무인도 이후의 전개는 최태호가 살아 돌아온 자들의 진실된 증언을 막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최태호는 장도팔(김법래)과 힘을 합쳐 황재국(김상호)을 사고로 위장해 식물인간으로 만들었고, 태호항과 정기준 하지아에겐 협박을 해 거짓 증언을 하게 만들었다.

최태호 무리의 협박이 살벌하긴 했지만 미씽나인들은 죽을지 살지 모르는 무인도에서 자그마치 4개월을 동고동락했다. 자신들을 구하러 온 중국 어선이 왔음에도 사람들이 다 모이지 않았단 이유로 쉬이 배에 타지 않았던 그들이었다. 죽음 앞까지 가면서 진실이 뭔지 뻔히 봐온 사람들이 모두 한결같이 악의 편에 서는 모습은 작위적인 느낌까지 줬다. 더한 위기에도 똘똘 뭉쳤던 사람들이 너무 힘없이 무너진 탓이다.

여기에 복잡하게 반복되는 교차편집은 도리어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단순히 현재와 무인도에서의 과거의 교차가 아니라 신재현 에피소드를 위주로 한 대과거는 물론 시간 순이 아닌 사건 위주로 시간 이동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를 감추며 극적인 긴장감을 주려는 의도는 알겠으나 미스터리물에 플래시백까지 맞물리니 시청자들은 무슨 내용인지 따라가기 바빴다. 중구난방한 연출이 집중도를 떨어뜨린 격이다.

'미씽나인'은 말 그대로 표류 중이다. 10회 동안 절대악에게 스러지는 이야기만 그려졌을 뿐이다. 흥미로워 보였던 소재는 언제쯤 살아날 수 있을까. 10회 말미, 서준오가 살아 돌아왔음에도 도무지 시원한 사이다처럼 느껴지지 않는 건 너무 오래 반복된 고구마 전개 탓일 게다.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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